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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은행, 화천대유 내세워 '성남의뜰' 출자 유치



사회 일반

    [단독]하나은행, 화천대유 내세워 '성남의뜰' 출자 유치

    핵심요약

    하나銀, 화천대유와 대장동 사업 하기로 사전 협의
    금융사에 출자 제안하면서 화천대유 이름 거론
    "대장동 사업 확실하게 따놨다는 보증 수표" 의구심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하나은행이 지난 2015년 성남 대장동 민관합동개발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할 다른 금융기관에 제안서를 보내면서 화천대유의 이름을 거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이 다른 금융권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기 이전에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와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이 신생 업체인 화천대유를 언급한 것은 민간사업자로 사실상 내정된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하나은행뿐 아니라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출자자로 참여했고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이 대출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시중 5대 은행이 모두 관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 일찌감치 화천대유와 손잡고 함께 움직여

    12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2월 13일 대장동 민자사업자 공모가 나온 이후 다른 금융사에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출자 제안서를 보냈다.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제안서는 통상 대표사가 주도한다. 성남의뜰컨소시엄은 하나은행이 대표사였다.

    제안서에는 명목상 특수목적회사(SPC)인 성남의뜰에 지분 참여를 해 함께 사업을 진행하자는 제안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개한 공모지침서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이한형 기자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이한형 기자하지만 하나은행이 제안서에 '대장동 사업 민자사업자 공모에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다'는 내용도 같이 적시했다고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보낸 제안서를 보면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의 주체라고 나온다"면서 "다른 금융기관에게 컨소시엄 합류를 제안하기 전에 이미 하나은행과 화천대유는 사업을 함께 하기로 협의가 끝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밀접하게 함께 움직인 정황으로 읽힌다. 더불어 컨소시엄 대표사와 먼저 결합한 화천대유에 처음부터 힘이 실리는 사업구조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의 특정금전신탁을 SK증권에 문의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화천대유에서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지분 계획을 가지고 당행에 문의해 왔다"며 "여러 금융기관 가운데 SK증권에서 진행 의향을 제시해 화천대유와 연결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모 당시 프로젝트금융부장으로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하나은행 이모 부장은 성남의뜰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하나은행 이현주 전 부행장은 2017년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됐다.

    검찰은 박근혜 정권에서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원이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을 연결해 준 대가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은 화천대유라는 생소한 신생회사를 잘 몰랐다고 하지만, 하나은행이 제안서에 화천대유를 거론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화천대유가 성남의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면서 "화천대유의 이름을 민자사업자 선정의 확실한 보증수표로 제시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성남의뜰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50.1%) 외에 하나은행(14%)과 국민은행(8%), 기업은행(8%). 동양생명(8%) 등 금융회사들이 출자했다. 이들 기관은 배당수익으로 32억원과 별도의 수수료 등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주간 수수료를 포함해 총 410억원을 벌었다. 반면 화천대유(0.9%)와 천화동인 측(6%)은 낮은 지분율로 배당과 분양 수익으로 8500억원 이상을 챙겼다.

    화천대유 컨소시엄에 '대출하겠다' 줄선 5대 시중은행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중 5대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 하나은행컨소시엄에 대출의향서를 내줬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은 공모 신청서를 통해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출자자 및 대출기관"이라며 "직접 대출기관인 은행·보험사 중심으로 자금조달 계획 수립"이라고 강조했다.

    신청서에 직접 거론되지 않은 NH농협까지 포함하면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한 셈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맡고 있는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이익이 난다고 확신하면 참여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대장동처럼 한 사업에 시중은행이 모두 들어가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이긴 하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컨소시엄과 경쟁했던 산업은행컨소시엄에는 보험·증권사, 지방 은행들을 중심으로 대출의향서를 받았고,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은 외환은행뿐이었다. 통상 금융사들이 한 사업을 놓고 중복해서 다른 컨소시엄에 출자하거나 대출의향서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보면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주요 시중은행을 싹쓸이 한 셈이다.

    공모 지침서에 있는 △재원조달 계획의 안정성 및 실현 가능성 △출자자의 신용 등급의 우수성(대표사와 컨소시엄 각각 평가) △대표자와 출자자의 자기자본 규모 등의 평가 요소들은 대형 은행의 참여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 돼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실제 성남의뜰에 대한 대출을 실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공모 당시 이들 은행의 참여를 강조했듯이 평가 단계에서는 대출의향서 자체만으로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은 출자자의 재무 건정성 관련 4개 항목 모두에서 만점이상(두 개는 가산점으로 만점 초과)을 받았다.

    두 은행 측은 "대출의향서는 강제성이 없다"면서 수익성과 리스크 등을 감안해 대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한 뒷배경이 있는지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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