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영남권 경선에서 90.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영남권 경선에서 90.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더욱 굳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늘(21)일부터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1차 컷오프 여론조사에 돌입했고, 주요 후보들이 부산을 찾아 민심 다지기에 나서며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시작됐다. 여야 대권주자들이 부산을 핵심 승부처로 삼으며 지역 공약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PK에서도 대세론 입증…두 자릿수 격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순회경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 90.81%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충청권에서 기록한 88.15%보다 높은 수치로, 초반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흐름을 공고히 하는 결과다.
김경수 후보는 5.93%, 김동연 후보는 3.26%에 그쳤으며, 두 지역을 합산한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56%에 달했다.
'친문' 적자로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경수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PK에서조차 부진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준 영남의 큰 아들"이라는 발언과 함께 해수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등 지역 맞춤 공약으로 표심을 이끌었다.
국민의힘, 8명 경합 속 1차 컷오프 돌입…부산 민심 공략 가속
19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조별 토론회에서 유정복(왼쪽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국민의힘은 21일부터 이틀간 1차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본격적인 대선 경선 절차에 돌입한다. 이번 컷오프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진행되며, 후보군 8명 중 상위 4명을 추려 본경선에 진출시킨다. 결과는 22일 발표된다.
컷오프에 참여한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8명이다.
이들 주자는 보수 핵심 지역인 PK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잇따라 부산을 찾았다.
김문수 후보는 20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찬을 갖고, 부평깡통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민생 행보를 펼쳤다. 그는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나"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앞서 11~12일 부산을 방문해 광안리, 전포카페거리 등에서 도보 소통에 나섰고,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아 "부산이 미래 신성장축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안철수 후보는 대구·경북을 거쳐 21일 부산을 찾을 예정이며 "부산을 글로벌 창업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해양수도 vs 메가시티…부산, 대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
여야 대선 주자들은 PK 지역을 이번 대선의 전략적 승부처로 인식하고 맞춤형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하며 "부울경이 새로운 대항해시대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산업 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김경수 후보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과 부산창원울산 광역 순환 철도망 구축, 5대 권역별 메가시티 조성 등을 내세워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동연 후보는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대통령실·기재부·검찰 개편 등의 정치개혁과 함께, 지역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 모델 전환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PK 표심을 겨냥한 지역 공약을 본격 제시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부산을 반도체·디지털 산업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청년이 떠나지 않는 부산"을 만들겠다는 청년 특화 공약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부산을 글로벌 창업도시로 육성하고, 지능형 해양물류 시스템 및 디지털 금융 특구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이 아시아 경제 허브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역 노인 일자리 확대, 시장 상권 활성화,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이 살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 후보들은 경제, 교통, 산업, 금융,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산 맞춤형 메시지와 비전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 득표로 분위기를 장악한 가운데, 국민의힘 주자들은 컷오프 통과를 위한 지지세 확보에 부산을 핵심 지역으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은 1차 컷오프를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 4명을 가려낸 뒤, 2차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앞두고 있다.
부산은 여야 모두에게 대선 승부의 바로미터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