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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날 자살 아들, 軍서 감정없는 식물인간"



국방/외교

    "전역날 자살 아들, 軍서 감정없는 식물인간"

    軍 발뺌, 정신이상증세 가족에게 언급 안 해


    -선임병 70여명 군번, 이름 암기 강요받아
    -자살한 후 동기 통해 가혹행위 사실 들어
    -자살하겠다, 물건 나눠주는 자살징후도
    -간부에게 보고했으나 전우조 붙이는데 그쳐
    -투신자살한 아들 주검 끌어안고 울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08월 05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변상욱 (CBS 대기자)
    ■ 출 연 : 이모 씨 (故 이모 상병 아버지)

     



    ◇ 변상욱>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그 충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건·사고는 캐면 캘수록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0일입니다. 제2탄약창에서 전역한 이모 상병이 전역 당일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족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제2탄약창에서 전역해서 집으로 돌아가 그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 상병의 아버지를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이 선생님?

    ◆ 이모 씨>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힘드신 기억일 텐데.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봐야겠습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기록은 2012년 8월 여름에 군에 입대해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10월에 경북에 위치한 모 부대로 자대배치가 된 거군요?

    ◆ 이모 씨> 네.

    ◇ 변상욱>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시작이 됐다는 겁니까?

    ◆ 이모 씨> 저희들이 처음부터 알았다면 어떠한 조치를 취했겠죠. 아마 열심히 쫓아가서 의가사 제대를 시킨다든가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서 어떻게든지 처리를 했을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 일이 터지고 나서 동기들이 얘기한 것을 듣고서는 '아, 정말 그랬었구나'. 군대 일은 우리가 모르잖아요.

    ◇ 변상욱> 그러니까….

    ◆ 이모 씨>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 변상욱> 돌아가신 아드님이 자대로 배치를 받고, 배치 받은 다음에 바로 상급자들의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합니까?

    ◆ 이모 씨> 네. 동기들의 말에 의하면 몇 주간 훈련을 받을 때는 아주 다 똑같이 행동하고 다 똑같이 기합을 받고 하니까 극히 정상이었답니다. 그런데 자대배치 받으면서 70명의 선임병들 고참들의 군번이나 성명, 입대 연월일 이런 것을 모두 외우라고 하니까요. 또 그 밖의 각종 규칙들 많이 있지 않습니까?

    ◇ 변상욱> 네, 암기사항들이 많죠.

    ◆ 이모 씨> 그런 것을 다 외우라고 하니까 일부 눈치 빠른 사람은 빨리빨리 하지만 사회생활을 안 했던 저희 아들은…. 그래서 짐작으로 하다가 아들한테 모든 것이 다 왔답니다. 고참들이 행동을 고치려할 때요. 그래서 갖은 구타와 폭언과 가혹행위, 이런 것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정신질환이 깊어져서 다시는 못 올 길을 가지 않았습니까?

    ◇ 변상욱> 그런데 선임병들로부터 '너 이런 것 왜 제대로 암기 못하냐'하고 구타가 시작되거나 욕을 하거나 하면 나중에 그 부대의 장교들이, 간부들이 알았을 거 아닙니까? 조치를 뭐 좀 취했답니까?

    ◆ 이모 씨> 그런데 동기들 말에 의하면 그게 군대 돌아가는 거니까 많이 묵살했다고 합니다.

    ◇ 변상욱> 선임병들이 군기 잘 잡아서 부대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는 하는 거니까. 간부들로서는 그냥 넘어가는 거군요.

    ◆ 이모 씨> 네.

    ◇ 변상욱> 그런데 정신적으로 이상증세를 보인 것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보였다고 이야기를 합니까?

    ◆ 이모 씨> 저희들은 이제 금년 2월에 정신병원에 아들을 보낸다고 해서 그때서부터 알았는데요. 이미 작년 자대배치 받고 나서부터 일병, 특히 상병 때서부터는 아이가 온갖 그런 행동들을 많이 했답니다.

    ◇ 변상욱> 아, 네.

