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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반쪽 휴진'…큰 혼란 없지만 일부 환자 발길 돌려(종합)

보건/의료

    서울·수도권 '반쪽 휴진'…큰 혼란 없지만 일부 환자 발길 돌려(종합)

    "지방에서는 '여의도 총궐기대회'에 참석 위해 오전부터 휴진을 내걸기도"
    오후 휴진 의원에 "집단 휴진 참여하나" 물으니 "개인 사정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반발
    한 동네의원 원장 "휴진 신고 안 한 병원 많을 것"
    내과 방문했는데…"수액 맞으러 왔는데, 문이 잠겨 있어"

    개원의들이 소속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하루 총파업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시내 한 의원을 찾은 환자가 '휴진'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 의사가 살려낸다를 주제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한다. 황진환 기자개원의들이 소속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하루 총파업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서울시내 한 의원을 찾은 환자가 '휴진'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 의사가 살려낸다를 주제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한다. 황진환 기자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에 이어 동네의원 의사들도 '전국 전면 휴진'에 나선 18일 전국 의료 현장에서 대규모 혼란이 빚어지진 않았지만, 일부 환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서울·수도권 지역의 동네의원 중에서는 오전에는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휴진을 하는 '반쪽 휴진'을 선택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의협의 '총궐기대회'에 참석하기위해 오전부터 휴진을 내걸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동네의원 20곳을 방문한 결과, 18곳은 오전·오후 모두 정상 진료를 했다.

    2곳은 오전에만 진료를 하며 오후에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휴진한다'고 안내했다. 한 의원은 정문에 '알려드립니다. 6월 18일 오후에는 휴진하오니 양지하여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 한 동네의원에서 내건 휴진 안내문. 김정록 기자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 한 동네의원에서 내건 휴진 안내문. 김정록 기자
    오후에 휴진한다고 안내한 한 의원에 '오후에는 집단 휴진에 참여하나'라고 물으니 의원 관계자는 "아니다. 그냥 쉬는 것"이라며 "원장님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다른 '오후 휴진' 의원은 전화 ARS를 통해 '18일은 개인 사정으로 오후 휴진한다'고 안내했다. 이 의원 관계자도 "집단 휴진 참여와는 관련이 없다"며 동참을 부인했다.

    다만 휴진하는 의원을 방문한 환자가 많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 오후에 휴진을 안내한 의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60대 최모씨는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왔다"며 "오늘 휴진하는 줄은 몰랐는데 어차피 오전에만 진료를 볼 생각이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들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기 화성 동네 의원 "휴진 신고 안 한 병원 많을 것"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동네 의원도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서너 명 정도가 소파에 앉아 있을 뿐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의협 소속인 원장 A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참여하지만 오전에는 평소대로 병원 문을 열었다. 다만 환자들에게 오후 휴진 안내를 하거나 지자체에 사전 신고를 하진 않았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어겨 적발될 경우 불이익이 우려돼 '반쪽' 휴진을 선택한 것.
     
    A씨는 "저처럼 오전만 진료를 보거나 휴진 신고를 하지 않은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공식 집계된 휴진율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의원들이 휴진,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8일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의 한 진료과 접수대에 휴진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정성욱 기자18일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의 한 진료과 접수대에 휴진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정성욱 기자
    실제로 수원시내 개원의들이 몰려 있는 인계동 일대 대부분 병원들은 정상 진료 중이었다. 단 일부 의원은 당일 휴무 공지를 올려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수원시청 인근의 의원 출입문에는 정기휴무 안내문 옆에 '6월 18일 휴진 안내'라는 붉은 글씨가 적힌 A4용지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병원 소속 간호사들은 모두 출근한 상태였다.
     
    한 간호사는 "휴진인 걸 모르고 조금 전에 환자 한 분이 그냥 돌아가시기는 했다"며 "원장님이 개인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을 뿐 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30대 주부는 "사전에 확인하고 와서 휴진 우려는 안했다"면서도 "애 키우는 입장에서 의사들 파업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애가 아프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개원의들의 파업 참여가 저조한 건 '휴진 효과'가 거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한 개원의 B씨는 "당장 휴진하면 일부 시민들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동네병원 속성상 생명을 오가는 일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속한 전공의들의 휴진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그렇다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기조에 동조하는 건 아니다"라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별일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대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추진하는 정부에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동네의원, 학회참석·대청소 내걸고 휴진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예고한 18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병원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린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예고한 18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병원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린 기자
    이날 오전 부산진구의 한 정형외과 앞. 굳게 닫힌 문 앞에는 "원장의 학회 참석으로 휴진한다"는 안내문 한 장이 붙어있었다.
     
    인근 한 통증의학과 병원도 방역과 청소를 이유로 이날 전체 진료를 휴진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원래 1년에 한 번씩 하는 방역과 대청소를 오늘 실시해서 진료가 없고 의사 선생님들도 출근을 안 했다"며 "(의협 집단휴진과는) 관계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은 오전 일찍 잠시 진료하다 진료를 조기 종료한 뒤 간호사만 병원을 지키고 있기도 했다.
     
