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인섭 (대전 탄방동 통장), 강희영 (대전 만인산 푸른학습원 교수)
이 시간은 여러분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해법을 함께 구해 보는 그런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이런 시조도 있습니다만, 백로 하면 고귀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새죠. 그런데 이 백로떼가 도심 한복판에 자리를 잡으면서 골칫덩이로 전락한 곳이 있습니다. 지금 전국의 몇몇 도시가 그런데요, 가장 심한 곳은 대전의 남선공원이라는 곳입니다. 주민들은 공원의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가 않다 보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해법은 없는 건지 먼저 주민 얘기를 들어보죠. 대전 남선공원 옆에 바로 거주하는 주민이세요, 통장이세요. 이인섭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인섭 씨 안녕하세요?
◆ 이인섭>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남선공원이라는 곳이 대전 시내 중심에 있는 공원인가요?
◆ 이인섭> 그렇죠, 사람들이 운동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 공원에 새들이 수천 마리가 지금 서식하고 있고 시끄럽고요.
◇ 김현정> 수천 마리가 그 공원에 몰려들어요? 그런데 그 공원이 그러니까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진 게 아니라 주택가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단 말씀이세요? 공원 근처에 몇 가구나 삽니까?
◆ 이인섭> 빌라촌이죠, 여기가 빌라촌.
◇ 김현정> 빌라촌, 제가 조사를 해 보니까 2,000가구 산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이인섭> 네.
◇ 김현정> 공원 근처에 빌라촌이 형성돼 있는데, 그 공원에 수천 마리가 날아온다. 그러면 멀리서 보면 아주 하얗겠네요, 공원이?
◆ 이인섭> 하얘요, 공원이.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 중에 언뜻 생각하면 백로가 피해를 주면 얼마나 준다고 그러나, 이해 못하는 분들이 계실 지도 모르겠어요. 주민들 피해가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 정도입니까?
◆ 이인섭> 빌라 입주자들이 냄새가 나고 밤에 시끄러워서 다 이사 간대요.
◇ 김현정> 아니, 어느 정도나 냄새가 나길래요?
◆ 이인섭> 비린내 나고 시끄럽고 털 날리고요.
◇ 김현정> 시끄럽다는 것은 백로가 울어대서 시끄럽다는 말씀이세요?
◆ 이인섭> 그렇죠.
◇ 김현정> 잠을 주민들이 못 이룰 정도로 시끄럽게 해요?
◆ 이인섭> 말도 못해요. 시끄러워서. 어떤 분들은 수면제를 먹어야 주무신대요.
◇ 김현정> 냄새난다고 하셨는데 냄새가 참기가 어려울 정도로 지독하게 나는 건가요?
◆ 이인섭> 그렇죠. 냄새, 비린내가 비위가 상할 정도로 냄새가 난대요, 주민들이.
◇ 김현정> 냄새 얘기하셨고. 시끄러운 거 얘기하셨고 또 어떤 피해가 있습니까?
백로 (자료사진)
◆ 이인섭> 방충망을 다 해 놨는데도 새털이 거기에 막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아요.
◇ 김현정> 새털이 방충망에 하얗게 붙어서 안 떨어진다고요?
◆ 이영한> 예.
◇ 김현정> 그래요. 새가 많으면 새 똥 문제도 있겠네요?
◆ 이인섭> 그렇죠. 그 앞에는 주차장인데 차들한테 다 똥 싸놓고 난리예요. 그런 난리가 없어요.
◇ 김현정> 그 공원에 치우는 사람이 따로 없나요, 그러면?
◆ 이인섭> 없죠.
◇ 김현정> 그러면 그냥 두면 썩어가겠네요?
◆ 이인섭> 그렇죠. 썩으면 똥냄새며 털 썩은 거 그냥 다 주민들한테 코고 귀로 들어오는 거죠. 그러니까 주민들이 난리죠.
◇ 김현정> 그냥 소음 정도 문제가 아니라 이게 이제 위생상에도 문제가 있다, 이 말씀이신데?
◆ 이인섭> 그렇죠. 빨래를 못 넌대요. 털 날려갖고.
◇ 김현정> 말씀을 들어보니까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그러면 더 해결책을 좀 찾아보셨을 거 아니에요?
◆ 이인섭> 그렇죠. 그래서 계속 민원을 계속 넣고 구청장님이 해결해 준다고 그랬는데, 이제 25일날 부분적으로 나무를 벤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일단 공원에 있는 나무를 벤다.
◆ 이인섭> 소나무에만 앉아 있으니까 일부 소나무를 가지치기를 하고 단풍나무를 심는다고 그런 얘기까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걸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다면서요?
◆ 이인섭> 반대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죠.