    ◆ 이모 씨> 가령 예를 들어서 2층에서 뛰어내린다든가, 혼자 웃고 화내고 소리를 지른다거나, 심지어는 아버지가 자기 어렸을 때 자기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죽였다거나, 수시로 자기 엄마를 죽인다거나, 이런 식으로 망상적인 얘기를 많이 해서 그때마다 간부들한테 이런 행동에 대해 다 건의했대요.

    ◇ 변상욱> 간부들한테 그런 얘기들을 다 전달했고.

    ◆ 이모 씨> 네. 그러면 간부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그냥 넘어갔고요. 전우조 그것만 붙여줬대요. '얘한테 무슨 행동이 있으면 보고해라'라고. 그런데 왜 부모들한테 그런 것을 안 알립니까?

    ◇ 변상욱> 전우조를 붙여줬다는 얘기는 이 사병이 무슨 일을 벌일지, 어떤 행동을 보일지 모르니까 동료들이 항상 붙어 다니면서 감시하라. 그런 뜻이 되는가요?

    ◆ 이모 씨> 그렇죠. 심지어는 자기 물건들을 갖다가 옆 동료들에게 주면서 "나 마지막이다, 나 자살할 거다"하면서 자기 물건들을 다 꺼내서 주고 그랬다는데. 그런 것을 다 일일이 간부에게 보고를 했다는데 왜 묵살했는지가 이해가 안 갑니다.

    ◇ 변상욱> 그런 게 보고 된다면 즉시 뭔가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이모 씨> 상식적으로 얘기하면 그런 행동들을 할 때마다 지휘관들은 가족한테 알려서 최소한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든가 의가사 제대를 시키든지, 군 복무 부적합 검사를 한다든지 해서 빨리 가정으로 보내줬어야죠.

    ◇ 변상욱> 네.

    ◆ 이모 씨> 그런데 그런 행동을 안 했지 않습니까?

    ◇ 변상욱> 그러면 가족한테 이게 알려진 거는 언제쯤입니까?

    ◆ 이모 씨> 아들이 소대장한테 욕설을 했답니다.

    ◇ 변상욱> 병사인데 소대장한테 마구 욕설을 했다?

    ◆ 이모 씨> 그 당시만 해도 동기 말을 들어보면 많이 정신상태가 안 좋았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제 겨울이니까 훈련 중에 경계근무 서면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가 소대장이 와서 뭐라고 하니까 욕하고 대들었답니다. 그래서 상관모욕죄로 해서 부대에서 저희한테 전화가 왔어요. '얘, 영창 보내야 된다. 빨리 내려오라, 상관 모욕죄니까'. 그래서 저랑 집사람이랑 대구 영천에 내려갔습니다.

    ◇ 변상욱> 아하.

    ◆ 이모 씨> 내려갔더니 중대장이 뭐라고 하시냐 하면 '얘가 상관모욕죄를 했으니 실형을 1년 사는데 그러지 말고 대구 국군정신병원에 보내면 피할 수 있으니까 그게 좋지 않겠느냐'.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1, 2년 실형을 받는다는데, 그게 낫겠지해서 허락을 했죠.

    ◇ 변상욱> 그러니까 그때 아드님의 몸도 좀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친 상처 같은 게 있던가요?

    ◆ 이모 씨> 그게 지금 확인을 안 해서. 어느 한 번은 면회를 갔는데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고 발톱이 깨졌더라고요.

    ◇ 변상욱> 발톱이?

    ◆ 이모 씨> 네. 그런데 내복 같은 것을 벗고 씻지를 않는 거예요. 1박 2일이니까 토요일 갔다가 일요일 오는 거니까. 그러면 우리가 봤을 텐데. 지금 같아서는 이렇게 옷을 떠들어서 봤을 텐데…. 그런데 나중에 누가 그러더라고요. 정신병자의 특성이 잘 안 씻는 거래요. 그걸 뒤 늦게 알았죠.

    ◇ 변상욱> 정리를 해 보면 뭔가 암기사항이나 부대생활에 조금 적응이 미숙하다고 해서 선임병들이 때리고 욕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결국 이 병사는 물건을 갖다가 사람들한테 나누어 주면서 "나 이제 그만이야, 끝날 거야, 자살할 거야", 이런 얘기들을 시작을 했고. 망상증도 보이면서 이상한 얘기들을 막 외치기도 하고. 또 아까 뭐 어디에서 뛰어내렸다고 하셨죠?

