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쇼미더머니12'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최효진 CP. CJ ENM 제공해마다 방송할 때는 "또야?"라는 반응을 들었을지언정 부담은 덜 했다. 2022년 방송한 전작 이후 약 3년 만의 귀환이라 부담이 적지 않았다. 2012년 시작한 '쇼미더머니'는 "어쩌다 보니" "가장 긴 시즌"을 하게 된 힙합 오디션이 됐다. 시즌 12를 제작한 최효진 CP가 가장 고민한 것은 "어디까지 바꾸고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였다. 12부작으로 늘리고 히든 리그 '야차의 세계'를 넣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한 배경이다.
올해 1월 15일 시작해 지난주 7회를 방송, 어느덧 반환점을 돈 엠넷 '쇼미더머니12'(이하 '쇼미12')의 최효진 CP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이번 시즌인 '쇼미12'를 비롯해 그간의 '쇼미'를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5회차에 관한 관전 요소를 전하는 자리였다.
우선 '쇼미12'는 △역대 최다 지원자(3만 6천 명) △최다 회차(기존 10부작→12부작) △OTT 플랫폼 티빙으로의 확장 등을 주요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개의 반전 요소를 넣어 서사의 변화를 꾀한 점이다.
첫 번째 반전은 히든(숨겨진) 리그 '야차의 세계'다. 티빙과 전격 협업해 선보이는 '야차의 세계'는 본편 미션과는 또 다른 서사를 가져가는 평행 세계 구조로, '무규칙'을 규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규칙이 없다면 고려해야 할 변수가 쏟아져 제작진 입장에서 까다롭지 않을까.
엠넷 '쇼미더머니12' 포스터. CJ ENM 제공'히든 룰'과 관련해 "되게 많이 만들어 왔다"라고 운을 뗀 최효진 CP는 '야차의 세계' 안에서 실제로 발동한 룰이 2개밖에 없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되게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실제로 '야차의 세계'에 몇 명이 가야 할까, 분량이 안 나오면 어쩌지, 그분들이 만약 너무 심플한 형태로 배틀하면 이땐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을 많은 변수를 고려하며 '쇼미12'의 본 리그 못지 않게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렸다.
최 CP는 "제작진끼리 엄청 많이 숙고해야 했다. ('쇼미12'라는) 너무 익숙한 틀이 있기 때문에 '야차의 세계'는 무규칙이 규칙인 세계관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라며 "지옥문 앞에 있는 래퍼들이 사활 걸기에 가장 적합한 룰이라고 생각했고, 여러 가지 변수에 대처할 히든 룰을 주머니에 많이 숨긴 상태이긴 했다"라고 설명했다.
'야차의 세계'는 말 그대로 '숨겨진' 리그였기에 단기간에 극비리로 진행해야 했다. 출연진에게도 내용을 자세히 알리지 않은 까닭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누설하지 않되, 최 CP는 출연자 한 명 한 명을 만나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염두에 두라'고 전했다. "저희가 어떤 식의 터치(개입)도 하지 않을 거니까, 본인(출연자)이 본인 역할을 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한 분 한 분(에게) 만나서 얘기한 것 같아요."
