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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옷소매' 이준호 순간의 영원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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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옷소매' 이준호 순간의 영원함에 대하여

    이준호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신드롬급 인기 주인공
    "스스로 다그치며 정조에 몰입…액션 90% 소화"
    "이세영 편안한 배우…눈빛만 봐도 서로 통해"
    "아이돌 선입견? 본인이 잘하면 문제 없을 일"
    "'야망준호'는 현재진행형…나는 덤덤한 사람"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우리집 준호'에서 '준호 전하'까지 2021년은 그야말로 '이준호의 해'였다.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MBC는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으로 다시금 '드라마 왕국'의 체면을 세웠다. 최고 시청률 17.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숫자는 최근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 결코 볼 수 없었던 성적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청년 정조를 완벽히 구현해 낸 이준호가 있었다.

    '옷소매'는 보편적인 로맨스 사극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정조 이산과 의빈 성덕임의 사랑은 애절하지만 다소 현실적이다. 로맨스에 집중해 다른 요소들이 흐릿해지는 여타 드라마와 달리 '옷소매'는 끝까지 백성을 위해 살고자 하는 이산의 꿈과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덕임의 열망을 지켜낸다.

    궁녀 덕임의 시선으로만 쓰여진 원작 소설과 달리 '옷소매' 속 이산은 생생하게 역동한다. 거의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뇌하는 군주의 모습 한편에는 주체할 수 없이 덕임을 향한 애끓는 사랑이 존재한다. 이준호는 자신이 바라던대로 온전히 '옷소매' 속 정조가 되어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었다.  

    조용하지만 뜨거운 행보를 걸어왔던 이준호. 지금 그가 맺은 결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음은 이준호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Q '그리하여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엔딩의 여운이 짙었다. 현실과 사후세계 사이 결말에 대한 해석도 다양한데 직접 연기한 본인은 어떻게 느꼈는지

    A 마지막 촬영이 보성이었다. 추워지기 전에 갔는데 모두가 촬영을 할 때 울었었다. 덕임을 연기하는 (이)세영씨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고생했다. 제 눈물은 자연스러웠다. 덕임의 애틋한 사랑 표현이 너무 아려서 더는 대본을 못보겠다 싶을 정도였다. 엔딩을 지우려고 노력하며 연기했다. 저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결국 평범한 남녀로 만나 사랑을 이루게 된 게 아닐까. 산이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덕임의 마음을 처음 제대로 확인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성군'으로서 본인의 의무를 마치고 덕임을 드디어 만났으니까.

    Q 최고 시청률 17.4%를 기록하며 MBC 드라마의 전무후무한 구원투수가 됐다.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A 이렇게 사랑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일단 그 인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게 먼저고 사랑받는 건 다음 문제라고 봤다. 임금이라도 사람 마음을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한 드라마의 주연 배우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촬영하면서 모두가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머리를 맞대고 갔다. 우리 드라마 보는 팬 여러분도 이를 느끼지 않았을까.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Q 그간 쟁쟁한 배우들이 여러 정조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옷소매' 이준호의 이산은 어떤 차별성을 보여주려 노력했나. 실제로 좀 부담감도 있었을 듯한데

    A '왕중의 왕' 최수종 선배님도 처음에 '왕' 역할을 했을 때 주위에서 우려했다고 하더라. 그걸 생각해보니 나도 정말 열심히 해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힘을 얻었다. 이준호의 이산은 청년 이산이 아닐까. 원작과 인물 묘사는 완전히 달랐는데 오히려 사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드라마를 준비할 때부터 마지막까지 정조라는 인물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쳤고, 몰입 상태로 연기하니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나왔다. 액션 욕심을 부려서 그런 장면 90% 정도를 제가 소화해 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Q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였다. 서로 맺어진 후에도 왕과 후궁의 관계성, 각 캐릭터들의 고뇌와 아픔이 두드러졌다. 마냥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이랄까. 이런 캐릭터 표현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정조를 연기하는 인간 이준호로서는 상대 배우에게 미안했다. 그 당시 마음으로는 생각할 수 없었고 아픔을 주는 것 같았다. 조선시대 정조의 입장이라면 왕으로서 지켜야 하는 모든 것들을 지키면서 사랑하는 사람까지 지키려는 모습이 짠하게 보였다. 왕으로 태어난 천명을 지켜내고자 살아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작품적으로 그래야 했기 때문에 슬픔이 배가 됐고, 마지막까지 애절함을 많이 남겨줄 수 있었던 것 같다.

