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띄운 '국민배당금' 논의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기업의 초과이윤이냐, 국가의 초과세수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지만, 본질은 이 현상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
'코스피 8천 시대'를 눈앞에 둔 상황,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초과이윤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기된다.
'초과 이윤? 세수?' 논란에 李대통령 "초과세수 배당" 직접 정리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논란에 대해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라고 정리에 나섰다.
김 실장이 해당 제안을 SNS에 게시하면서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라고 한 표현을 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 "'기업이익 배급제'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장한 것"이라고 제기한 비판에 반박한 것이다.
김 실장은 해당 게시글에서 여러 차례 '초과이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기업의 이윤을 직접적으로 가리킨 것이 아닌, 기업의 이윤 창출을 통해 발생해 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초과이윤', 즉 초과세수를 가리킨 것이라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비난이나 비판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해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정확한 표현을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해당 주장을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보고 이를 단순 인용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음해성 보도"라며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李 등판에 관심 더 커진 국민배당금…"국민 기여 있으니 논의해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 실장 개인의 의견"이라던 앞선 청와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직접 등판하면서 국민배당금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김 실장이 국민배당금을 주장하는 핵심 근거는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이라고 불리는 현 자본시장 상황이 단순히 AI 관련 기업들의 개별적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마련됐다는 것이다.
국가가 반도체 등을 핵심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산업단지 조성,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국민 세금을 바탕으로 한 지원에 나선 만큼 이들 기업의 이윤이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단순한 산업역량 지원 뿐 아니라, 국가적 경제위기 때마다 주요 기업들에 대한 특별한 지원도 제공한 만큼, 국민들도 이를 함께 누릴 자격이 있지 않느냐는 담론도 함께 거론된다.
현 정권 출범 당시 2700선이던 코스피지수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5천을 훌쩍 넘어, 최근 8천선 돌파를 눈앞에 둘 정도로 호황에 호황을 거듭하는 상황인 만큼 이 같은 논의를 할 때가 됐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재명표 기본소득과 닮은 국민배당금…靑도 '유사한 정책' 평가
김 실장이 쏘아올린 '국민배당금 공'은 이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도 결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중앙 정치권 인사 중 기본소득을 공론화 한 선구자적 인물 중 한 명이다.
배분할 수 있는 정도의 부가 사회에 축적되면, 선순환을 위해 이를 구성원에게 고르게 나눠주자는 것이 기본소득의 개념이다.
김 실장의 제안은 현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이 '국민배당금'이라고 부를 정도 분배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인데, 기본소득과 성격이 매우 유사하다.
청와대도 김 실장의 이번 메시지가 대통령의 정책적 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언젠가 논의해야 할 과제인데, 예상보다 AI 활황이 빠르게, 크게 오다보니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기보다 이른 시점에 제시가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벌써 분배?'·'사회주의' 우려에도 코스피 반등…靑 "다양한 의견 듣겠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7900선 돌파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했다. 박종민 기자다만 유례없는 코스피 상승세에 적지 않은 국민들이 빚을 내서 이제 막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분배 논의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천피 시대를 넘어 1만피나 그 이상의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자본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것이다.
12일 증시가 김 실장 발언의 영향으로 출렁였다는 분석도 이 같은 사고에 기반해서 제시된 것이다.
하지만 12일 하루 새 7400선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다시 7600선을 회복한데 이어, 13일 종가가 7844.01로 마감하면서 국민배당금 논의 제안을 단순히 '시장 악재'로 치부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사회주의적 정책 실현이라는 프레임 또한 우려의 지점 중 하나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AI 초과이윤 창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국민배당금이 기업의 수익을 강제 재분배하는 일의 일환이 아니냐는 인식이 퍼지면서 적잖은 반대론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자본시장에 진입할 여력이 없는 국민들, 특정 대기업들의 성과급 규모에 상실감을 느끼는 국민들에 대한 부분도 살펴야하지 않겠느냐"며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