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이 전북 현대의 '명가 재건'이라는 중책을 안고 K리그1 2025시즌에 나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참가 K리그 4개 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AFC 챔피언스리그2(ACL2)에 참가하는 전북을 비롯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서는 울산HD, 포항 스틸러스, 광주FC 4개 팀이 참석했다.
오는 15일 K리그1 2025시즌이 개막하기 3~4일 전 ACL2와 ACLE가 재개되는 터라 이 4개 팀만 먼저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전북은 13일 오후 9시 포트FC를 상대로 AFC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전을 치른다.
K리그 최다인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1 10위로 추락하며 K리그2(2부) 강등 위기까지 몰렸다.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서울 이랜드를 꺾고 힘겹게 잔류에 성공했지만, 이미 명가의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졌다.
전북은 반등을 위해 새 시즌을 앞두고 EPL 출신의 포옛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우루과이 국적의 포옛 감독은 선수 시절 EPL 첼시FC와 토트넘에서 뛰었고, 은퇴 후 리즈 유나이티드(수석코치)와 토트넘 홋스퍼(수석코치)에서 코치로 지도 경력을 쌓았다.
이후 브라이턴(잉글랜드 2부)에서 감독직을 시작한 포옛 감독은 선덜랜드(EPL) 등 잉글랜드를 비롯해 AEK 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보르도(프랑스) 등 다양한 리그와 클럽을 거쳤다. 최근에는 그리스 국가대표팀(2022~2024년)을 이끌었다.
왼쪽부터 광주 이정효 감독, 전북 거스 포옛 감독, 울산 김판곤 감독, 포항 박태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유럽의 선진 축구를 경험했지만 K리그 팀을 지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국내 사령탑들은 포옛 감독에게 한마디씩 덕담을 건넸다.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울산 김판곤 감독은 "반 시즌밖에 하지 못해서 감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포옛 감독을 환영한다. 세계적인 명장이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귀감이 될 것 같다. 모두가 기대하는 선진적인 유럽 축구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리아컵 2연패를 이끈 포항 박태하 감독도 "K리그 입성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K리그는 정말 어렵다. 높은 위치에 있다가 추락하는 경우도 많다. 명가 재건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셔야 할 것 같다.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광주 이정효 감독은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그는 "팁을 주고 싶다. 광주를 이기려고 하지 마시고 서울, 포항, 울산, 제주, 대전을 이기면 우승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이 팀과 할 때는 200%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으면 좋겠다.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포옛 감독은 "모두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 축구를 배우기 위해 K리그에 왔다"면서 "선수와 리그의 특성을 빨리 파악하면 전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수들이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에서 국가대표로 차출되는 선수가 많아지고, 팀이 좋은 결과까지 낸다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서의 책임감도 알고 있다. 항상 축구라는 건 부담감 속에서 치러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