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쥔 복귀로 완전해진 NCT 드림의 '영원'이란 약속[노컷 리뷰]
"그리고 또 감사해야 될 분이 나! 이 모든 걸 이겨내고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나! 너무 감사하단 말하고 싶고, 그거를 도와주신 여러분들이 사실 제일 고맙다고 생각하고요. 여러분들이 제 등을 어깨를 항상 올려주고 있으니까 제가 다시 나와서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런쥔)
컨디션 난조와 불안 증세로 올해 4월부터 활동을 중단한 런쥔은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세 번째 월드 투어 시리즈 '더 드림 쇼 3'(THE DREAM SHOW 3)를 함께하지 못했다. 10월 복귀를 알린 후 네 번째 정규앨범 '드림스케이프'(DRAEMSCAPE)로 활동했고, 전 세계 25개 지역 37회에 걸친 공연 중 앙코르 공연 마지막 3회에 참여했다. '6드림'으로 시작한 '더 드림 쇼 3'는 '7드림'으로 감격스러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우리는 스케줄이 진짜 계속계속 있다"라는 마크의 말처럼, NCT 드림은 2024년을 쉴 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 올해 미니 5집 '드림 이스케이프'(DREAM( )ESCAPE)와 정규 4집 '드림스케이프'(DREAMSCAPE)를 비롯해, 일본 싱글 '문라이트'(Moonlight), 영어 싱글 '레인스 인 헤븐'(Rains in Heaven) 등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신곡을 발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6개월 동안 월드 투어를 다녔고, 12월의 첫날에 그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7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더 드림 쇼 3 : 드림스케이프 피날레 인 서울'(THE DREAM SHOW 3 DREAM SCAPE FINALE in SEOUL)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이미 이틀을 달렸지만, 마지막 날 공연에서 멤버들은 하나같이 기운찼다.
팬들의 큰 함성에 "와~" 하고 감탄한 제노는 "뭔가 막콘이라서 그런지 여러분들도 오늘 텐션이 약간 높다. 이 텐션 끝날 때까지 계속 끌고 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지성은 "콘서트 3일 중 오늘이 최고"라며 "에 돌아갈 힘 안 남겨놓고 완전 다 쏟아부을 테니까 같이 따라와 달라"라고 요청했다. 해찬은 "제가 원래 공연 전에 레드불을 잘 안 먹는데 오늘은 레드불의 힘을 빌려야 될 거 같아서 마셨고 제 텐션 미쳤다. 여러분 제 텐션 감당할 수 있나? 끝까지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앙코르 콘서트는 '드림 이스케이프'와 '드림스케이프' 앨범에 담긴 '어두운 현실에서 탈출해 이상적인 꿈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서사'에 중점을 두어 꾸몄다. '더 드림 쇼 3'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조금씩 변주를 시도했다.
'아이캔트필애니씽'(icantfeelanything)이 흐르는 인트로 영상으로 시작해 첫 곡을 '박스'(BOX)로 하고, '에스오에스'(SOS) '포이즌'(Poison)(모래성) '119' 등 어둡거나 무게감 있는 곡으로 초반부를 채운 것은 비슷한 흐름이었다. 스케이트보드(Skateboard)+댄스 브레이크, '아이에스티제이'(ISTJ) '스무디'(Smoothie)를 연달아 선보여 본 공연 마지막을 가열차게 달린 것도 같았다.
나인티스 메들리(90's Medely)로 묶인 곡 중 '위 고 업'(We Go Up)과 '번지'(Bungee)는 그대로였으나, '비트박스'(Beatbox)가 추가됐다. '비트박스'로 시작해 '위 고 업'과 '번지'로 들어갔다가 다시 '비트박스'로 돌아나오는 구성이 독특했다. 야구 점퍼로 스포티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낸 의상과 어울리는 미끄럼틀 세트가 잘 어울렸다. 몇몇 멤버는 미끄럼틀을 타고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다.
중반부 '발자국'(Walk With You) '북극성'(Never Goodbye) '숨'(Breathing) 무대에선 NCT 드림 음악의 중요한 축인 '아름다운 음색 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노운'(UNKNOWN)이 빠진 자리에는 '레인스 인 헤븐'이 들어갔다. '레인스 인 헤븐'은 생각보다 안무가 본격적이었지만, 동시에 미성과 화음이 매력적인 곡이었기에 듣는 재미가 상당했다.
