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소행성 충돌로 발생한 대홍수로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인공지능 연구원 구안나(김다미), 그의 아들 신자인(권은성), 인공지능 연구소 인력보안팀 손희조(박해수)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실제로 구현된 장면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완성도에 의심했을 만큼 배우 김다미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에서 구안나 역을 맡은 김다미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드라이 포 웻(Dry for Wet)' 기법이 적용된 촬영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찍을 때 물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 CG를 위해 머리와 몸에 장비를 착용하고 와이어를 탔는데 구현이 될지 의문이 들었어요. 보고 나서 이게 가능하구나 싶었죠.(웃음)"해당 장면은 구안나가 자신의 아들 신자인(권은성)을 찾기 위해 들어간 702호에서 해일에 휩쓸리는 신이다. 연출을 맡은 김병우 감독도 기술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이번 작품은 김다미에게 여러모로 도전적인 작업이었다. 115회차 가운데 112회차에 참여하며 대부분의 분량을 책임졌고, 자식을 둔 어머니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했다.
물속 연기를 위해 사전에 스킨스쿠버를 배운 데 이어 현장에서는 대부분 젖은 상태로 촬영을 이어가야 했다. 김 감독은 "김다미가 없으면 촬영을 못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다미는 "감독님도 제가 고생한 걸 아셔서 눈을 마주치기가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며 "저와 감독님 모두 절실했던 작품이었다. 물속 액션과 '드라이 포 웻' 같은 새로운 촬영 기법을 경험할 수 있어 배운 게 많았다"고 강조했다.
잠수 신에 대해서는 "수중팀이 밑에서 대기해 파마머리와 의상을 봐줘야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물속에서는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 더 과하게 해야 하더라. 미리 수영장에서 찍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몸이 깨어있었는지 끝나고 나니…음악이 안나 잘 표현하기도"
배우 김다미는 앞서 김병우 감독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를 인상 깊게 봤다고 떠올렸다. 그는 "'대홍수'에서도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감독님의 연출이 재미있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대홍수' 촬영은 3년 전 여름에 시작해 이듬해 1월까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옥상 신은 12월 한 겨울에 촬영돼 추위로 고생해야만 했다. 김다미는 "다른 작품에 비해 제일 힘들었지만 그때는 몸이 깨어있었는지 끝나고 나니 아프더라"고 웃었다.
박해수와 권은성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다미는 박해수에 대해 "오랜 시간 현장에 혼자 있어야 했는데 선배님이 오실 때 마다 '다미야 멋지다', '최고다'라고 엄청 격려해주셔서 많이 의지 했다"며 "편집으로 다 담기지 않았지만 선배님도 고생한 장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은성에 대해서는 "촬영 들어가면 바로 바뀌더라. 처음에는 은성이 같은 또래의 아역 배우를 만날 일이 없어서 어떻게 대할지 어려웠는데 은성이를 통해 안나라는 인물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다미는 이번 작품에서 모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바라보며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상상하기가 어려웠어요. 막상 부딪쳐 봤을 때 그냥 몸부터 나가는 것 같았어요. 우리 엄마라면 저한테도 그럴 것 같았어요."
끝으로 영화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스태프와 감독님이 정말 많이 고생한 작품"이라며 "영화를 통해 어떤 질문이나 궁금증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이 얼마나 거대하고 위대한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며 "음악이 안나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어 음악을 따라가며 감상하시면 안나에게 더 이입 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