    다만 대다수 병·의원에선 정상적으로 진료를 해 병·의원을 찾은 시민들이 큰 의료 혼란이나 불편을 겪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부산진구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본 서상락(70대·남)씨는 "매달 보는 진료가 있는데 오늘도 평소와 같이 진료를 받았고, 병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진료를 못 받았으면 불편했을 텐데 정상 진료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남, 대부분 정상 진료…일부 '깜작 휴무 공지' 불편도


    개원의가 몰려 있는 전남 순천 조례동 일대와 신대지구 병원들도 대부분 정상 진료 중이었다.
     
    다만 일부 의원은 갑작스럽게 휴무 공지를 올려 일부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조례동 의원을 찾은 주민 C(51)씨는 병원 문에 붙여있는 '휴진 안내문'을 읽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는 그는 "갑자기 목이 부어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왔는데 문이 닫혀 있다"며 "전국적으로 의료계가 시끄러운 상황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 전화로 확인하고 올 걸 그랬다"며 씁쓸해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의료계 집단 휴직이 진행된 18일 전남 순천 성가롤로 병원이 환자로 붐비고 있다. 박사라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의료계 집단 휴직이 진행된 18일 전남 순천 성가롤로 병원이 환자로 붐비고 있다. 박사라 기자
    전남 동부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2차 의료기관인 성가롤로 병원은 전문의 1~2명만 휴진에 동참해 휴진으로 인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문의 방 앞에는 '6.18(화) 휴가로 휴진합니다'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었다.

    다행히 일주일 전 휴진을 결정했고, '예약제'로 이뤄지는 진료 시스템이어서 기존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은 아니었다.

    전북, 소아과 진료 불편…"아이 열 나는데 어디로 가야"


    전북 전주에선 소아과를 중심으로 진료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방문한 전주 효자동 인근의 한 소아과는 불이 모두 꺼진 채 빈 소파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입구에는 '6월 18일 병원 사정에 의해 금일 휴진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만 두 장 붙여져 있었다. 방문한 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아이의 손을 잡고 소아과를 방문한 엄마 2명을 만날 수 있었다.

    효자동에 거주하는 D씨는 병원 휴진 소식에 "아이가 열이 나서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스마트폰으로 검색 창을 열어 인근 소아과를 찾았지만, 인근 6곳의 소아과 모두 '오늘 휴무' 알림이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엄마 E씨 역시 스마트폰으로 소아과를 검색하며 "지금 병원을 찾느라 정신이 없어 인터뷰할 수가 없다"고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집단 휴진 여파는 소아과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같은 건물 내과 역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6월 18일과 19일 휴진합니다'라고 알렸다.

    내과에 방문한 F씨는 "몸이 너무 안 좋아 수액을 맞으러 왔는데 문이 잠겨있다"고 말했다.

    강원, 택시타고 온 할머니도 "먹던 약 떨어졌는데…"


    "약도 다 떨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의사 단체가 전면 휴진을 예고한 18일 오전 강원 춘천시 명동 일대는 아침부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대다수 병원들이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허리가 굽어 걸음조차 힘든 노모를 간신히 부축하며 한 안과를 찾은 아들은 엘리베이터 버튼 위에 붙은 '병원사정으로 휴무 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18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건물에 위치한 병원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가운데 환자들이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구본호 기자18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건물에 위치한 병원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가운데 환자들이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구본호 기자
    한 병원은 '병원 직원들 건강검진의 날로 인해 휴진한다'는 내용을 병원 건물 내부 게시판에 붙여 놓기도 했다.

    한 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을 찾았던 한 할아버지는 문 닫은 병원 앞 캄캄한 복도를 서성이다 결국 집으로 향했다.

    "평소 가던 건너편 병원이 문을 닫았다"며 부모를 모시고 온 50대 여성은 이곳마저 문을 닫자 분통을 터뜨렸다.

    평소 다니던 병원에 약을 타기 위해 왔다는 한 할머니는 "약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하나. 그것도 모르고 택시타고 왔는데"라며 하소연했다.

    정부 "현장 확인 및 채증 통해 '행정처분' 한다"


    정부는 동네 병·의원 등의 집단행동을 이끈 의협을 향해, 협회의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를 계속할 경우 임원 변경 및 '법인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엄포를 놨다.

    이날 오전 개원의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 정부는 불복 사실이 확인된 의협 회원 등에 대해 면허 정지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지자체와 함께 전국 3만 6311곳의 의료기관에 진료 명령을 내린 정부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모든 개원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우선 진료현황을 모니터링한 뒤 시·군·구 단위 휴진율이 '30%'를 넘기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불법 휴진한 병원들에 대해선 채증 등을 거쳐 의료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및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사전에 경고한 대로, 환자에게 사전 안내 없이 예약된 진료 일정 등을 일방적으로 취소·연기하면 의료법 제15조상 불법 진료거부로 판단해 전원 고발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진료를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는 미리 휴진 신고를 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 경우는 예외가 될 것"이라며 "휴진 신고 명령과 진료 명령도 내렸는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오후에 가서 현장 확인을 하고 채증을 통해 행정처분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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