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핵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9일(현지시간) 미국과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우리는 이전에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협상이 아무런 이득도 없고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이란은 유럽과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혁명의 핵심가치에 대해서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력에 관해서도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이란이 새로운 협상을 위해 협상테이블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언한데 이어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제재가 해제될 경우 미국과의 대화도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자마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란이 협상을 하고 싶어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이어 로하니 대통령은 국영TV방송 발언에서 “부당한 제재를 해제하고 약속을 이행하고 스스로 떠난 협상테이블에 돌아올 때는 언제든지 문은 닫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핵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를 방문중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동에서 잇따라 발생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적대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볼턴 보좌관은 “유조선 공격은 예멘반군의 사우디 송유관 드론공격과 바그다드 그린존 로켓포 공격과 연관됐다”면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건의 배후를 모두 이란으로 돌렸다.
볼턴 보좌관은 또 “원자력 발전소를 더 가동하지 않는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을 저장할 이유가 없다”라며 “이는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시점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 이외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이러한 소행은 미국의 매우 강한 대응에 직면한다는 점을 이란과 그의 대리자들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는 29일 볼턴 보좌관의 주장에 대해 상습적인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일축하고 “볼턴과 같은 전쟁광들은 이란의 전략적 인내, 완벽한 방어태세 막혀 중동을 혼돈에 몰아넣으려는 사악한 욕망이 실패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위협한 이란의 소행이라고 의심하는 반면에 이란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이란에 누명을 씌워 군사 행동의 빌미로 삼으려는 미국 등의 공작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