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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 배터리 교체 시작…소비자 반응은 '시큰둥'



IT/과학

    애플코리아, 배터리 교체 시작…소비자 반응은 '시큰둥'

    올해 말까지 할인된 3만4000원에 아이폰6 이상 새 베터리 교체

     

    애플이 구형 아이폰에 대한 성능 저하 사실을 인정하며 미국에서 30일(현지시간)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2일 배터리 교체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일 애플코리아는 별도의 공지 없이 이같이 구형 아이폰 배터리 유상 교체에 들어갔다.

    애플코리아는 "애플 공인 AS 업체 휴무가 끝나 오늘 오전부터 국내에서도 배터리 교체 비용이 인하된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성능 저하 업데이트 대상인 아이폰6 이상 사용자는 공인 AS센터를 방문하면 기존 교체비용인 10만원에서 6만6000원 인하된 3만4000원에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배터리 교체 가격인하 프로그램은 1년 간이며 올해 12월 31일까지다. 교체 서비스 대상은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아이폰6s, 아이폰6s플러스, 아이폰SE, 아이폰7, 아이폰7플러스 등 7종이다.

    애플코리아는 사설업체 등을 통해 배터리를 교체한 기기도 배터리 교체 대상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 "검진 결과와 상관없이 모두 교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2016년 11월 아이폰6s 배터리 무상 교체 서비스 내용을 올린 것과 달리 홈페이지 고객지원 프로그램에 별도의 내용을 게시하지는 않았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고객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라는 것이 이유다.

    일부 보도된 기종에 따른 무상교체 대상은 전원 꺼짐 현상이 있는 아이폰6s 특정 모델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 내용은 지난 28일자 성명 (https://www.apple.com/kr/iphone-battery-and-performance/)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가격인하 프로그램은 당초 1월 초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에서는 30일부터 시작돼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애플코리아는 본사 방침이 전달되는 시간과 연휴가 겹쳐 조금 늦게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애플은 미국과 유럽, 한국 등 5개국에서 15건의 소비자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청구비용은 최대 1000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에서는 24만 명이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사과와 배터리 교체 비용 인하 대책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이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킨 애플의 과실이 분명하지만 무상교체가 아닌 교체비용 인하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애플은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고객의 지지에 보답하고, 애플의 저의를 의심했었을지도 모르는 모든 분들의 믿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헤명했다. 의도적으로 성능을 저하시킨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이폰6플러스를 사용해오다 신형 아이폰8플러스로 바꾼 직장인 강주은(34)씨는 "3년 넘게 사용해온 아이폰6플러스는 그동안 큰 고장 없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었는데 iOS 업데이트 이후 버벅거리거나 터치가 반응하지 않는 먹통 현상이 수시로 발생했다"며 "아이폰8플러스로 바꾼 계기도 신형이라기보다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여서 불가피하게 바꾸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100만원이 넘는 불피요한 비용을 들이게 한 애플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참여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오랫동안 아이폰6s를 사용해왔다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역대 아이폰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아이폰이 아이폰6 시리즈였다. 전면 유리 파손으로 액정을 교체한 것을 빼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매년 새로운 iOS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업데이트 이후 유독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애플의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 프로그램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무상교체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배터리는 1~2년이 지나면 새것보다 노후화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소비자가 알지 못하게 고의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은 아주 나쁜 선례"라고 꼬집었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발생하는 기능 장애에 따라 권장 서비스 가격 또는 무상으로 수리를 지원해왔지만 비용을 인하해 서비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기 자체의 결함 등 생산자 및 서비스 관리자인 애플의 과실이 분명할 경우에는 그동안 무상 교체 및 수리 서비스를 해왔던 전례와는 다른 행보여서 소비자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아이폰6 (사진=자료사진)

     

    배터리 교체비용 원가는 10달러 미만이지만 현재까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누적 판매량만 1억대를 훌쩍 넘는다. 2017년 한 해에만 아이폰 판매량은 2억3천만대에 달한다. 지난 6월 기준 아이폰 누적 판매량은 13억대다. 무상으로 교체할 경우 애플이 감당해야 비용은 최소 수 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애플이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구비용 규모는 더 크지만 몇 년이 걸릴수도 있는 소송의 경우 시간을 벌 수 있는 반면 배터리 무상교체 비용은 더 적지만 즉각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애플의 고민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여파가 장기화되면 최근 주가 상승과 경영성과로 1억200만달러(약 1088억원)의 연봉과 보너스를 챙긴 팀 쿡 CEO는 물론 주요 임원 성과자들도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실제 애플의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 프로그램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게 없어 신청 수요는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물리적 배터리 교체만으로 성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지만 아이폰 이용자들은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라며 무상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무상교체 요구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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