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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점령군이었습니다"…재판정서 드러난 오거돈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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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점령군이었습니다"…재판정서 드러난 오거돈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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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서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 증인 출석
    오거돈 전 시장 취임 전후해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오 전 시장과 정무라인의 인사 전횡 등 시정 운영 전반에 대해 증언

    오거돈 전 부산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
    "(그들은) 점령군처럼 시정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취임 초기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이었던 이병진 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이 부시장은 8일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오거돈 시장의 취임을 전후해 시장 최측근으로 이뤄진 정무라인의 서슬퍼랬던 전횡을 작심한 듯 토로했다.

    이 부시장의 증언을 토대로 2018년 6.13 지방선거 직후 지방권력 교체기 부산시 내부 상황을 들여다봤다.

    2018년 6월 13일 오거돈 전 시장은 지방선거 개시 이후 20여 년만에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오 당선인과 박태수 당선인 비서실장 등 측근들은 선거 직후 지방권력 교체의 시작을 알린다. 그 출발은 '인사'였다.

    그들은 시장 인수위가 꾸려지기도 전에 부산시에 인사 금지 통보를 한 데 이어 시 산하 공공기관과 출자·출연기관의 인사 중단을 알렸다.

    특히, 시 산하 25개 기관의 기관장과 임직원 등 65명은 일괄 사퇴 방침을 정했다.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의 시작이었다.

    이 부시장에 따르면 당시 오 당선인은 산하 기관 임직원 일괄사퇴 종용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박 당선인 비서실장과 신진구 부실장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부산시청. 부산시 제공부산시청. 부산시 제공
    박 비서실장 등은 관련 실무를 총괄하는 기획관리실장이었던 이 부시장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시장 취임 전까지 산하기관 임직원의 사퇴서를 받으라고 재촉했다.  

    6월 18일 시장 인수위원회가 꾸려지고 나서는 이 같은 요구가 보다 노골화했다. 인수위 개소식에서는 국회의원인 박재호 당시 인수위원장이 산하기관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의 강도를 더했다.

    사퇴 대상에 포함된 일부 임직원들의 반발과 절차적 문제점 등으로 사퇴서 징구가 늦어지자 박 비서실장은 이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정리 안하고 뭐하십니까?"라며 항의성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시장과 각 기관장이 할 수 있는 인사권의 차이를 이유로 들며 문제점을 설명했지만, 박 비서실장 등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기획실장이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며 일축했다고 박 부시장은 설명했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급기야, 오 당선인이 나선다.

    주말이었던 6월 말 오 당선인은 자택에 있던 이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함을 치며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이)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똑바로 안 하냐? 시키는 대로 안 해? 니가 없어도 부산시는 돌아간다. 기획관리실장 자리 없앨까?'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모욕적이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시장이) 워낙 큰 소리로 호통을 쳐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예'라고 했는데, 그 소리에 놀라 아내가 뛰어오기까지 했습니다"

    이 부시장은 당시 오 당선인과 통화를 하며 소위 멘붕이라는 것이 왔다고 했다. 10분가량 이뤄진 전화 통화를 하는 동안 공포감과 두려움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 부시장은 같은 달 25일 서병수 당시 시장 주재로 열린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시 산하기관 임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공지했다.

    이 부시장은 회의 이후 심리적 부담감에 관련 부하 직원인 모 국장을 만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020년 4월 23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밝혔다.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020년 4월 23일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결국, 부산시는 25개 기관 65명의 임직원 중 59명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해 1월까지 56명의 사퇴를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사퇴 의사를 번복한 임직원도 있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 부분을 직권남용에의한강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오 전 시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 부시장에 따르면 오 전 시장 취임 이후 부산시 정책특보로 임명된 박 전 특보는 이른바 왕특보로 불리며 시정을 장악했다.

    각 부서 간부들이 시장 결재를 들어가기 전 박 특보로부터 검토를 받는 일이 관례화됐고, 심지어 박 특보의 검토를 받지 않은 안건은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이 부시장은 박 전 특보를 공식 결재라인에 포함시켰으나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박 전 특보가 관여하는 분야가 워낙 광범위해 공식 영역에서는 업무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박 부시장은 설명했다.

    이처럼 정무라인 주도하에 움직이던 오거돈 시정은 2020년 4월 23일 오 전 시장의 부하직원 강제추행으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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