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그룹 BAE173을 만났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인터섹션'(INTERSECTION) 시리즈를 마친 보이그룹 BAE173이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에서 착안한 새로운 시리즈 '오디세이 : 대시'(ODYSSEY : DaSH)로 돌아왔다. 팀 막내인 도현이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했다는 점이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이다. 그동안 '받은 곡'을 잘 소화하려고 노력했다면, 멤버들의 특성을 보다 잘 아는 도현이 BAE173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냈기에,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다.
앨범 발매 하루 전인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BAE173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BAE는 '다른 누구보다 먼저' '최애'(가장 좋아하는) 등의 뜻을 지닌 'Before Anyone Else'의 약자이며, 각각 '완벽함'(1)과 '행운'(7, 3)을 뜻하는 숫자를 조합해 BAE173이라는 그룹명이 탄생했다. 제이민·한결·유준·무진·준서·영서·도하·빛·도현은 '그냥 우리를 보여주자'라는 각오를 새 앨범에 담았다.
맏형 제이민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의 '인터섹션' 시리즈는 "우리 아홉 명이 이렇게 만났고, 우리는 이런 애들이라는 자기소개 같은 느낌"이었고, 이번 '오디세이' 시리즈는 "오디세우스가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가서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처럼, K팝 시장 안에서 우리의 모험을 하겠다, 역경과 힘듦 무엇이 있든 거치는 여러 과정이 담길 텐데 그 시작인 앨범"이다.
2020년 데뷔해 2주년을 앞둔 '신인' 입장에서 타이틀곡을 포함해 앨범 작업 전체를 총괄하는 것은 부담이 따를 수 있었지만, 도현은 부담과 걱정을 뒤로 하고 결심 후 실행했다. 그는 "실행하기 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무언가) 하려다가 보여드리지 못한 게 있었다. 팬분들께 많은 작업물을 보여드리지 못했더라"라며 "저 개인적으로도 최대한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부담이나 걱정보다는 해보자는 결심을 하고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BAE173은 3개월 만에 새 앨범 '오디세이 : 대시'로 지난 17일 컴백했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이미 컴백 일정이 정해진 상태. 평소에도 '우리 팀 노래를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는 도현은 이번 앨범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회사가 이를 수락하면서 프로듀서가 되었다. 이전에도 도현은 '인터섹션 : 블레이즈'(INTERSECTION : BLAZE) 수록곡 '러닝'(Runnin') 작곡을 비롯해 수록곡 작사를 담당한 바 있다.
도현은 "사실 회사에서 먼저 제안한 적도 많은데 그동안은 부담도 굉장히 컸다. 이번에도 회사가 똑같이 말씀하셨다. '도현아, 너도 작업해 봤으면 좋겠다'고. 조금 더 용기 내서 '제가 할 거고, 활동곡과 타이틀곡, 전 곡을 해 보고 싶은데 혹시 봐주실 수 있나' 하니까 좋게 봐주셨다. 어떻게 보면 욕심을 조금 냈는데 그래도 이번 기회를 안 놓치고 싶어서 최대한 '열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부터 멤버들 지켜봐왔기 때문에 멤버들의 각자 색깔이나 그런 장점에 대해서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가 만약에 곡을 맡는 날이 오면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선보일 수 있겠다 해서 거기에 중점을 뒀다"라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작곡가로서도 자신 있고 잘 보여드릴 수 있는 장르를 선택했고 멤버와 퍼포머로서 팀원들이 제일 돋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를 생각하면서 작업에 임했던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작업하면서 느낀 멤버들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부탁에 도현은 "제이민 형은 평소 작업할 때도 가장 얘기 많이 하는데 음악에 있어서 되게 진지하고 공부 열심히 하기 때문에 가장 믿음이 가고 가장 맡길 수 있는 멤버다. 한결이 형은 퍼포먼스적으로 중심이 되고 무대에서 가장 좀 아이콘이 되는 그런 얼굴"이라고 답했다.
왼쪽부터 도하, 도현, 무진. 포켓돌스튜디오 제공또한 "유준이 형은 정말로 귀여운 강아지다. 무진이 형은 날아다닌다. 굉장히 멋있는 퍼포먼스로 사람들을 홀리고 준서 형은 부숴(실제로는 '뿌셔'라고 표현했다)버린다. 굉장히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한다. 영서 형은 천사의 목소리고, 도하군은 좀 잘생겨서 좀 멋있다. 그리고 되게 매력 있다, 무대에서. 빛군은 이제 이쪽(영서)이 천사의 목소리였으면 이쪽은 전사의 목소리다. 그리고 저는, 저도 되게 매력이 있는데 그건 무대로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위치이기에 앨범 작업 중 디렉팅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도현은 "디렉(팅)은 예전부터 조금씩 하다가 점점 더 해나가고 있다. (이번에) 완전히 맡아서 했는데 사실 어렵다는 생각은 안 든다"라며 "제가 만든 곡이니까 제가 생각한 그림대로 만들어가는 거니까 딱히 그런 생각은 없었다. 형들이 이제 녹음할 때 저를 따라주고 믿어주기 때문에 진행을 잘할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빛은 "(저희가) 동갑인 막내인데 학교도 다니고 단체 연습도 하느라 굉장히 바빴을 텐데 잠을 줄여가면서 팀을 위해서 뭔가 열심히 작업하는 게 되게… 직접 말로는 '고생했어' 얘기하기 쑥스러워서 말하진 못했다. (도현이) 작업실에만 오랜 시간 있어서 방을 거의 홀로 혼자 썼는데 뭔가 도현이 없는 방을 혼자 있으면서 '지금쯤 열심히 작업하고 있구나' 해서 조금은 안쓰러웠다"라고 말했다.
