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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에서 열린사회로 바꾸자

  • 2004-01-05 22:08

 


CBS 신년특집 ''이제는 통합이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관.민간의 갈등과 통합의 문제''를 ''사생결단의 막다른 골목에서 역지사지의 열린 광장으로''란 제목으로 CBS사회부 홍제표 기자가 보도.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시 도봉산 자락의 사패산 터널 공사현장.

수십 대의 건설중장비가 뿜어내는 굉음에 귀가 멍멍할 지경이지만
인부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중단됐던 공사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해인사 방문으로 2년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현장 인부. "정부의 입장에선 도로가 뚫리면 교통망이 발전될 수 있고 서로가 양보해야죠"

하지만 이번 조처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와 불교계간 야합의혹까지 제기하며 투쟁수위를 높일 계획입니다.

우이령 보존회 조상희 부회장. "조계종과 대통령이 한두 마디 주고받고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그나마 사패산 터널은 공사는 일단 재개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분열과 갈등의 2003년.

우리 사회는 새만금 파동과 부안군 핵폐기장, 이라크 파병, 원지동 추모공원, 청계천 노점상 철거문제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극한대립으로 치달아 망국론까지 거론될 지경이었습니다.

시민들. "박정희때가 나았어요. 이러다 나라가 쪼개지게 아닌가 싶어요"

이처럼 정부와 국민, 관민간의 마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권위주의정권 시절 억눌렸던 참여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됐기 때문으로 우리 사회가 그만큼 발전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팀장. "선진국도 다 거쳐온 과정이며, 지금도 농민시위 등으로 사회전체가 마비되다시피 하지만 아무 문제 없잖습니까"

다만 우리의 경우 표출방식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극단으로 흐르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이 같은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가 큰 틀의 비전 제시에 실패한데다 신뢰마저 깎일 대로 깎였기 때문입니다.

경희대 사회학과 박희제 교수입니다. "큰 틀의 비전 제시가 시급하고 신뢰회복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잘못 못지 않게 ''도 아니면 모''라는 국민들의 사생결단식 해결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목소리 커야 이긴다는 과격주의, 제 입장만 고집하는 이기주의로 일관하는 사이 우리 사회는 치유불능의 분열과 혼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패산 터널 인근 주민. "다 자기 생각만 해요. 입장 바꿔서 생각도 해야죠. 그러니 문제가 안풀리죠"

대립과 충돌을 넘어 이해와 관용으로 이어지는 상생의 길.그 열쇠는 남의 처지도 헤아릴줄 아는 역지사지의 지혜입니다.

CBS 사회부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CBS 창사 50주년 뉴스FM98.1/음악FM93.9/TV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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