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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교수의 기자 폭행…친일 논란 입장 밝힐 기회 날린 것"

"이영훈 교수의 기자 폭행…친일 논란 입장 밝힐 기회 날린 것"

전국언론노조, 9일 성명 발표…"MBC 취재기자 폭행 사죄하라"
서울대에 이영훈 명예교수직 박탈 촉구

지난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사진=방송화면 캡처)

 


뉴라이트 계열 학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현 이승만학당 교장)의 MBC 기자 폭행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 전 교수 스스로 친일 논란에 입장을 밝힐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책 '반일 종족주의'의 대표 저자이자 친일 논란의 중심에 선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MBC '스트레이트' 취재기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언론계 안팎의 규탄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영훈 전 교수는 친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찾아온 취재진에게 약 20분간 '야, 인마' 등의 폭언과 반말을 섞어가며 강압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이 전 교수는 지난 5일 인격권 침해 등을 이유로 MBC가 자신을 인터뷰한 장면을 방송으로 내지 말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물론, 이 전 교수와 이승만 학당 등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규탄 집회를 열었다.

취재진 폭행 논란에 대해 이영훈 전 교수는 '월간조선' 기자와의 통화(8월 4일 월간조선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교수, 기습 취재하는 MBC 기자와 충돌' 기사 중)에서 "몇 차례 거절하고 경고했음에도 계속 따라붙으며 인터뷰를 강요한 것도 폭력이고 인격권 침해 아닌가. 내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오정훈, 이하 언론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이영훈 전 교수가 친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중에게 알릴 기회를 걷어찼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무엇보다 이 전 교수의 행동은 폭력 그 자체였음을 분명히 짚었다. 이어 "한국 민족은 신분·권위·단체적 폭력성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던 이영훈 전 교수의 말에 비춰볼 때, 이 교수가 MBC 취재진에게 한 행동은 자신의 폭력성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적용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MBC 취재진이 대표 저자의 입장을 듣고자 했던 책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반일'은 전근대적인 종족주의의자 샤머니즘적 세계관이라면서 국민들의 반일 정서를 업신여기고 있다"라며 "특히 이 교수는 위안부가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행해지는 소규모 영업'이었다며, 수십 년간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워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했다. 그 주장을 옮겨 적는 것조차 수치스러울 정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한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중의 이러한 의심은 당연하다. 기자라면 마땅히 저자의 입장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친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중에게 알릴 기회를 걷어찼다"라며 "일본 제국주의를 칭송하는 비뚤어진 역사관을 가졌다는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제라도 모든 논란과 기자를 폭행한 일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도덕적, 법적 책임도 피해선 안 된다"라며 이 전 교수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언론노조는 서울대에 "왜곡된 역사관으로 친일을 외치는 자가 국립대학인 서울대학교에 명예교수로 있는 것은 옳지 않다. 그의 명예교수직을 박탈해야 마땅하다"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경찰도 즉각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 폭력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에 나선 기자에 대한 폭행은 더욱 엄중히 다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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