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원국들의 고용·노동장관들이 제주에 모여 지속가능한 노동시장과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고용노동부 등에 다르면 11일부터 3일 동안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APEC 고용노동장관회의가 개최된다.
2014년 베트남 회의 이후 중단됐던 APEC 고용노동장관회의는 11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국내에서 개최된 일은 1997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번 회의에는 칠레 조지오 보카르도 노동사회보장부 장관, 말레이시아 스티븐 심 치 키웅 인적자원부 장관 등 21개 회원 경제체의 고용노동 관련 수석대표가 참석한다.
한국은 공석인 고용노동부 장관을 대신해 김민석 장관대행(차관)이 참석한다. 회의 기간 중 김 차관은 일본, 태국 등 4개국 수석대표와 정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자회담을 실시, 고용노동 분야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APEC 회원 경제체들은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노동시장과 일자리'를 주제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일자리 격차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및 협력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양자 외교 중심의 국제관계 기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상생과 연대에 기반한 다자주의 협력 외교 논의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회의를 마친 후 회원 경제체들의 정책 방향과 의지를 담은 성명도 발표될 예정이다.
성명에는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노동시장 구축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에 대한 일자리 안전망의 확대 △AI(인공지능) 등 산업수요와 연계된 직업훈련 정책 고도화 △저출생·고령화의 인구학적 변화에 대응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정책교류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AI로 대표되는 디지털 가속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에 관한 내용은 오는 10월에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의제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의 성과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회의 이후에는 'APEC 지속가능한 일자리 포럼'(가칭)을 신설한다. 노동부는 포럼에 정부, 학계 전문가,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정례적으로 참여해 한국 정부의 '정책외교'가 확대되고 글로벌 일자리 협력기반도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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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직무대행은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책역량과 경험을 APEC 회원 경제체들과 공유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APEC 고용노동장관회의가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과 일자리 구축이라는 APEC 역내 공통의 핵심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플랫폼이자 협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한국의 고용노동서비스를 홍보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각 회원 경제체 대표단들은 행사장 내 마련된 고용센터 부스에서 '모바일 고용24'를 활용해 재학-취업-재직-재취업 단계별 고용서비스를 사용해보는 기회를 가진다. 또 AI 면접기, VR(가상현실)을 통한 직업훈련 및 산업안전 교육장비 등도 전시돼 첨단기술과 결합된 한국의 고용노동정책을 체험한다.
삼성전자, 카카오, HD현대마린솔루션, 호텔 HDC가 직접 참여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현장 주도 직업훈련, 중장년 재취업 지원 내용을 직접 소개하기도 한다.
회의 종료 후에는 중국 위 지아동 인적자원사회보장부 차관의 '서울고용노동+센터' 방문과 싱가포르 담당 국장의 노동부 본부 방문도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