    Q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 원작의 이 질문에서 시작된 드라마였다. 이산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이에 대한 답을 찾았나. 항간에는 '이산이 승은을 입었다'는 평가도 있는데

    A 15년 기다렸으니 산이가 승은을 입은 게 맞다. (웃음) 이산은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했고, 거기서 돌려받지 못하는 갈증이 크다고 생각했다. 아마 덕임이가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면서도 확실한 답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닐까. 덕임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끝까지 기다려줬던 것 같다. 엔딩이 돼서야 시청자분들께 각인이 됐지만 덕임이가 드라마에서 이산을 위해 생각해줬던 모든 마음이 결국 '왕을 사랑했었다'는 표현이라고 본다. 그 부분이 제겐 감동이었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Q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드라마 분위기와는 달리 이세영과 굉장히 밝고 즐겁더라. 두 사람이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받기도 했는데 실제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는지. 합방 장면이 '19금'이라며 예고하기도 했다. 

    A 너무 털털하고 사랑스럽고 편안하게 함께 일할 수 있는 배우다. 서로 원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의견을 편하게 낼 수 있는 상대랄까. 작품을 만들어 나갈 때 아이디어가 잘 맞물렸고, 나중에는 눈빛만 봐도 알아서 정리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19금' 예고는 세영씨가 도장을 찍은 부분이다. (웃음) 그냥 저희 텐션이 '19금'이 아니었을까…. 어떻게 지상파에서 그럴 수 있겠나. 저희는 어느 것이 적절한 수위인지 늘 고민하고 공부한다. 감독님도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셨다. 합방 후에 덕임과 산이 키스를 나누는 게 오히려 대본에 없었다. 더 설렘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함께 만들었다.

    Q '우리집 준호'라는 고유명사가 있을 정도다. 2PM '우리집'이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역주행 하기도 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부분이 본인의 연기 인생에 어떻게 작용했다고 보는지

    A '우리집 준호'로 절 기억하시는 분들은 배우인 저를 모르니까 오히려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이다. '아이돌' 명칭은 평생 따라갈 것 같은데 별 생각이 안한다. 오히려 아이돌이기 때문에 연기를 조금만 해도 '잘한다'며 커다란 사랑을 받는 느낌이 많다. '아이돌치고는 잘한다'. 여기에 기분이 좋아야 되나, 노력해야 되나 생각을 한다. 어쨌든 본인이 잘한다면 없어질 선입견이 아닐까 싶다. 잘하면 문제가 없다.

    Q '2021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유력한 대상 후보이기도 했다. '김과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대상 수상자 남궁민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2PM 멤버들의 드라마 피드백도 궁금하다

    A 드라마가 잘돼서 큰 상을 바라지 않았냐고 한다면 대단한 선배님과 함께 대상 후보라는 이야기만으로 감사했다. 최우수상 자체가 너무 대단하고 만족스럽고 기쁘다. 진짜 죽었다 깨어나서 대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온전히 제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다. 스태프들부터 감독님까지 '옷소매'는 모두가 대상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었다. 작품상을 받은 게 제가 대상을 받은 것만큼 행복했다. 아쉬움은 없고 사람이라 언젠가 대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 이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민 형님은 '너 왜 이렇게 잘하냐'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평상시에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다보니까 서로 진심으로 축하했다. 멤버들은 드라마 내내 별 반응이 없었다. '파이팅해라' '잘되고 있네' '언제 끝나냐' '커피차 보냈다' '빨리 보자' 이 정도? 그런 가족같은 사이가 된 거 같다.

    Q 이제 9년 차 배우다. 이전과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다면

    A 군복무 전에는 자신을 잘 챙기지 못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된 것 같다. 최대한 저를 챙기고 주위 상황들을 천천히 즐겨보려고 한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9년 차 배우라고 하기에는 숨쉬듯 연기하지 못했다. 어쨌든 제 상황에서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려 노력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제 연기 경력을 의식하거나 하진 않았다. 제가 알려지는 여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Q 지금까지 조용하지만 뜨겁게 달려온 것 같다.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A 정말 덤덤하게 한 거 같다. 사실 이 길로 들어서야겠다는 꿈을 어릴 적에 가졌을 때부터 잠들면 시상식에서 상 받고 소감 말하는 꿈, 콘서트 투어하는 꿈, 굉장히 미래의 꿈을 꿨다. 데뷔 초에는 '야망준호'라는 캐릭터로 재미있게 봐주셨는데 어릴 때 패기가 아니라 지금도 갖고 있는 꿈이다. 그런 꿈이 원동력인 것 같다. 제가 일하는 곳은 화려하지만 저는 그냥 덤덤한 사람이다. 뜨겁게 활동하려고 했고, 지금처럼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유일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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