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연합뉴스러시아 국방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4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장악한 뒤,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 정규군의 헬리콥터 한 대를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자신들의 행동이 "정의의 행진"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사실상의 쿠데타로 러시아 군부와 용병그룹 간의 파워게임이 폭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우리는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 안에 있으며 현재 시각 오전 7시30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행장을 포함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시설이 우리의 통제 하에 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4일 로스토프나도누에 설치된 검문소 모습. 연합뉴스로스토프나도누는 모스크바로부터 1000km 정도 떨어진 러시아 남부도시이다.
프리고진은 아울러 이날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민간 호송대에 발포한 뒤 바그너 부대에 의해 격추됐다고도 밝혔다.
프리고진은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들을 타격하면서 자신의 부하가 다수 사상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응징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저항을 시도하는 누구든 죽일 것"이라며 "이것은 쿠데타가 아니고 정의의 행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프리고진에 체포령을 내린 러시아 크렘림궁은 러시아 검찰이 푸틴 대통령에게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시도를 보고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24시간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크렘링궁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 용병그룹이 모스크바 진격 가능성을 압박하자 러시아 보안당국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모스크바 일대의 모든 주요 시설과 정부 및 교통 기반시설의 보안을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내부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데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상황에 대한 국가안보회의의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
애덤 호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