출연자 옷차림을 같게 유지한 것도 의도된 것이었다. 최 CP는 "'야차의 세계' 자체가 '쇼미'라는 어떤 거대한 서사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지옥문 끝에 있는 마지막 기회처럼 저희가 설정한 세계관이다. 그 안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워낙 극비리에 진행한 거고 의상도 최대한 같게 입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야차의 세계' 포스터. CJ ENM 제공만약 새 시즌을 하게 된다면 그때도 '야차의 세계'가 이어지는지 묻자, 최 CP는 "아직은 거기까지는 생각 안 했다"라며 "'야차의 세계'는 이번 시즌에서도 꽁꽁 숨겼고, '쇼미' 준비하는 유관 부서분들에게도 말씀드리지 않은 구성이었다, 새 나갈까 봐. 또 하게 됐을 때는 이미 이야기가 읽히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벌써 열두 번의 시즌으로 시청자를 만난 너무나 '친숙한' 프로그램 '쇼미12'. 그럼에도 '쇼미'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부분도 있었다. "그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라는 최 CP는 "불구덩이 미션이나, '이때쯤은 이게 딱 나와줘야지' 하는 게 있다"라며 "대체 왜 음원을 안 들려주고 (여태) 랩을 하는 거냐? 그런 것(반응)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 CP는 "'쇼미'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아예 새롭게 하면 굉장히 많은 반감을 살 것 같았다. 반기는 분들도 있을 것 같지만, '그걸(기존 것) 지키지 그랬니' '이게 나아' 하는 여론이 팽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단 생각은 기획 때부터 한 것 같다. 전통적인 틀은 최대한 많이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어떤 프로듀서가 조합돼서 어떤 참가자들과 합쳐서 조화가 되는가 하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히든 트랙으로 가져가는 '야차의 세계', 지역 예선과 글로벌 예선을 함으로써 프로듀서가 접할 참가자 풀을 늘렸다"라고 밝혔다.
최효진 CP. CJ ENM 제공'송 캠프'를 도입한 이유로는 "인디펜던트하게 힙합 하는 뮤지션들"이 가진 "셀프 프로듀싱 역량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어서였다.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도, 오디션이라는 큰 포맷이 "수동적이지 않게끔 할 방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도달한 답이었다.
제작진으로서 세운 프로그램의 목표와 달성 정도를 질문하자, 최 CP는 "가장 걱정했던 건… '랩퍼블릭'이라는 콘텐츠를 하면서 경험한, 리니어와 티빙을 결합해 여러 가지를 잡고 싶었던 부분이 있어서, 오랜만에 하는 '쇼미'를 대중이 반겨주셨으면 좋겠다는 거였다"라고 답했다.
최 CP는 "'또 해?'라는 데의 반대급부로는 '연례행사'라는 의미가 있으니, (그만큼) 재미있는 오락거리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지표로 언급해 주시고 많이 좀 찾아봐 주시고 해서 그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드디어 나오는 '음원'이 잘 되는 것이다. 최 CP는 "비단 이 프로그램에서 해서가 아니라, 너무 좋은 음악을 고생해서 만들고 있으니까… 그간 차트 생태계도 바뀌었다고 하던데 그들('쇼미' 출연진) 음악이 여러 가지 순위권에서 선전했으면 좋겠다"라며 "제작진 입장에서 (높은 음원 순위가) 그들의 노고가 보이는 결실의 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쇼미더머니12' 프로듀서진. CJ ENM 제공남은 회차 관전 포인트 역시 '음원 미션'이다. "프로듀서 네 팀 다 다른 컬러를 갖고 있기도 하고, 제가 볼 때 역대 시즌 프로듀서분 중 가장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잠도 잘 안 자는 거 같다"라며 웃은 최 CP는 "새벽에도 연락 오고 아침에도 연락 오고. 무대에 관해서도 여러 차례 회의한다. 서로 무대, 음원 완성하는 과정 거치면서 그분들이 얼마나 진심인가를 잘 보여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관계성'이다. 최 CP는 "네 팀 다 색깔이 명확하고 네 팀에 들어간 참가자분들도 색깔이 워낙 명확하다. 팀끼리 음원 미션 준비하면서 케미스트리, 우애를 쌓는 과정도 되게 명확하더라. 그것도 되게 재밌는 관전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팀끼리는 "이미 사실 끈끈하다"라는 게 최 CP 설명이다. 그는 "너무 많이 만나고, 녹음실에서 밤 새우고, 연출적으로 의도했던 무대,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게 숱한 리허설 통해 딱 나왔을 때 만들면서 되게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그들의 케미스트리와 탄탄한 관계성으로 만들어내는 쇼"를 또 하나의 관전 요소로 꼽았다.
엠넷 '쇼미더머니12'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