'드림 런'(Dream Run) '파이어플라이스'(Fireflies) '헬로우 퓨처'(Hello Future) '브로큰 멜로디스'(Broken Melodies)에, '트리거 더 피버'(Trigger the fever)를 넣은 '밴드 편곡' 구간도 기억에 남는다. '드림 런'에서는 드럼, '트리거 더 피버'에서는 기타 연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록 버전으로 편곡한 '119'는 귀를 찢을 듯한 날카로운 기타 소리와 드럼 연주로 한층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번 공연에는 가장 최근 앨범인 '드림스케이프' 신곡 무대도 포함됐다. 두 번째 순서로 나온 '노 이스케이프'(No Escape)로는 어딘가 위험해 보이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뽐냈다. 선공개 싱글 '레인스 인 헤븐'과 타이틀곡 '웬 아임 위드 유'(When I'm With You)에서는 NCT 드림의 트레이드마크인 '청량'을 풀어냈다.
하우스 기반의 일렉트로닉 팝 '웬 아임 위드 유'는 콘서트에서 무대로 만났을 때 더 흥이 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지 리스닝'에 가까운 노래지만 안무와 퍼포먼스의 '각'이 살아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전주가 나올 때 멤버들은 반지 케이스를 들고 시즈니(공식 팬덤명 '엔시티즌'의 애칭)에게 청혼하는 듯한 깜찍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다.
흥겨움이 가장 두드러졌던 구간은 '츄잉 검'(Chewing Gum) '요거트 쉐이크'(Yogurt Shake) '캔디'(Candy) 때였다. 2016년 NCT 드림의 출발을 알린 데뷔곡 '츄잉 검'은 그 시절 추억을 되새기듯 호버보드를 타고 무대를 꾸몄다. 천러는 누운 채로 두 개의 호버보드를 타고, 재민은 호버보드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등 진기한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요거트 쉐이크'와 '캔디'는 곡 자체도 신났지만, 무대를 하는 멤버들이 그야말로 무척 신나 보여서 그 에너지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퍼포먼스를 강조한 '스케이트보드' 'ISTJ' '스무디'에서는 180도 다른 묵직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로 짜릿함을 선사했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멤버들의 댄스 브레이크가 백미였다. 마크는 천러를 들어 올려 돌리는 고난도 퍼포먼스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번 콘서트 때에서도 실감했듯 'ISTJ'와 '스무디'는 무대로 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었다.
팬들의 '요 드림! 쩔어주자 파이팅' 구호 대결과 '라이크 위 저스트 멧'(Like We Just Met) 떼창 이벤트가 끝난 후 앙코르로 등장한 NCT 드림은 '고래'(Dive Into You) '하늘을 나는 꿈'(Heavenly)(확장 편곡) '에이엔알'(ANL)을 차례로 들려줬다.
'고래' 무대 때 멤버들은 셋, 넷씩 나누어 이동차로 그라운드 플로어를 돌며 팬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콘서트에서 무대를 최초 공개한 '하늘을 나는 꿈'에선, 열기구 모양의 업&다운 스테이지를 통해 노래 제목처럼 '하늘을 날았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업&다운 스테이지를 두고 "3~4층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 멤버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그라운드 플로어에서부터 4층까지 있는 거대한 공연장에 맞게, 가로 34m × 세로 15m 규모의 초대형 LED가 설치돼 멀리에서도 멤버들의 움직임을 잘 볼 수 있게 했다. 리프트 장치도 14대나 있었고, 미끄럼틀 세트와 소품('비트박스'), 가로 8.8m × 세로 7.5m의 대형 무지개 세트('웬 아임 위드 유') 등 노래에 맞춘 특별 세트가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화려한 폭죽과 레이저, 달콤함과 싱그러움 등 곡에 맞춘 향기 분사, 아낌없이 쏘았던 콘페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주인공 연출'을 통해선 총 7곡을 골라 곡마다 한 멤버가 부각되도록 했다. '박스'에선 후렴 파트 전 해찬을 클로즈업했고, '노 이스케이프'에선 천러가 초반 독무를 담당했다. 마크는 '비트박스'에서 읊조리는 듯한 비트박스와 랩으로 노래를 열었다.
지성은 '츄잉 검' 때 카메라를 조정해 원샷을 받았다. 제노는 '웬 아임 위드 유' 등장 당시 마지막을 장식했으며, 재민은 'ISTJ' 후반부에 댄서들과 짧은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런쥔은 'ANL'에서 나비 날개를 띄운 화면을 활용해 고음 파트를 더 극적으로 소화했다.
