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테러 사건 재수사 촉구하는 유가족(자료사진)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과 엇갈리는 진술을 하는 특정인을 재판에 넘길 필요가 있다는 범죄심리 전문가단의 지적이 나왔다.
사건 공소시효 만료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5일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피해 아동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태완이가 숨지기 전 남긴 진술은 신빙성이 대단히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 센터장은 "여러곳에서 태완이와 상반된 진술을 하는 특정인이 있는데 향후 재판 등을 통해 전문가들이 양쪽 진술을 상호 검증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백을 호소하는 이 남성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벗기 위해서라도 공식적인 재판으로 진실을 규명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식 센터장을 비롯한 범죄심리 전문가 12명은 경찰이 의뢰한 태완이 진술 파일을 정밀 분석했다.
다음은 한국범죄심리센터 공정식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태완이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나?= 6살짜리 아동은 대개 어머니의 반복 질문이나 암시에 약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태완이는 어머니의 암시에 아닌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긋고 직접 경험한 사실에 대해서만 진술했다. 태완이의 진술이 유도 또는 반복 질문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분석으로 확인됐다.
▶ 그렇다면 가해자도 추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번 분석에 12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전문가마다 분석 기법도 다른 만큼 의견이 엇갈릴수 있다. 용의자 특정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는 반면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한 분석가도 있다.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만 뽑아서 종합의견으로 채택했기 때문에 가해자 특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은 배제했다.
▶ 태완이 진술이 신뢰할만하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아니라는 건가?= 중요한 대목이 있다. 태완이는 사고 후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소리를 전혀 못 들었다고 했다. 다만 이웃에 사는 특정 아저씨 A 씨의 목소리는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황산을 덮어 쓴 태완이가 집쪽으로 걸어오다 쓰러진다. 한 동네아저씨가 아이를 발견하고 이내 사람들이 모여들어 소리를 지른다. 그 소리들은 태완이가 전혀 기억을 못한다. 이때 아이가 쇼크상태에 빠졌던 걸로 추론된다.
근데 어떻게 유독 A 씨의 목소리는 기억하느냐다. 사고 직전 또는 쇼크상태에 빠지기 전 태완이가 A 씨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된다. 결국 사고 당시 태완이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은 A 씨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A 씨는 동네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나서야 현장에 왔다고 진술하는데?= 그렇다. 그래서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그 아저씨는 사고가 터질 당시 자신의 가게 안에 있었다고 말을 한다. 태완이의 진술과는 상이하다.
▶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인가?= 법무연수원내 모 전문가가 A씨의 진술을 이미 분석했다. A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이 부분은 상호 비교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대목에 대해 명확한 검증이 없으면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
▶ 상호 비교는 어떻게 하나?
A 씨가 만약 범인이 아니라면 굉장히 억울할거다. 그렇게 호소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전문가들이 검증단으로 참여하는 재판이 필요하다. A 씨가 정말 억울하다면 그걸 풀수 있는 기회도 재판이다.
▶ 결국 A 씨를 기소해야 한다는 뜻인가?A 씨가 범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사건이 이대로 끝나면 그도 의혹에서 자유로워질수 없다.
만약 범인이 아니라면 차라리 재판을 통해서라도 억울함을 풀고 가라고 권유하고 싶다 이것이 태완이나 본인을 위해서도 최선이라는게 우리가 경찰에 제시한 최종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