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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도 '코인 시장' 뛰어들었다…돈 받고 계좌 터주는 성인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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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도 '코인 시장' 뛰어들었다…돈 받고 계좌 터주는 성인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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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청년층 이어 10대들도 '코인 투자'
    미성년자에게 수수료 받고 계좌 개설하는 불법행위 활개
    코인 투자 청년들 "코인밖에 답 없다…그나마 가능성 높은 투자"
    언론 보도·주변 추천으로 무작정 투자하는 이들도 상당수
    전문가들 "제도 보완해 건전한 거래 환경 만들어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화면에 도지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이한형 기자
    2030 청년층뿐 아니라 가상화폐 계좌 개설·거래가 금지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이들에게 계좌를 터주는 대신 수수료를 떼 가는 성인들도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투자자들은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투자가 주는 '일말의 가능성'을 바라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를 무조건 '투기'로 보고 규제할 것이 아니라, 보다 건전한 거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 청소년들도 코인 투자…'불법 환전' 활개

    미성년자는 가상화폐 계좌 개설·거래가 금지돼 있지만, 각종 편법이 동원돼 암암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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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A(15)군은 친구의 추천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발을 들였다. A군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돈을 보내면 일정 수수료는 떼고 비트코인 계좌에 돈을 넣어주는 어른들이 있다"며 "5만원 이상 충전하면 '환전'해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용 부담 탓에 투자를 멈췄지만, 단체 대화방에 있는 친구들 7~8명은 모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중학생 송모(14)군은 부모님 명의로 계좌로 개설했다. 매달 1~2만원에서 15만원가량으로 투자금을 늘렸다. 용돈의 절반을 코인 투자에 쏟고 있다. 송군은 "주식은 수익이 안 나고 부모님이 아르바이트는 하지 말라고 해서 코인 투자를 하게 됐다"고 했다.

    거래가 24시간,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탓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고 한다. 한밤중에도 애플리케이션을 보다가 잠을 설치기 일쑤다. 송군은 "밤에 비트코인을 하다가 잠을 못 자면 학교에 가서 자고, 학원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취업하지 않고 투자를 공부해서 살고 싶은 대로 살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올해 1분기(1~3월)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 10명 중 6명(63.5%)이 2030세대(만 20~39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신규 가입자 249만 5289명 중 20대는 81만 6039명(32.7%)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30대가 76만 8775명(30.8%)으로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예치금이 늘었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증가율이 도드라졌다. 특히 20세 미만은 예치금 규모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작았지만, 증가율은 284.3%(2억 5천만원→9억 6천만원)로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
    ◇"왜 투자하냐고요? 자산 모을 유일한 수단"

    청년층 투자자들은 자산을 모을 '유효한' 수단이 사실상 없는 점을 투자 이유로 꼽았다.

    물리치료사 홍모(30)씨는 "왜 다들 코인 시장에 뛰어드는지 이유를 알았으면 좋겠다. 이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20대들은 집을 살 기회가 없다"며 "방법을 찾는 와중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게 주식이나 코인이었다. 직장의 의미는 퇴색되어간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2월 100만원을 투자해 20만원가량을 손해 봤다는 대학생 김모(23)씨는 "옛날처럼 취직해서 집 사는 게 어려워졌고, 돈을 벌 수단도 마땅하지 않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언론 보도와 주변의 추천에 '휩쓸리듯' 투자하게 됐다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직장인 김모(26)씨는 "회사 사람 중에서 비트코인으로 돈 번 사람들이 꽤 있고, 몇십억 벌고 퇴사한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 해보면 손해인 느낌이 들어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7년에 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가 손을 뗐던 취업준비생 B(27)씨도 '코인 붐'이 왔다는 이야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뛰어들었다. 그는 "제일 쉽게 돈을 불릴 기회라고 생각해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C(24)씨는 "주변 친구들이 다 해서 혼자 안 하기 그래서 투자하게 됐다"며 "단기에 큰 수익을 낸 지인의 무용담을 듣고 '나도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C씨는 지인들과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온종일 코인 정보를 공유한다. 그는 "일하는 도중에도 몇 번씩 대화창을 확인한다"고 했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D(25)씨는 "투자하지 않으면 스스로 뒤처진다는 생각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계층이동 사다리", "휩쓸려 거래"…건전한 거래 환경이 관건

    청년층의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에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이병태 교수는 "젊은 세대가 부동산 이외 다른 투자 자산을 일찍 경험하는 것 등은 금융 선진국으로 가는 학습이라고 보면 된다"고 진단했다. 동국대 박성준 교수(블록체인연구센터장)는 "정부가 청년 세대를 위해 해주는 게 무엇이 있나"라고 되물으며 "청년층은 가상화폐 투자를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하나의 채널로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경영학과 홍기훈 교수는 "일관된 전략 없이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거래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잘못된 거래를 유도하는 정보들이 많은데, 이에 취약하다"면서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 일상생활이 어그러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건전한 거래 환경을 만들기 위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교수는 "정부는 '전면 금지' 정책을 펼치며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일단 양지로 가져와야 한다. 무엇이 건전한지 알 수 있는 정보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병태 교수는 "기관 투자자들도 거래하도록 하면 변동성이 적어지는데, 정부는 일절 금지하고 있다"며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서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투자자들 사이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기훈 교수는 "정부가 나서 규제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는데, 정보 비대칭을 이용한 시세 조작을 잡아내는 규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집단행동을 할 수 있는 조직망을 구성하는 등 투자자 스스로 보호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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