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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석달 새 4명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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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석달 새 4명 (종합)

    2018년 6200만원 전세계약…최근 피해지원센터 상담받아
    숨진 피해자, 최근까지 주변에 전세사기 문제 고통 호소
    상임위 통과한 전세사기 지원특별법…피해자들 '빚에 빚 더하기' 반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사진 연합뉴스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사진 연합뉴스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또 다른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길거리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4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일 오전 9시 47분쯤 A씨 회사 동료로부터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을 하던 중 그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A씨 자필 유서를 토대로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가 숨진 채 발견된 차량 주변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와 함께 그을린 복권 용지가 발견됐다.
     

    2018년 6200만원 전세계약…최근 피해지원센터 상담받아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A씨가 지낸 아파트 승강기에 부착된 관리비 장기 미납 세대 공지문. 사진 연합뉴스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A씨가 지낸 아파트 승강기에 부착된 관리비 장기 미납 세대 공지문. 사진 연합뉴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였다.
     
    인천시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6월 보증금 6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2017년 2월 근저당이 설정됐으며 현재 경매에 넘어갔다. A씨는 경매로 아파트가 낙찰될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 외 나머지 3500만원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 지난달 25일 인천 전세사기 피해지원센터를 찾아 법률 상담을 받으면서 경매에 따른 구제 방법을 문의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자라는 걸 입증하는 피해 확인서를 발급받지 않았고, 긴급주거나 금융 지원 등의 구제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도 전세사기 피해 신고를 하지는 않았다.
     
    미추홀구는 A씨가 살던 아파트는 2개동 총 140세대 규모이며 이 중 80%에 해당하는 113세대가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A씨 자필 유서를 토대로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피해자, 최근까지 주변에 전세사기 문제 고통 호소

    24일 인천시 미추홀구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인 4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A씨가 살던 미추홀구 아파트에 도시가스 검침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연합뉴스24일 인천시 미추홀구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인 4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A씨가 살던 미추홀구 아파트에 도시가스 검침 안내문이 부착된 모습. 연합뉴스
    소방시설관리업체에서 20년 가까이 재직했던 A씨는 최근 전세사기 문제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부쩍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3~5월 수도 요금 1만3400원을 비롯해 자동차세와 지방교육세 7만4550원 등을 체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는 그는 26개월간 369만원 상당의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않아 관리비 미납 가구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관리실 측은 승강기에 공지문을 붙여 관리비 장기 연체 가구를 대상으로 불시에 단전·단수를 시행한다고 경고한 상태였다.
     
    이웃들도 A씨가 최근 아파트 복도에 술에 취해 주저 앉거나 자신의 차량에서 오랫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천에서는 앞서 지난 2월 28일, 4월 12·14일에도 건축업자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30대 피해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건축왕' 사건이 아닌 '빌라왕' 사건의 피해자인 C(30)씨가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숨진 것까지 포함하면 전세사기 관련 사망자는 총 5명이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A씨 사망과 관련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는 않았다.
     

    상임위 통과한 전세사기 지원특별법…피해자들 '빚에 빚 더하기' 반발

    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전국 대책위원회와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전국 대책위원회와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같은 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최우선변제금을 못 받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현재 기준의 변제금만큼 최장 10년간 무이자로 빌려주고, 이를 초과하는 전세보증금은 1~2%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실상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애초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보증금을 먼저 돌려주고 나중에 사기 피의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이른바 '선(先) 구제 후(後) 회수' 방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 방안이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번 특별법안이 '빚에 빚 더하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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