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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걱정에도…그들이 '파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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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코로나19 걱정에도…그들이 '파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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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민주노총이 20일 총파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방역 논란에도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노동자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요? 온라인 쇼핑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매장 폐점과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는 마트 노동자들, 극심한 급여·노동환경 차별에 더해 직업병 위험까지 시달리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0. 20 총파업 전국 동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형 기자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0. 20 총파업 전국 동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형 기자민주노총이 오는 2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정부와 경영계가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데도, 이를 무릅쓰고 끝내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내가 일하는 매장도 문 닫을까"…온라인 쇼핑 시대 속에 위협받는 마트 노동자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저희는 매장에서 매일 수백, 수천 명의 고객을 만나서 늘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니까 누구보다도 불안해요. 그런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건 이 매장이 언제 문을 닫을 지 모른다는 거에요"

    마트산업노조 정은정 위원장이 밝힌 총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마트업계에 만연한 고용불안 문제였다.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대형마트 등도 온라인 배송으로 무게 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매장이 빠르게 문을 닫는 한편, 새로 나타나는 고용 형태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어 마트 업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이중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폐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업체는 경영 악화에 따른 자금 확보를 이유로 잇달아 매장 문을 닫고 있는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2018년 경남 김해점과 경기 부천중동점을 폐점했고, 올해는 지난 2월 대전 탄방점, 6월 대구 스타디움점을 각각 폐점했다. 오는 11월에는 경기 안산점을 폐점하고 내년에는 부산 가야점과 동대전점을 폐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폐점으로 마련한 자금을 재투자하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노조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던 MBK파트너스가 단기 이익만을 거두기 위해 무리하게 매장 문을 닫는 바람에 마트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매장을 폐점하는 대신 이마트 에브리데이, 노브랜드 전문점 등을 새로 내면서 매장수는 2016년 183개에서 2020년 437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정년이 보장된 노동자의 수는 2만 9390명에서 2만 5310명으로 4천여 명 줄어드는 등 고용 규모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롯데마트도 매장을 줄이는 추세여서 해당 업체 노동자들은 언제 내 매장이 문을 닫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마트는 퇴직 등으로 자연 감소한 인력을 충원하는 대신 단기계약직만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의 폐점·인력감축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배송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앞다투어 진출한 온라인 배송에 관련된 일자리의 질도 문제로 꼽힌다.

    주문·포장 업무는 파견업체를 통해 간접고용된 비정규직으로, 배송기사들은 특수고용노동자들로 주로 채워지다보니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 사회안전망 배제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자리위원회가 지난 8월 유통산업TF를 발족해 해당 업계·부처 관계자를 불러모아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발족 직후 2차례만 회의를 가졌을 뿐 이후 단 한 번도 모이지 않은 '개점 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정부가 마트 배송기사에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업계의 자발적 개선을 위한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관련 대책을 고심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정부가 무분별한 폐점을 막고 고용의 양과 질을 보장하도록 개입하는 한편,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온라인 업계 노동자도 기존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유통업계의 온라인 영역이 아무런 규제 없이 무분별하게 확장되면 공정한 산업 발달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서둘러 노동자 보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차별도 서러운데 목숨까지 위협받아"…5년 기다린 학교 비정규직, 올해는 교섭 성공할까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1만여 곳에 달하는 전국 초·중·고 학교, 그 안에는 100여 종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급식조리사가 가장 비중이 높죠. 그 외에도 행정실, 교무실, 돌봄교실, 스포츠 강사, 도서관까지… 직종도 다양하지만 급여 체계, 노동 환경도 17개 시도 교육청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박미향 위원장이 밝힌 파업을 선택한 첫 이유는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이었다.

    노조에 따르면 비슷한 업무를 맡고 있는 학교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2배가 넘는 115%에 달한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 영양사와 정규직 영양교사는 학교 급식실 안에서 거의 같은 일을 하는데도 급여 격차가 두 배에 가깝고, 오래 일할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교육청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관련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이유로 교육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미뤄왔다. 반면 코로나 사태로 휴학 기간이 길어지면서 방학·휴학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한 급여를 받는 정규직과 달리 일을 하지 못한 비정규직 간의 수입 격차는 더 커졌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2017년부터 5년 넘게 17개 시도 교육청과 단체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급식실 조리사들의 '폐암 직업병 논란'은 학교 비정규직들이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방아쇠가 됐다.

    연합뉴스연합뉴스지난 3월 근로복지공단은 근로복지공단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가 폐암에 걸려 숨진 노동자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하면서 급식실 노동자의 직업병이 처음으로 공인됐다.

    노조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급식실 노동자 536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가운데 급식실 근무 이후 폐암 진단을 받은 급식 노동자는 3.5%로, 일반 국민과 비교하면 약 25배 더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30·40대는 각각 일반 인구 집단 대비 발병률이 27.77배 및 2.78배 더 높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공기순환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환경에서 짧은 시간 안에 대규모로 음식을 조리하는 노동 환경 탓에 가스, 연기 등을 하루종일 흡입할 수밖에 없는 급식실 조리사들의 노동환경이 폐암까지 불렀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서둘러 일하다 미끄러져서 넘어지거나 뜨거운 기름에 데이기도 하고, 20kg짜리 쌀포대나 100여개 식판을 한번에 옮기느라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일반 공공기과의 조리사 1명당 50~60명을, 군대 취사병은 50명 정도를 맡는데 학교 조리사들은 130~150명의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져야 할 정도로 업무강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9% 인상 △근속수당 5만 원 인상 △정규직과 같은 복리후생 지급 기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교육예산안이 올해보다 12조 1773억 원이나 증액됐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약 2조 원씩 순세계잉여금(불용액)이 발생했던만큼 재원을 충분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기본급을 2만 원 인상안을 갖고 오더니, 다음 교섭에는 200원을 올려서 왔다. 근속수당도 1천 원 인상안을 갖고 왔다. 파업 여부에 관계없이 아무런 조정안도 내놓지 않겠다는 '간 보기' 아니냐"고 안타까워 하면서도 "20일 총파업 이후에는 교섭에 더 적극 참여해 올해 안에는 반드시 타결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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