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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더 데빌' 이석준 "조승우 선배 길 따라가고파"



공연/전시

    [EN:터뷰]'더 데빌' 이석준 "조승우 선배 길 따라가고파"

    뮤지컬 '더 데빌'서 존 파우스트 역 활약
    스물두살 패기 넘치는 날 것의 표현이 강점
    데뷔 3년차 인기 뮤지컬 주연…무서운 성장세
    "강하늘 지창욱 선배 좋아해…조승우 선배 존경"
    "지난 작품들 모두 도장깨기 하듯 도전의 연속"
    "매체 연기? 기회 된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어"

    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의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어딜 가나 눈에 띄는 큰 키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파워가 흘러 넘친다.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더 데빌'에서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 이야기다. 2019년 '그리스'로 데뷔해 이제 갓 3년 차를 맞은 배우지만 그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쓰릴미' '풍월주' 등 인기 뮤지컬에서 당당히 주인공을 맡는가 하면, 타락과 후회, 사랑과 증오를 담아낸 복합적 인물 '더 데빌'의 존 파우스트 역까지 노련하게 소화해냈다. 안양예고 재학 시절부터 뮤지컬 배우의 꿈을 꿔 온 그에게는 지금이 '꿈 같은 현실'이다.

    스물두살, 그의 말대로 연륜 있는 배우들에 비하면 아직 날 것의 모습이 남은 미숙한 나이다. 그럼에도 이석준은 방황하고 고뇌하는 젊은 존 파우스트로 자신만의 색깔을 충분히 발휘했다. 약점까지도 매력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뮤지컬이든 혹은 다른 어떤 콘텐츠든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하는 이석준이 기대되는 이유다.

    여행을 좋아하고 운동에 취미를 붙인 이석준은 얼핏 평범한 대학생 같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섬세하고도 시원한 가창력과 함께 무대를 날아다닐 때는 영락없는 프로 배우다. 20대는 누구나 여러 시행착오가 있지만 반대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그가 그려나갈 새로운 '그래프'는 어떤 형태일까. 다음은 이석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더 데빌' 초연부터 지금까지 많은 존 파우스트 역이 있었는데, 이석준표 존 파우스트 만의 강점이나 매력이 있다면.

    A 지금까지 파우스트를 빛내주신 선배들의 연기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선배들과 같지만 다른, 저만의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죠. 선배들과의 차별점이라면… 제 나이대에 선보일 수 있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아닐까요. 스물두살, 아직 단단하게 여물지 않은 미숙한 인간의 모습을 연기하기에 좋은 나이인 것 같습니다. 하하.

    Q 성공과 실패 그리고 선택, 깊은 인간적 고뇌를 담고 있는 인물입니다. 서서히 블랙에게 영혼이 잠식돼 가는, 피폐하면서 타락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해야 해서 감정의 낙차도 컸을 것 같아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A 연기를 하면 할수록 '인간의 본질'을 연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심, 선택에 상응하는 대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미묘한 심리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모든 걸 잃은 후부터 서서히 어두워지는, 감정 변화의 낙차를 극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첫 번째 곡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상대역인 그레첸을 '양심'으로 설정하고, 많이 상상했습니다. 공연 초반에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면, 공연 후반 마침내 양심을 버렸을 때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표정과 목소리에 많이 신경 썼습니다.

    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의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Q 2019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벌써 3년 차 배우가 됐습니다. 방송이나 영화 등 매체도 있고 연극도 있을 텐데 뮤지컬에 끌린 이유가 있을까요.

    A 뮤지컬에 푹 빠지게 된 동기는 안양예술고등학교 재학 시절 선보였던 교내 공연에 참여하면서부터였습니다. 동기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울고 웃었던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거든요. 그 때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느꼈던 전율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Q 평소 선망해 왔거나 닮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A 제가 공연했던 '쓰릴미'를 거쳐 온 강하늘, 지창욱 선배를 좋아합니다. 매 작품마다 다른 색깔을 선보이는 선배들의 넓은 스펙트럼을 배우고 싶어요. 조승우 선배도 존경해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었죠.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아요. 그 후로 조승우 선배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찾아봤습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조승우 선배의 길을 따라가고 싶어요.

