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군제 기간 주요 업체 출하량과 매출 추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제공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대륙에서 애플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애플은 중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광군제(光棍節) 기간에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68%를 차지하며 독주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8%에 그쳤다. 한때 20% 점유율로 중국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현지 업체에 밀리고 '사드' 악재까지 겹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군제를 전후로 한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기간에 스마트폰 판매량은 90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애플은 350만대의 출하량으로 점유율 39%를 보이며 31%에 그친 샤오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특히 애플은 매출 기준으로는 35억달러(약 4조7400억원)를 기록, 전체 시장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애플도 전년 대비로는 출하량이 27% 감소했지만 현지 업체를 누르고 리더십을 강화했다"며 "아이폰14와 아이폰13 시리즈로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을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도 애플은 아이폰14 출시 이후 중국 시장에서 7주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아이폰13 출시 때 1주만 반짝 1위에 올랐던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애플은 9월 20일에서 10월말에 이르는 약 6주 동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증가했다. 샤오미가 33% 빠지는 등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15% 역성장하는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민수 연구원은 "애플의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지위는 화웨이의 부재, 타 브랜드의 고가 영역 진출 제한 등으로 인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출시한 금빛 폴더블폰 'W23'과 'W23 플립'. 샘모바일 캡처 반면 삼성전자는 '0%'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글로벌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20%를 웃도는 점유율로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도 1위였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가성비를 앞세운 현지 업체의 등장으로 점유율을 차츰 내주기 시작하더니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불매운동에 휩싸이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4분기 관련 조사에서 처음으로 점유율이 0%대로 떨어졌고, 6년째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8%을 기록했다는 최근 조사도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웨이보 캡처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플립4를 금빛으로 치장한 한정판 'W23'과 'W23 플립'을 출시했다.
중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금색을 경첩 등 주요 부위에 활용하고, 사양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램과 저장공간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갤럭시Z폴드3를 기반으로 한 'W22'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사업의 새 전략을 짤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다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전사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사업 조직을 개편해 부회장 중심으로 혁신팀을 만들었다"며 "여러 분석과 고민을 기반으로 휴대폰 비즈니스도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점유율 22%로 세계 1위를 지켰지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애플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보다 출하량을 늘리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의 삼성전자의 부진이 더 뼈아픈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큰 위기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지만 개편 전략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뾰족한 반전 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