◇ 김현정> 그러니까 환경단체라든지 이런 곳에서 반대를 한다. 다른 해결책을 좀 찾아보자, 공생할 수 있는. 이런 반대론자들이 나오면서 빨리 나무를 자를 수도 없는 상황이군요. 알겠습니다. 주민들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백로떼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묘수가 나오면 좋기는 하겠는데 답답하네요. 여하튼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인섭> 예.
◇ 김현정> 대전에 사는 주민이세요. 이인섭 씨, 먼저 만나봤고요. 도대체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 건지 전문가와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대전의 환경전문가세요, 만인산 푸른학습원의 강희영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희영> 안녕하세요. 강희영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백로서식지라 하면 한적한 농촌의 들녘이나 갈대밭, 이런 걸 떠올리게 되는데 어쩌다가 이 백로떼가 공원으로 날아들었을까요.
◆ 강희영> 일단은 백로, 왜가리들이 예전에는 농촌지역이나 농촌마을의 뒷산을 번식지로 많이 이용했어요. 그런데 그런 곳들이 개발이 되면서 얘네들이 쫓기고, 쫓기다 보니까 대전 도심에 있는, 남선공원이라고 하는 도심 속 공원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얘네들 신세도 딱하네요, 그러니까 떠밀리고 떠밀려서 찾아온 것이 하필이면 주택가 한복판 공원이 된 거예요.
◆ 강희영> 맞습니다.
◇ 김현정>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거 소나무 벌목하면 되겠습니까?
◆ 강희영> 아니에요. 제가 지금 거기를 조사를 해 봤어요. 그랬더니 그런데 백로가 둥지를 짓고 있는 나무가 소나무뿐만이 아니고요. 아카시나무, 벗나무 그런 종류들에도 같이 번식을 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소나무뿐만 아니라 나무를 치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해결이 될까요?
◆ 강희영> 아니에요. 나무를 자른다고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종 얘기를 했던 것이 뭐냐 하면 굳이 소나무나 아니면 아카시나무처럼 가지가 큰 나무들이 아니더라도 백로가 번식할 수 있어요. 그 뜻은 지금 거기에 있는 소나무를 벌목해도 다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나무를 싹 베어버리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공원 자체를 없애버리는 수밖에 없다.
◆ 강희영> 공원이라는 하는 성격이 없어질 정도로 나무를 다 벌목해야만, 주민들이 원하는 해결책이 되겠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또 환경을 아끼는 분들 입장에서는, 백로가 살 데가 없어서 이리로 날아온 건데 그걸 또 공원을 다 뒤엎어버리고 싹 없애버리면 백로떼는 어디 가서 사느냐. 어딘가 다른 곳이 또 피해를 입지 않겠느냐 이런 걱정하시더라고요.
◆ 강희영> 그렇죠. 맞습니다. 지금 인근 지역을 봐야 되는데요. 번식지를 완전히 없애버린다고 해서 백로와 왜가리들이 새로운 곳을 찾는 게 아니라, 일단은 자기 주변 지역에서 번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바로 붙어 있는 옆 나무들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럼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그 공원을 없애는 대신에 주민들이 적게 사는, 그러니까 백로떼가 날아와도 피해가 적을 만한 지역에 백로들이 살기 좋게 하천도 만들어놓고 나무도 만들어놓고 그쪽으로 이동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그러면 백로도 살고 사람도 살고.
◆ 강희영> 대체서식지라는 개념이 들어가는 거거든요.
◇ 김현정> 대체서식지요.
◆ 강희영> 네. 대체서식지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런데 만약 지금 남선공원이 가지고 있는 조건을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해서 바로 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 새들도 경계심이 되게 강하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전국의 어느 백로, 왜가리 번식지든 간에 남동쪽을 방향으로 잡고 번식지를 잡거든요. 방향성을 가져요. 방향성.
◇ 김현정> 참 어려운 문제네요.
◆ 강희영> 사람이 집터를 정할 때에도 옛날에 보면 배산임수 같은 입지를 찾듯이, 백로와 왜가리들도 그곳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 번식지로서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과 가까운 곳에다 둥지를 틀고 집단으로 번식을 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선생님도 방법을 못 찾으신 거네요. 결국 연구 오래 하셨지만.
◆ 강희영> 저도 아주 오랫동안, 번식지 조사도 20년 넘게 해 보고 했는데요. 지금 당장 남선공원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요.
◇ 김현정> 자, 청취자 여러분의 지혜를 구합니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관 차원의 관심도 바라는 이런 취지로 오늘 인터뷰 진행했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백로도 살고 사람도 살 방법이 없겠습니까? 교수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 강희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전 만인산푸른학습원의 강희영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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