    ◆ 이모 씨> 2층에서 뛰어내렸다는데. 누구 말, 간부 말 들어보니까 운동하려고 뛰어내렸답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았죠. 그 얘기는 나중에 면회 갔는데 그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 변상욱> 그리고 부대생활을 하면서 자기 지휘관한테 대들기도 했다 그러면 이미 이때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좀 심하게 된 경우인데. 이때서야 부모님이 연락을 받고 가서 만나보신 거군요.

    ◆ 이모 씨> 그런데 정신적 이상이 있다는 것은 모르고 '소대 상관한테 언어 폭행을 했으니 영창 가야 된다, 빨리 내려와라'해서 내가 갔더니 그리고 '정신병원에 가야겠다', 그래서 그러자고 했죠.

    ◇ 변상욱> 그렇군요. 정신 이상을 일으킨 사병이 뭔가 문제를 일으키니까 '정신 이상이 있었다'고는 얘기를 안 하고 '상관을 모욕했으니 처벌해야 되니까. 부모가 빨리 와봐라', 이렇게 얘기를 했군요.

    ◆ 이모 씨> 네.

    ◇ 변상욱> 그런데 입대 전에는 혹시 아드님한테 이런 증상이 있거나 한 거는 전혀 없습니까?

    ◆ 이모 씨> 그렇죠.

    ◇ 변상욱> 군에서도 이제 휴가 잠깐 나왔을 때는 별일이 없었고?

    ◆ 이모 씨> 네.

    ◇ 변상욱> 그런데 이렇게 상황이 밖으로 알려지고 하면 아마 부대에서는 뭐라고 전화가 왔을 텐데요. 뭐 연락이 없습니까?

    ◆ 이모 씨> 한 번도 없어서 제가 7월 18일날 중대장님하고 탄약창장님한테 전화를 해서 엄청 뭐라고 했습니다. 왜 그때 집사람이랑 저랑 쫓아가서 그렇게 애걸복걸하면서 '일주일만, 열흘만, 한 달만 좀 제발 영창 보내지 말고 좀 우리 가족한테 보내 달라. 우리가 치료시키겠다. 아무 것도 묻지 않겠다. 제발 좀 보내만 달라', 그렇게 했을 때 6월 5일날 그 때만이라도 저희에게 보내줬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습니까? 집에 왔는데 세상에 아무 감정이 없는 식물인간이 됐어요.

    ◇ 변상욱> 부대는 책임이 없다고 그럽니까? 제대한 다음에 벌어진 일이라고?

    ◆ 이모 씨> 군에서는 자기일 아니라고 발뺌하고. 이런 무책임한 행동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아들의 주검을 끌어안고 울은 사람입니다. 이런 억울함,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정말 힘드실 텐데. 군 당국에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 시간이 좀 해 주시죠.

    ◆ 이모 씨> 저희들은요. 얘가 4박 5일 휴가를 두 번밖에 안 나왔어요. 훈련병 때 100일 휴가 4박 5일 한 번하고, 상병 고참 되어서야 작년 후반기에 4박 5일밖에 휴가 두 번 밖에 안 나왔어요. 그래서 왜 그러느냐 물어봤더니 그동안 잘못한 게 많아서 다 까였다고 그러더군요. 뭐, 그건 좋다 이거예요. 그랬는데 6월 5일날 다시 중대장한테 상해를 입힌 거지 않습니까?

    ◇ 변상욱> 네.

    ◆ 이모 씨> 보통 제 정신이라면 아무리 뭐해도 어떻게 일주일을 남겨놓고 상관에게 상해를 입히는 병사가 어디에 있습니까? 제 정신이라면.

    ◇ 변상욱> 그렇죠. 며칠만 있으면 제대인데 까짓것 부대에서 뭐라고 그러든 며칠만 참으면 그냥 집에 가는 건데요.

    ◆ 이모 씨> 그렇죠. 그것도 휴가 나왔다 들어가서 바로 제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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