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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3일간 살아보기



기업/산업

    스마트폰 없이 3일간 살아보기

    (이미지비트 제공)

     

    스마트폰을 갑자기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한다면 어떤 불편하고 황당한 일들이 있을까?

    회사원 송 모 씨(53)는 최근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멘붕(멘탈붕괴)’상태를 넘어 ‘블랙아웃(정전)’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송 씨는 25일 회사일로 저녁모임자리에 나가서 술에 취해 버스에 올라타 곧바로 아내에게 금방 도착할 것이라고 전화를 한다.

    전화를 끊고 폰을 쥔 채 꾸벅꾸벅 졸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세 정거장이나 지나쳐 부랴부랴 내린 뒤 다시 택시를 타고서야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보니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는데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주말을 끼고 폰을 분실한 터라 업무상 많이 이용해야 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폰을 찾아 다시 개통하기까지 꼬박 사흘 동안 끔찍하게 겪은 '디지털 치매'의 경험은 악몽 그 자체였다.

    ◈ 가장 불편한 것은 전화하는 일

    폰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불편한 일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떠올랐지만 실제 겪어야 했던 고통은 그 수 십 가지보다 더 많았고 난감했다.

    바로 입력해 놓으면 편리해 외울 필요가 없었던 전화번호가 당장 생각나지 않아 아내와 아들의 번호를 찍으면서도 긴가민가할 정도로 어색했다.

    아무리 급해도 전화번호를 몰라 걸기 힘들었고 때문에 오는 전화만 받아야 했다.

    물론 요즈음에는 인터넷 포털에 전화번호부나 주소록을 동시에 자동 저장해 놓을 수 있어
    다행이지만 이 역시 걸때마다 일일이 찾아야 한다.

    가장 두려운 건 메모기능에 저장해놓은 각종 아이디와 비밀번호였다.

    혹시 전화기를 주운 사람이 메모해놓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절히 조합해 알아낸 뒤 은행계좌로 접근하게 되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일정을 폰 안에 있는 달력에 꼼꼼히 적어놓았는데 당장 분실순간부터 약속해놓은 날짜와 장소가 깜깜해진다.

    더 난감한 것은 이미 잡아놓은 약속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속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물론 카카오톡, 라인, 밴드 등 거미줄처럼 엮어놓은 SNS 기능이 올스톱돼 소통의 물꼬가 한순간에 막히는 답답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스마트폰의 착한 기능들이 ‘이렇게나 많았단 말인가’ 하며 다시금 각별한 고마움에 몸을 떨다가 괜히 이름이 ‘smart(똑똑한)가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유비쿼터스(라틴어 어원,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의 편리함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모든 것을 일일이 찾아가거나 기억해내려 진땀을 흘려야 한다.

    ‘내 손 안의 컴퓨터’를 놓쳐 버린 게 돼 당장 PC앞으로 달려가거나 그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 분실폰, 장물폰으로 중국 밀수출 속에 주인 찾아주는 사례 늘어

    송 씨가 스마트폰을 분실한지 이틀 뒤.

    혹시 통화내역에 남겨진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완전히 내려놓고 폰을 다시 구매하려 매장을 찾았다.

    절묘하게도 기다리던 전화는 바로 그때 함께 간 아내의 전화로 걸려왔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IT원시인’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격한 기쁨의 순간이었다.

    하마터면 고가의 폰을 다시 사고 원통해 할 뻔했다.

    분실한 폰을 보관하고 있다는 곳은 바로 ‘145번 버스회사’였다.

    "요즘 버스에 깜빡 잊고 두고 내리는게 휴대폰이 제일 많아요.회사에서는 반드시 주인을 찾아줍니다"라고 김진석 반장(44)은 전했다.

    스마트폰은 처음 구입할 때 대당 가격이 백만 원 가까이 해 우스갯소리로 웬만한 냉장고 한 대를 품고 다닌다고 할 정도의 고가 필수품이다.

    그래서 폰을 분실했을 때 주인 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졌고 상당수가 은밀한 채널을 통해 중국으로 팔려간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택시에서도 많이 분실하는데 택시기사들을 회유해 대당 10만원 안팎에 분실폰을 사들이는 속칭 ‘딸랑이’라는 중간 장물폰 수집책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실제 인터넷 중고카페 등을 통해 훔친 스마트폰을 무작위로 사들인 뒤 중국으로 밀반출한 장물업자와 절도범 등 1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노컷뉴스 10월="" 25일="" 보도="">

    여성회사원 최 모씨(36)는 최근 휴대폰을 분실해 되찾긴 했지만 찾아준 택시기사가 노골적으로 사례금을 요구해 개운치 않은 기분을 경험했다.

    최근 사복 경찰들이 분실 스마트폰 판매 현장을 철저히 수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분실 폰을 직접 찾아주거나 우체통에 넣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 택시기사는 전했다.

    스마트폰을 찾아 다시 손에 쥔 송 씨는 혼자말로 감사의 념을 표했다.

    “사랑하는 내 폰,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맙다. 똑똑한 너를 다시는 잃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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