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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음악·연기는 합격점이지만…뮤지컬 '베토벤'



공연/전시

    [노컷 리뷰]음악·연기는 합격점이지만…뮤지컬 '베토벤'

    뮤지컬 '베토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3월 26일까지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창작뮤지컬 '베토벤'은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베토벤의 감춰진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을 만든 작가 미하엘 쿤체 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7년에 걸친 담금질 끝에 내놓은 신작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지난달 12일 공연이 베일을 벗었다. 기대와 달리 관객 사이에서는 혹평이 많았다. 관객 평점 7.4. 같은 시기 공연 중인 다른 대극장 뮤지컬의 평점이 9점대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평가다. 다만 지속적인 수정·보완 작업 덕분에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평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뮤지컬 '베토벤'은 악성(樂聖) 루드비히 베토벤의 사랑 이야기에 방점을 둔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이 사망한 후 그의 유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가 발견된 것이 서사의 출발점이다.

    역사가들은 여러 정황상 '불멸의 연인'이 안토니 브렌타노라고 추정했다. 안토니는 15살 연상의 은행가와 정략결혼한 후 4명의 자녀를 둔 유부녀. 공허함으로 가득찬 결혼생활을 영위하던 중 우연히 남편의 친구이기도 한 베토벤을 만나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눴고 전해진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음악가로서 갈채와 환호를 받았던 것과 달리 베토벤의 삶은 불행했다.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 속에 자란 아픈 과거를 지우지 못한 채 사람을 불신하며 외롭게 살았다. 청력까지 상실하면서 절망감에 휩싸인 그를 이해하고 보듬어준 사람이 안토니였다. 사랑에 빠지는 건 당연한 수순. 다만 공연에서는 베토벤과 안토니의 사랑이 갑작스럽게 깊어지는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베토벤의 동생인 카스파 반 베토벤의 이야기도 사족처럼 느껴졌다.

    부족한 서사를 메우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박효신은 섬세하고 냉소적인 베토벤 캐릭터를 구축한 느낌이다. 특히 안토니 역의 옥주현과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은 자연스러워서 몰입이 잘 됐다. 베토벤 역은 카이, 박은태, 안토니 역은 조정은, 윤공주가 함께 캐스팅됐다.

    베토벤의 클래식 명곡에 기반한 넘버(음악)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아름답고 웅장한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세련되게 편곡했다. 멜로디가 익숙한 덕분에 몇몇 넘버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교향곡 5번(운명)을 변주한 1막 마지막 장면의 '너의 운명'이 압권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넘버에 가사를 욱여 넣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무대연출은 나무랄 데 없다. 베토벤과 안토니가 재회할 때 프라하의 명물 카를교가 내려오는 장면, 베토벤이 직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장면 등이 좋았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라서 안성맞춤이었다. 커튼콜 역시 대작 뮤지컬 팬들이 기대하는 요소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다만 몇몇 장면에서 EMK뮤지컬컴퍼니의 기존 비엔나 뮤지컬에서 봤던 장면이 연상되는 건 옥에 티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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