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동로지스틱스 제공'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공룡 징둥(Jingdong)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징둥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또 한 번 거센 저가 물량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토종 플랫폼들이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징둥닷컴(JD.com) 산하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는 최근 인천과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센터는 국내외 판매자를 위한 제3자 물류 및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는 미국 소비재 브랜드의 국내 물류와 국내 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 물류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징둥닷컴은 글로벌 플랫폼 '징둥 월드와이드'를 통해 한국산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직구 물류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1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권역을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한국에 물류센터를 직접 세우고 운영하는 것은 징둥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기존의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가 중소 물류업체에 물류를 위탁해온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징둥로지스틱스는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북미·유럽·아시아 등지에서 2~3일 내 국제 배송 또는 일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징둥닷컴은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알리바바와 양분하는 양대산맥이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한국의 쿠팡처럼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를 갖췄으며, 2022년 기준 매출은 약 1517억 달러(약 217조 원)로 쿠팡의 네 배가 넘는다. 최근에는 포천(Fortune)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징둥의 한국 법인 설립은 이미 2018년에 이뤄졌다. 등기사항에 따르면, '징둥코리아'는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22년에는 국경 간 운송과 물류업도 사업목적에 포함시켰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서울 구로에서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로 이전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과거 11번가 본사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와 맞물려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 강화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징둥이 한국을 대안 시장으로 삼아 진출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