    Q 괴테 '파우스트'를 변주한 작품들은 '더 데빌' 외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혹시 해석을 위해 원작을 읽어보기도 했는지, 또 '더 데빌'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이었을까요.

    A 괴테의 '파우스트'를 정독했어요. 우리 작품도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죠. 원작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가 방대한데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두시간으로 함축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부담이 따랐습니다. '더 데빌'은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시각적인 효과가 두드러지는 작품입니다. 스태프들이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죠. 중독성 강한 음악은 물론 유혹과 욕망으로 가득찬 환경을 나타내는 듯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조명 등 작품을 아우르는 모든 것들이 네 번째 시즌을 이끈 저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의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Q '그리스'를 시작으로 '풍월주' '쓰릴미' 등 많은 공연에 출연했습니다. 정말 쉬지 않고 '열일'했는데, 본인 연기에 있어 가장 전환점이 된 작품이나 순간이 있다면.

    A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시간 동안 제가 거쳐 온 모든 작품이 저를 성장시켰다고 생각해요. 각 작품마다의 색깔이 짙었고,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 도전의 연속이었거든요. 그 중에서 한 작품을 꼽으라면 '쓰릴미'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전에는 대본에 충실해서 연기적인 연기를 했다면 '쓰릴미'를 통해 극 전체를 관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상대 배우의 연기에 나의 연기를 더하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감정을 관객과 함께 느끼게 되는 뮤지컬의 참맛을 알았다고나 할까요. 많이 어리고 미숙했던 저를 다독여주고 조언해 준 선배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격려해준 동료 배우와 팬들 덕분에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이제 앞으로 매체 연기 쪽으로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작품이나 캐릭터 연기로 대중과 만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A 매체 연기는 너무 해보고 싶은 장르입니다. 무대 연기와 비슷하지만 완벽하게 다른 장르라고 들었어요.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연기는 도전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고, 배우는 늘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은 두렵고 떨리지만 그만큼 설레기도 하죠. 기회가 된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고등학생 때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상을 받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도 있었을까요. 한 인터뷰에서 부모님 아들로 태어난 게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A 어릴 적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남몰래 따라하는 제 모습을 지켜보셨던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흔쾌히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셨죠.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시는 부모님에게 늘 감사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부모님의 부모로 태어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제가 받아온 사랑을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거든요.

    Q 실제 자신이 출연한 다른 캐스트 공연들까지 자주 관람한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해석, 다른 연기를 보는 게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 쉬는 일상에도 일한다는 느낌이에요.

    A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연 보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저와 같은 역할을 맡은 동료 선후배 배우들 연기를 보면서 제가 놓친 부분을 확인하려고 하거든요.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를 배우게 되는 아주 좋은 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의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뮤지컬 '더 데빌'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제공Q 아무래도 이석준 배우하면 189㎝에 이르는 큰 키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키 때문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어렸을 땐 큰 키가 콤플렉스였던 적이 있습니다. 어딜 가도 눈에 띄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지금은 큰 키 덕분에 더 눈에 띌 수 있어서 좋아요. 멀리서도 팬들이 알아봐 주죠. 주목 받아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에 큰 보탬이 되는 저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Q 아직 만 22세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기회도, 가능성도 무궁무진한데 20대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나, 자신이 꿈꾸는 인생 그래프가 있다면.

    A 연기를 하는 사람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버킷리스트에는 항상 '여행'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 여행지에서 생기는 계획에 없던 사건사고들이 배우로서의 내공을 쌓아주는 것 같아요. 최근엔 여행이 힘들어져서 간접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책과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요.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연기한다면 흔들림 없이 단단한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올해 활동 계획은

    A 크게는 지금 공연 중인 '더 데빌'을 무사히 마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는 겁니다. 작게는 많이 배우는 거에요.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이 명확하게 보이더라고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더욱 발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양한 취미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 중 제일 먼저 시작한 건 운동이에요. 체력 관리도 배우의 임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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