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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NTSB 설립될까…李도 金도 "사조위 개편" 공약

한국판 NTSB 설립될까…李도 金도 "사조위 개편" 공약

6·3 장미대선 공약 비교

제주항공 참사로 높아진 항공안전 우려
이재명 "사조위 독립성 담보 개편"
김문수 "항공안전청 설립해 사조위 이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6·3 장미 대선이 사전투표를 마치고 본투표만 남겨둔 가운데, 제주항공 참사 이후 관심이 높아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방안과 관련해 거대 양당 모두 공약을 내놓아 주목된다. 누가 집권하든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기구인 사조위 개편 자체는 확실시되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인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국가항공안전청'을 별도로 설립하고 국토부장관 산하 항공기·철도 사고조사위원회도 국가항공안전청 등으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정부직속형에서 탈피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권고하고 대다수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가 운영하는 완전독립형 또는 준독립형 체제로 거버넌스를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울지방항공청, 부산지방항공청, 제주지방항공청 외에 호남지역 공항들을 직근에서 관할하는 '호남지방항공청'을 추가 설치하고, 이들 기관도 모두 국가항공안전청 산하로 관리한다는 공약도 담겼다.

사고난 무안공항을 비롯해 여수·광주·군산공항과 운영 예정 및 추진 중인 흑산·새만금 등 호남권 6개 공항은 현재 부산지방항공청에서 관할하는데, 항공관제와 공항개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호남지방항공청을 별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번 참사를 계기로 지역에서 힘을 얻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항공 및 철도사고 등 조사의 독립성 담보를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의 공약은 항공안전 거버넌스 개편보다는 공항시설 내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 위험요인 제거 및 위협요소에 대한 예방활동 강화, 에어부산 사고 이후 불거진 보조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사전점검 방안 마련 등 시설·정비·관행 개선 등에 중점을 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일어나는 사고들이 기존과 패턴이 다르고 전례가 없는 것들이 많아서 어느 한 부처 소관보다는 전반적인 재난대응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참사는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 국내 항공사고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직후 시작된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사조위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국토부 소속 공무원인 사실이 알려져 업무 배제하는 등의 논란이 일자, 사조위 독립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NTSB(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1974년 교통부로부터 분리돼 독립된 연방기관으로 전환된 사례, 일본 JTSB(운수안전위원회)가 국토교통성 외청으로 설치돼 독립적인 법적 지위와 예산 및 인사권을 갖는 사례 등이 항공안전 거버넌스 개편의 모델로 제시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제공국토교통부 제공
그러나 지난달 30일 국토부가 약 석 달간 준비해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대책에선 정작 항공안전청 별도 설립이나 사조위 외청 분리 같은 근본 대안이 빠져 '맹탕'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이충섭 협회장(대한항공 선임기장, 항공교통학 박사)은 CBS노컷뉴스에 "많은 항공종사자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수개월에 걸쳐 항공안전청 신설과 사조위 독립을 핵심 대책으로 요청해 왔다"며 "항공산업에 대한 정책적 이해와 현장 종사자와 신뢰를 기반으로 전문지식을 겸비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독립된 조직을 설립하고 항공안전을 위한 총체적인 점검과 제도의 과감한 정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떄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공안전 감독과 사고 조사는 명확히 독립적으로 분리, 운영하는 것이 국제적인 조류이자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기본적인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도 '항공·철도 사고조사, 독립성·전문성 강화의 필요성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정적 효율성이나 편의성보다 실질적인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에 있다"며 "사조위를 국토부 외부로 이관하고, 인사·예산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조직·기능적 독립성을 갖춘 사고조사기관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항공안전 혁신대책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별도 기구를 설립하는 것과 기존 조직을 개선하는 것 사이에서의 장단점 등 여러 의견이 오고 가 하나의 결론을 내진 못했다"면서 "거버넌스 개편의 경우에는 장기적 과제로 계속 논의해갈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사조위는 당시 사고기인 제주항공 2216편(B737-800)의 엔진 분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엔진제작사 샤프란(Safran) 소재지인 프랑스로 엔진 2개를 모두 보내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조위 조사관들과 프랑스 및 미국 조사당국 관계자들도 검사에 참여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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