런쥔의 부재로 그동안 해찬, 천러가 더 '열일'해야 했다면, 이번 앙코르 콘서트에서는 런쥔의 복귀로 다시 '7드림'이 되어 한층 온전한 무대를 완성할 수 있었다. '발자국' '북극성' 'ANL' 무대에서 특유의 아름다운 런쥔의 음색과 가창력이 도드라졌다. 이전보다 라이브가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어서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날 NCT 드림 7명 전원이 온 힘을 쏟아 생생한 라이브를 선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천러의 대활약을 짚고 싶다. '번지' '비트박스' '위 고 업' 같은 경쾌한 음악에서도 빛났고, '브로큰 멜로디스'에서는 원곡보다 더 높인 고음의 애드리브를 쏘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나' 부분을 자체 화음 처리한 '스무디'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투어 통해서 여러분들과 더 친해진 거 같은 느낌, 저도 개인적으로 좀 는 거 같은 느낌"이라며 "이번 투어 너무 만족스럽고 너무 행복했던 추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천러는 "그분들 없었으면 저희 공연 못 했다"라며 많은 스태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해찬은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투어랑 앨범 준비랑 여러 가지들 같이하면서 저희가 정말 체력적으로 사실 너무 힘들었다. 그 시간을 잘 버텨낸 멤버들에게도 한번 박수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멤버들을 향해 "잘했어! 잘했어!" 알았어, 이따 뽀뽀해 줄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늘 '정답 없는 일'을 보다 더 잘해보려는 고충에 관해서도 진지하게 언급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콘서트를 준비하든 앨범을 준비하든 정말 어렵다고 느껴지는 게 하나가 뭐가 있냐면요. 정답이 없잖아요. 수학 문제를 풀면 정답지가 있고 이론이 있는데 이 일은 정답이라는 게 없는 거 같아요. 저희는 정답이 없는 걸 향해서 정말 그냥 여러분들 좋아했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정말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하나로 저희 회사 식구분들 그리고 저희 멤버들이 24시간 정말 피땀을 흘려서 정말 열심히 만들거든요. 여러분들에게 정말 사랑을 받고 싶어서 만든 앨범이지만 조금 아쉬워도 무대가 됐든 어떤 게 됐든 여러분들이 그래도 조금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 해 줄 수 있죠? 그냥 그런 거(응원) 하나하나가, 저희가 아무리 그 어떤 정답이 없더라도 그냥 계속 달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여러분이 정말 많이 예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도 안 돼, 끝이라니…"라고 말문을 연 지성은 "2025년은 2024년의 장점을 가져가되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열정만으로 모인 이 일곱 명을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히려 저희에게 열정을 줘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여러분도 행복했음 좋겠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재민은 "저의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한 가수만, 한 팀만 바라보고 응원을 해 주는 일들이 저는 정말 거의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이 그걸 해냈다. 정말 너무 축하한다. 여러분들에게 박수를 주시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 와 주신 시즈니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런쥔은 팬들에게 손을 들고 자기 머리를 쓰다듬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 콘서트 처음부터 끝까지 안무를 애들이 투어 돌고 있을 때 저 혼자 배웠다. 그때 함께하며 저를 꽉 잡아주셨던 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이 콘서트를 할 수 있었다. A&R 팀과 시즈니씨에게도 감사하다"라며 "이 모든 걸 이겨내고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자기 자신에게도 고맙다고 해 감동을 안겼다.
제노는 "올 한 해의 앨범 활동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그런 순간이 바로 오늘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덕분에 이 마침표를 정말 예쁘게 찍을 수 있었던 거 같다"라며 "우리와 함께 좋은 추억 같이 쌓아줘서 감사하고 항상 여러분들이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느낄 수 있게 저희가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리더 마크를 향해서는 "참 이번 한 해 참 드림에게 있어서 마크 형에게 있어서 정말 힘들었을 한해였을 텐데 그래도 드림이들을 잘 이끌어줘서 감사하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해 시즈니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오늘 후회 없이 놀았는지, 멤버들을 예쁘고 멋지게 카메라에 담았는지 물은 마크는 '콘서트'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정말 너무 특별하고 저를 진짜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함께한 스태프들과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마크는 "일 속에서도 행복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지난 3일이 일이긴 했지만 정말 순수하게 행복했던 콘서트 같아서 너무너무 소중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크는 "오늘을 위해 아껴놨던 말이긴 한데 정말… 너무나도 고생해 준 그리고 너무 고마운 우리 런쥔이에게 한 번 더 박수를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걸 제일 반갑게 본 우리 멤버들, 정말 모두에게 솔직히 좀 쉽지 않았던 상황들도 있었지만 그걸 다 힘내서 잘해보자는 멤버들을 보고 나도 좀 기특했어가지고 우리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겠다"라고 부연했다.
"우리는 영원을 약속할 수 있지 않나"(마크)라며 "우리가 처음 만났던 것처럼, 2016년 8월 25일 그날을 생각하며 불러드리겠다"(런쥔)라고 소개한 '라이크 위 저스트 멧'이 마지막 곡이었다. "2025년에는 어떻게 하면 더 멋있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드림이 될 수 있는지를 더 생각해 보면서 더 노력해 보면서 준비"하겠다는 NCT 드림은 총 29곡의 무대로 이날 약 3시간 반 동안 관객을 만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 동안 하루 2만 명씩 총 6만 관객을 동원했다.
2024.12.0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