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정치 일반

    최대 의제 '동맹 현대화'…어떤 전략 구사할까

    • 0
    • 폰트사이즈
    한미정상회담②

    오늘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하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들은 무엇 하나 쉽지 않다. 한미 관세 협상의 빈 칸을 원자력, 조선, 반도체, 디지털 규제 등 주요 현안으로 메워야 한다. '안보 청구서'도 관심사다. 미국이 주장하는 '동맹 현대화'의 여파로 주한미군의 역할이나 한국의 재정적 부담에 변화가 있을수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와도 연결되는 만큼 실용외교를 표방한 이 대통령의 외교력에 관심이 쏠린다.

    동맹 현대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서 주요 의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및 중국 견제 참여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까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성패 가를 중요한 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3일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양자 방문외교이자 실용외교를 본격화하는 첫 걸음이다. 박종민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3일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양자 방문외교이자 실용외교를 본격화하는 첫 걸음이다. 박종민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외교 문법 깨는 트럼프…李대통령 외교력 시험대
    ②최대 의제 '동맹 현대화'…어떤 전략 구사할까
    ③조선·반도체부터 원전까지…한미 산업 협력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동맹 현대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와 미국의 '중국 견제' 동참 요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의제는 단연 미국이 제시할 안보 청구서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진행에 안보 의제를 함께 패키지로 묶어 처리하려 했지만 안보 분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안보 협상의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맹 현대화' 주요 의제…국방비 인상·주한미군 감축 등 연결

    연합뉴스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내비친 바 있다. 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변화를 비롯해 한국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한미군의 활동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고 대북억제에 대한 한국군의 역할 증대 요구 등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국방비 증액,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의제로도 연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약 1조 5200억원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조 7천억원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제12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를 체결한 것을 두고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 주장에 맞서고 있지만, 국방비 증액이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은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국방비 증액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전례를 참고하며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주한미군 관련 협상에 있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힘겨루기가 예정돼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지난 8일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역량"이라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임무를 중국 견제까지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2일 "우리가 생각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는 안보가 더 튼튼해지는 방향으로의 현대화이자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더 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 현대화'는 미 측에서 요청해 온 의제이지만, 우리 정부로서도 한미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우리 정부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핵연료 재처리·우라늄 농축 허용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 실장은 "우리 입장에서 그동안 개정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동맹 현대화' 모호성 속 노림수…한미정상회담 이후 대중 외교 중요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우선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서는 일정 수준의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란 입장이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재협상이 이뤄지면, 협상 유효 기간이 지나기 전 재협상을 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는데 주한미군을 동원하고 싶은 미국의 의도에 한국이 동조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및 실무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의 성격과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위비 분담금의 성격이 재규정될 경우 우리 국익에 알맞게 어떤 합의가 이뤄지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도를 그대로 따르려 한다는 중국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은 엄밀히 말해 미국의 군대이니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흐름을 다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주변 사태와 관련해 한국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정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공동성명이 발표될 경우 동맹현대화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는 긍정적인 표시"라며 "외교적 유연성을 최대한 발휘해 '주한미군의 한미동맹 현대화를 통해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증대한다' 정도의 언급으로 마무리된다면 미국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전략학 교수는 "최대한 모호성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맹현대화의 핵심 내용, 즉 중국 견제 등에 연결되는 내용을 명시할 수 없다"며 "따라서 포괄적 협력 범위를 넓히는 차원에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동맹에 대한 활동범위를 넓힌다는 식의 모호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전승절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국 방문 등을 언급하며 "중국에도 우리를 코너로 몰지 말라는 설득이 필요하다. 현 상황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미중 양측에 설득하는 외교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