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나는 연필로 글을 쓴다. 연필이 아니면 한 자도 쓸 수가 없다. 지우개가 없으면 한 자도 쓸 수가 없다.''''(김훈)
''''나에겐 사인펜 시절이 왔고 오늘까지 수십년에 이른다.'''' (김남조)
''''이 볼펜글씨는 내 문학생활 50년을 지내는 동안 변함이 없다.''''(고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쓴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컴퓨터로 쓰고 있다.'''' (박완서)
- ''''지필묵(紙筆墨)의 문화사''''전(展)에 전시된 문인들의 ''''집필도구 선택의 변'''' 원고 중 일부
작가들은 무엇으로 글을 쓸까? 또 자신만의 집필 도구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문인들은 손으로 써야 감정표현이 잘 되고 글이 잘 풀려 나온다고 한다. ''''나는 몸으로 글을 쓴다''''는 정진규 시인의 말이 그 대표적인 예. [BestNocut_R]고은을 비롯해 시인들 중에 특히 육필 예찬자들이 많고, 소설가 중에도 최인호 서영은 박범신 김홍신 등은 손으로 글을 쓰며, 김훈은 연필로만 작품을 쓰고 있다.
여러 문인들이 집필도구를 선택한 이유를 쓴 집필도구 선택의 변 원고 20여점과 애용하던 문구류 200여점, 집필 사진 100여점 등을 보여주는 ''''지필묵(紙筆墨)의 문화사'''' 전이 5월13일까지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열린다.
박완서
이번 전시에서는 1920년대의 이광수, 이은상에서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훈, 권지예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걸친 문인들의 집필사진이 공개된다.
붓으로 글을 쓰는 정진규, 이근배부터 아직도 연필로 글을 쓰는 김훈, 전자 펜까지 사용하는 컴퓨터 전용의 이어령 같은 문인들의 집필도구 등이 소개된다. 또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문인들의 집필 도구들도 살펴볼 수 있어 작가들의 취향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재미있는 사항은 소설가들이 대부분 컴퓨터로 글을 쓴다는 것. 이는 작업량의 부피가 쓰는 도구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붓으로 시를 쓰는 문인들도 산문이나 평론은 컴퓨터로 쓰고 있으며, 컴퓨터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기피자들도 원고를 보낼 때만은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이메일을 이용하고 있다고.
이어령
영인문학관의 강인숙 관장은 ''''디지털 문화가 범람해 문자문학의 소멸을 재촉하는 현재, 작가들이 글을 쓰는 사진을 보면서 작가의 육향을 전해주는 집필도구들을 만나고, 그들의 ''''집필도구 선택의 변''''을 읽으면서 글을 쓰는 행위와 지필묵과의 관계를 되짚어보자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 문의 : ☎ 02)379-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