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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억 횡령? 덩치만 컸지 내부통제는 구멍가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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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1880억 횡령? 덩치만 컸지 내부통제는 구멍가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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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자금관리 이원화 기본이지만 횡령범이 1인 2역 한 듯
    내부통제시스템 없거나 유명무실…공범 가능성 제기도
    횡령해 신상 공개되는 상장사 대주주 등극하는 대담함
    상장 실질심사 대상되면 장기간 거래 정지…투자자 피해 우려

    사진은 4일 오전 적막감이 흐르는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모습. 황진환 기자사진은 4일 오전 적막감이 흐르는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모습. 황진환 기자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관리 담당자가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해 대규모 주식거래를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코스닥 시가총액 20위권 회사의 자금관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조금씩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스람임플란트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현재 고소장이 제출된 상태이며,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금관리 직원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재무팀장인 이모(45) 씨가 단독으로 회사 자본금의 91.81%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돌렸다는 설명이다. 이 씨는 입출금 내역과 자금수지, 잔액증명서 등을 위조해 회사 관계자 뿐만 아니라 회계법인 등을 속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금융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라면 몰라도 시가총액이 2조원이 넘는데다 매출 1조원 클럽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의 자금관리 내부통제시스템이 사실상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상장기업 자금관리는 입출금된 자금을 실행하는 담당자와 담당자의 보고에 따라 돈을 입출금하는 금고지기격인 CFO(최고재무관리자)를 따로 둔다"면서 "그런데 오스템임플란트의 사례를 보면 자금관리팀장이 금고지기와 자금 실행 담당자 역할을 겸했다는 얘기인데 이정도 규모의 회사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인구경제연구소 전인구 소장도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보통 직책에 따라서 전결 규정이 따로 있고 큰 금액 같은 경우는 한 명이 오로지 다 통제하지 못하게 하고 보통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인출한다든지 집행하게 해야 된다"라며 "그런데 지금 작은 회사도 아니고 규모가 너무 큰 회사인데 이거를 단독이 다 집행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는 시스템에서 좀 약간 아쉬움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횡령 등 사고 방지를 위해 자금관리를 이원화하는 내부통제시스템을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스템임플란트의 설명처럼 이번 사건이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이라면 그동안 이런 내부통제시스템이 없었거나 있더라도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는 얘기가 된다. 회사 규모에 비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내부 공모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씨의 동진쎄미켐 지분 인수 공시 내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캡처이 씨의 동진쎄미켐 지분 인수 공시 내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캡처
    이 씨가 지난해 10월 1일 1430억원에 이르는 코스닥 상장사 동진쎄미켐의 지분 7.62%를 사들이며 대주주로 등극한 것도 이처럼 부실한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인해 자신의 범행이 드러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매수할 경우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이를 신고해야 하고 이는 공시된다. 즉 자신이 대주주가 됐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시 내용이 화제가 됐으며 여러 주식관련 블로그 등에서 '이 씨가 과연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횡령한 돈으로 특정 상장사의 대주주가 될 정도의 지분을 취득했다는건 보통 대담한게 아니"라며 "삼성전자 인수 찌라시가 돌 정도로 화제가 된 회사였는데 두달여나 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는 건 범죄행각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결국 이 씨의 대담한 범죄행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투자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3일 오스템인플란트의 주식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장기간 주식거래가 정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태가 심각할 경우 상장폐지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상장폐지까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리포트를 통해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명무실한 자금관리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상장사 역사상 최대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만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추락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회사의 잘못으로 인한 주가 하락의 피해는 투자자의 몫이 될 전망이다.

    1억 5천만원 가량을 투자했다는 한 개인투자자는 "우리나라에서 임플란트로는 1위이고 또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접근을 하게 됐는데 이렇게 돼 버렸다. (피해에 대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이길 수 있는 보장도 없고 비용이랑 시간도 엄청 걸릴 거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대부분의 횡령금액을 회수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의 허점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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