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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더 민감한 노인층 "이번엔 투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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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코로나에 더 민감한 노인층 "이번엔 투표 포기했다"

    • 2020-03-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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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기자들의 강남역·신촌·동묘시장 현장 르포]
    일부 노인층 "이래서 선거할수 있겠나" 연기론 주장
    하루종일 코로나 뉴스만 나와 "투표 날짜도 모르겠다"
    모임도 사라져 정치 얘기나 정보교류 할 기회도 없어
    여야없이 시끄러운 비례정당 논란에도 "관심 없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서울지하철 5호선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간격을 두고 앉아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사태라는 엄중한 상황에 눌려 총선 분위기도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후보들이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크게 줄어들었고 정책 경쟁도 실종됐다. '깜깜이 선거'가 불가피해졌다. CBS 총선 인턴기자들이 현장(강남역.신촌대학가.동묘시장)에서 접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선거철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총선은 역시 시민들의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지 못했는데 그 정도는 예상보다 훨씬 심했다.

    "코로나 때문에 총선이 다가왔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선거를 가린 주범은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선거 이슈가 묻혔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강남역 인근의 카페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신동훈씨(28)는 "코로나 뉴스가 워낙 많이 뜨다 보니까 총선 위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강동훈씨(30대)는 "총선을 하는 정확한 날짜는 잘 모르겠다"면서 "예전처럼 이맘때에 총선 뉴스가 많이 나왔으면 정확한 날짜도 알았을 것 같다"고 했다.

    "요즘 티비에는 코로나하고 미스터트롯 밖에 없는 것 같다." 동묘공원 앞 골목에서 만난 권은주씨(55)는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모임 자체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총선을 얘기할 기회가 없어졌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정보 교류도 사라졌다.

    폐쇄된 탑골공원의 정문과 주변 모습.(사진=이도윤 인턴기자)
    평소 같았으면 선거철이 아닌 때에도 노인들이 모여 정치를 놓고 왁자지껄하게 얘기 꽃을 피웠을 종로3가와 청계천 인근도 한산했다. 종로구는 앞서 지난달 20일 탑골공원과 경로당, 복지관 등을 휴관했다.

    동묘시장 헌책방 앞 가판대에서 책을 고르고 있던 허윤식(66) 씨는 "원래 사람들과 모여서 정치 이야기도 했을 텐데 이제 정보가 없다"고 했다.

    권은주씨는 "지역구에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고 그 사람 이력이나 경력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차경태씨도 "홍보 문자만 계속 온다"면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후보를 믿고 맡겨도 되는지 장담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동묘 수족관거리에서 30년째 장사를 하는 임원석씨(64)는 지역구인 종로구에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출마하는 것은 알지만, 두 후보와 당의 공약은 모른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현태씨(31)는 "길거리에서 후보자를 못 만나니까 총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고 대답했다.

    코로나 여파로 총선을 마음에 둘 여유가 없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판교에서 회사에 다니는 김아론씨(28)는 "직장에서도 총선 이야기를 아무도 안 한다"면서 "정치 얘기를 해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정부가 못한다, 줄어들면 잘한다 이 정도"라고 했다. 동묘시장에서 만난 차경태씨(65)도 "모두가 힘들어서 아예 선거나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 같다"면서 "사는 게 힘들다 보니까 총선에 관심을 안 갖는 것"이라고 했다.

    헌책방을 나온 장인호씨(70)도 "사업의 매출이 평소 반의 반 토막이 났다"면서 "이게 제일 급한 문제"라고 했다.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코로나19 감염안전진료부스에서 의료진이 검진을 하고 있다. 양지병원 감염안전진료부스는 의사와 환자가 분리돼 감염 위험도를 낮추고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치권에서 꼼수와 공천 파동 논란으로 시끄러운 '비례정당'도 딴세상 얘기일 뿐이다.

    비례정당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니 "뉴스에서 스쳐 지나가듯 듣기만 했다" "이번에 새로 등장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 "큰 관심이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취업 준비생인 박정민씨(27)는 "새로 생긴 것은 알고 있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원래 지지하던 정당에 투표할 것 같다"고 했다.

    젊은층보다 노인층이 코로나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선거 연기 필요성을 더 강하게 주장했다. 노인층이 투표 참여에 대해서도 젊은층보다 소극적으로 변한 모습이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노인층에 집중된 게 원인으로 보인다.

    60대 중반인 허윤식씨는 선거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무래도 연기를 해야할 것 같다"라면서 "공약 발표 같은 것도 하나도 없고 지금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청계천에서 태양광 설비 부품을 파는 변해원씨(77)는 "총선 못하게 될 게 뻔하다"고 단정했다. "사람 모이는 걸 싫어하는데 누가 투표장 가서 투표하려고 하겠느냐"는 것이다.

    지병을 앓고 있다는 권경로씨(73)는 "나는 솔직히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 이번에는 투표 안 한다"면서 "코로나 때문인지 아내도 투표을 안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반면 대학원생인 이가영씨(28)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굳이 선거를 연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꼭 투표장에 가겠다"고 말했다.

    20대인 김아론씨는 역시 "꼭 (투표장에) 가야 한다"면서 "딱히 코로나 때문에 무섭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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