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부산경남 경마공원.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제공21대 대선을 앞두고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화두로 오른 가운데, 한국마사회 유치를 둘러싸고 전북 지역 자치단체 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북 순창군은 전남 담양군과 '호남 상생 협력사업'으로, 김제시는 새만금 유치로 각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런 지역 내 갈등이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관영 전북지사가 갈등 조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 상황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순창군-담양군 연합팀은 지난해 2월부터 '한국마사회 유치 광역 상생협력사업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해 7월 완료했다. 총 5천 7억 원을 투입해 순창에는 경마시설과 관리시설을, 담양에는 승마시설과 체험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전북 순창군과 전남 담양군이 제시한 마사회 호남권 렛츠런파크 기본 구상도. 순창군 제공반면 김제시는 새만금 원형섬(78만 평)을 1순위, 새만금 수변도시 공공용지를 2순위 유치 후보지로 제시했다. 2026년 새만금 신항만 개항과 연계한 중국 관광객 유입, 새만금 말산업복합단지와의 연계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는 현재 서울, 제주, 부산·경남, 경북·영천(2025년 준공 예정)에 자리 잡고 있다. 호남 지역은 유일하게 경마장이 없는 지역으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유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순창과 김제 양측 모두 설득력 있는 유치 근거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역 내부의 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한목소리를 내도 아쉬운 판국에 내부 경쟁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와 경북 등도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전북 김제가 제시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유치 현황도. 김제시 제공
이번 한국마사회 유치 경쟁은 정부가 추진하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의 일부다. 전북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치열해질 유치 경쟁에서 지역 내 통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경우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관영 전북지사의 갈등 조정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여러 지역 현안에서 갈등 중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김제·부안 간 갈등, 전주·완주 통합 논의 과정에서의 이견 조율 실패, 새만금특별지자체 출범을 둘러싼 이해관계 대립 등에서 미온적인 조정 능력을 보였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벌써부터 갈등 요소로 작동하면 부정적일 것 같다"며 "각각의 의견을 듣고 조정할 부분이 있으면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