영서는 "지금까지 작곡가분들께서 녹음 때 디렉팅만 봐주시고 따로 저희가 만날 일이 없었는데 도현이는 저희랑 연습할 때부터 계속 같이 있고 디렉팅도 봐주고 전체적인 부분을 도현이가 봐주다 보니까 사실 어쩔 수 없이 의지하게 됐다. 너무 든든한 역할을 해가지고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도하는 "도현이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곡 녹음하면 이틀 안에 고맙다고 밥을 사 줬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왼쪽부터 빛, 영서, 유준. 포켓돌스튜디오 제공준서는 "저 말고 다른 멤버들도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녹음할 때만큼은 저희가 되게 전적으로 도현이를 믿는다. 도현이가 쓴 곡이기 때문에 형들도 오히려 도현이한테 존댓말을 쓴다든지…"라며 "불편하다는 게 아니라 형-동생 사이가 아니라 (도현을) 좀 더 디렉보는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도현 또한 저작권료를 많이 받으면 택시를 좀 더 자주 타고 형들에게 배달 음식도 더 사주고 싶다는 귀여운 바람으로 화답했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정상으로 달려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제목에 담은 타이틀곡 '대시'(DaSH)는 중독성 있는 신스 리듬과 강렬한 베이스가 인상적인 댄스곡이다. 억압된 세계를 벗어나 자유롭게 질주하라는 도전적인 메시지를 가사로 표현했다.
도현은 "타이틀곡 '대시'는 음악적으로는 멤버들 최대한 잘 표현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루브나 보컬, 랩이 잘 두드러지고 비트랑 베이스가 인상적인 힙합곡이다. 가사로는 억압된 세계 속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앞만 보고 달리자는 저희의 포부를 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대시'의 작사·작곡·편곡뿐 아니라 제목의 영어 스펠링까지 신경 썼다. 도현은 "회사랑 계속 소통하면서 데모(파일)를 보내며 일했다. 계속 대문자 'DASH'였는데 보내면서 뭔가 안 꽂히는 거다. 너무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눈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여러 가지 비주얼적으로 보다가 알파벳을 소문자로 하니 에? 조금 더 흥미로워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제이민, 준서, 한결. 포켓돌스튜디오 제공퍼포먼스도 전작과는 포인트가 다르다. 빛은 "저번 앨범은 휘몰아치고 강렬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엔) 강약 조절이 많다. 연기를 중심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무진은 "전 앨범에서는 야생마다운 매서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앨범은 약간 힙한 느낌이라서 강약 조절과 표정, 제스처 그다음에 저희끼리 노는 그런 즐거운 모습이 많다"라고 귀띔했다.
"이번 앨범은 그냥 '우리를 보여주자'라는 생각이 컸어요. 그전에는 사실 정해진 콘셉트와 정해진 주제를 저희가 연구해서 퍼포머로서 잘 표현해 보자는 게 미션이었다면 (인제)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자, 우리가 어떤 그룹인지 보여주자, 이게 의도여서 보시는 분들마다 다양하게 느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제가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래퍼로서 힙합적인 요소가 그룹 전체에 스며들지 않았나 싶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저희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주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도현)"사실 '대시'라는 곡만 보고 '그래서 얘네 색깔이 뭐지?' 하는 결론이 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색깔이 이거예요'라고 한 단어로 설명하진 못하지만 다음 앨범이 나올수록 (색이) 짙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 시작이 '대시'이고 '대시'가 시작인 이유는 도현이가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도현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멤버들이 함께 계속 앨범을 만들어간다면 (당장) '우리 색깔 이렇게 갈 거예요' 이렇게 말하진 못하지만 다음 앨범들 나왔을 때 '아, 그래서 그때 그런 음악을 했구나'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제이민)멤버가 직접 곡을 쓰고 프로듀싱한 앨범인 만큼, BAE173만의 매력이 더 도드라질 거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도현은 "곡에 대한 이해도나 메시지나 전달력이 전과는 확실히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저희만의 색깔이나 아우라가 확실히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도 제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의도가 잘 나온 것 같아서, 그동안 제가 참여했던 음원들 중에서는 가장 자신 있는 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BAE173의 새 타이틀곡은 '대시'다.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소녀시대 효연의 '세컨드'(Second), NCT 127 '스티커'(Sticker) 등 소속 가수 신곡 홍보 콘텐츠에 직접 나선 것이 큰 화제가 됐다. BAE173도 김광수 대표와 챌린지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리더 한결이 "이번에 말씀 한 번 드려보겠다"라고 운을 떼자, 도현은 "이 자리를 빌려서 저희는 김광수 회장님을 지목한다"라고 해 폭소가 터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바람은 실현됐다. 김광수 대표가 도현의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챌린지 영상이 지난 18일 공개됐다.
이번 앨범의 목표는 무엇일까. 도현은 "성적은 생각 안 해 봤고 무사히 작업해 앨범 나오는 거라서 만족한다. 저희 색깔과 저희의 특이한 모습들을 사람들이 기억해 주시고, 저희를 보고 단번에 좋아해 주시지 않더라도 저희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는 게 그게 의도였다. 조금 저희가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원했다.
유준은 "대중분들에게 저희를 확실하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음원 차트에 저희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데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준서는 "팬분들이 들어와서 관객 계신 상태로 무대 한 적이 없어서 저희 팬분들이 아닌 분들도 (음악방송에서) 저희 무대를 보고 관심 가지고, 저희를 좋아하는 분들이 한 분이라도 생기는 게 목표이자 이뤄내고 싶은 성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