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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은 청소년기 질환"

순천향대 내분기내과 교수 변동원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 등 치명적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 골다공증은 50대 이상 폐경 이후 여성에서 발병이 잦은 대표적인 성인질환이다.

순천향대 내분비내과 변동원 교수는 이런 골다공증에 대해 "청소년기 질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5년 간 발병 연령대에서 50~70대가 93.7%를 차지한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신 진료통계 자료를 들이미는데도 변 교수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변 교수는 "뼈는 10~20대 때 골량이 가장 왕성하게 늘어나 30세에 최대골량(peak bone mass)에 이른다"면서 "그런데도 요즘 젊은층은 날씬해지려고 밥을 굶어 충분한 영양 섭취를 못하는 데다 입시 준비로 운동마저 못하면서 뼈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젊었을 때 골량이 적게 형성되면 50~60대에도 골절 위험수준인 골절 역치에 이르게 된다"며 "골다공증 예방 캠페인의 초점이 청소년층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 골다공증 환자 발생이 최근 5년새 4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연령이 50세가 안 됐는데, 현재 84.5세로 늘어났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장수를 누리게 된 대신 수십년 간 약해진 뼈를 갖고 살면서 골다공증 위험에 그만큼 더 노출되게 된 것이다."

- 젊은층에서 발병이 잦다더니, 심평원 통계로는 30대 이하가 1.5%로 미미하다

"젊은층의 뼈 건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본다.

골량은 10~20대 때 급격하게 올라가다가 30세에 최대골량에 이른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뭐하나. 다이어트한다.

가장 잘 먹어야 하는 시기에 굶고 있는 것이다.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 푸드도 문제다.

칼슘 함량은 충분하지만 인산이 많이 들어 있어 뼈 형성에 필요한 칼슘 섭취를 떨어뜨린다."

- 골다공증으로 내원하는 10~20대들이 많단 말인가

"그렇진 않다.

하지만 주변의 젊은층을 둘러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뼈가 튼튼해지려면 충분한 영양 뿐 아니라 운동도 필요한데 공부 때문에 운동도 못하고 있다.

뼈를 다쳐 깁스를 하게 되면 어떤가. 오랜 동안 운동을 안한 탓으로 근육이 쪼그라들고 뼈가 허약해진다.

골다공증은 노년기 질환이 아니라 청소년기 질환이다."

- 남성도 골다공증 치료가 필요한가

"그렇다.

남성은 선천적으로 여성보다 골량이 많다.

그러나 까다로운 입맛이나 스트레스, 장염 등으로 충분한 영양 섭취를 못하게 되면 골량이 적게 형성되거나 뼈 성분이 손쉽게 빠져나가면서 발병에 이른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다른 질환 때문에 발병(2차성 골다공증)하기도 한다.

10~20대 때 골량 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 보통 70대 이후에 이르는 골절 역치가 50~60대로 앞당겨지게 된다."

- 술과 담배가 해롭다던데

"술이 특히 위험하다.

우리는 술을 어떻게 마시는가. 보통 저녁식사을 겸해 술 먹기 시작해 새벽까지 2, 3차를 이어가는데, 몸을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마신다.

과식에다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태인 것이다.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 술 취해 비틀거리다보면 부딪치거나 넘어져 다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 스테로이드 약제도 안 좋다던데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진 스테로이드는 류마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 기관지 천식, 피부병 등의 특효약인데, 뼈를 녹아내리게 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쿠싱증후군이다."

-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골절 때문인가

"그렇다.

한번 발병하면 삶이 질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특히 대퇴골두골절로 다리가 부러지면 1년 내 사망확률이 25%에 이른다."

- 진단은 어떻게 하나

"골밀도 검사와 함께 골표지자검사, 피 검사와 소변 검사로 뼈가 녹아나는 정도를 체크한다."

- 치료법은 뭔가

"운동, 식이요법이 기본이다.

약물은 종류가 다양하다.

뼈 손실을 억제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이 많이 쓰인다.

SERM(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조절체)계열도 있고, 요즘에는 주사제로 조골세포 형성을 촉진해 골밀도를 높여주는 부갑상선호르몬(PTH) 제제도 쓰인다.

호르몬 제제는 유방암과 자궁암을 유발할 수 있어 대상을 가려 쓴다."

- 호르몬 대체요법은 여전히 논쟁 대상인데

"폐경후 증상이 있으면서 골밀도가 좀 낮은 사람은 호르몬 치료가 제일 효과적이다.

문제는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자궁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폐경후 증상이 아무리 있더라도 유방암 가족력 등 위험군인 경우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는다."

- 약제 복용의 부작용은 없나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억제제(antiresorptive)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 뼈의 스티프니스(stiffness)가 증가하면서 예상 못한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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