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연합뉴스'1·6 연방의사당 폭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연방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1·6 폭동 진상규명을 위한 미국 하원 특별조사위원회의 4차 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경합 지역의 선거 사무원 등을 얼마나 집요하게 괴롭혔는지 등의 증언이 쏟아졌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공화당 의원에게 선거인단을 교체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접전을 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애리조나주와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일은 충격적이었다.
공화당 소속 러스티 바우어스 애리조나주 하원 의장은 대선에서 진 뒤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가 와서 "주 의회가 나서서 친트럼프 선거인단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바우스 의장은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2만 개가 넘는 메일이 쏟아졌고, 수만 개의 음성파일과 문자를 받았다. 사무실이 마비돼서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선거에서 진 뒤의 극렬한 괴롭힘을 증언했다. 지지자들은 사무실 밖에서도 지지자들의 위협은 계속 됐고 그의 집 앞까지 찾아와 그를 '소아 성애자'로 몰아세우며 모욕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불과 1만1779표차로 진 조지아주에서도 선거 관계자들을 향해 집요한 괴롭힘이 이어졌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 여성인 조지아주 선거 사무원 셰이 모스를 타깃해 "전문적인 선거 조작꾼이자 사기꾼"이라며 "모스와 모스의 모친 듀오가 민주당의 사주를 받아 조작했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 대상이 됐었다.
모스와 모스의 모친은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명함을 내밀 수 없었고, 아무도 내 이름을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슈퍼마켓 조차 갈 수 없어 살이 27㎏까지 쪘다"고 눈물을 훔치며 토로했다. 모친도 "FBI가 집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알려준 뒤로 두 달간 숨어 지냈다"며 "미국 대통령이 당신을 타킷으로 하는 심정이 어떤 줄 아느냐"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특별조사위원회의 '1월 6일 의회 난입 폭동' 4차 공개 청문회에 왼쪽부터 공화당 소속인 러스티 바우어스 애리조나주 하원 의장과 브래드 래펜스버거 조지아주 국무장관, 게이브 스털링 조지아주 국무부 부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브래드 래펜스버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바이든의 승리를 뒤집을 수 있는 "1만1780표를 찾아라"라고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래펜스버거 장관은 "재조사 결과 잘못된 것이 없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를 무능하고 부정직한 사람으로 몰아 붙였다"며, 트럼프의 거짓 주장에 맞서는 것은 "바다를 비우려 삽질하는 것과 같았다"고 비유했다.
미시간주 상원 원내대표인 마이크 셔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좌표 찍기'를 한 뒤에 4천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털어놨고, 커틀러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장도 15살 난 아들이 홀로 집에 있을 때 시위대가 집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1·6 특위는 선거인단 바꿔치기를 시도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가짜 선거인단까지 준비했던 주가 총 7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인사들 조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맞섰지만, 트럼프 측 지지자들로부터 폭언과 위협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