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황진환 기자정부가 12일부터 유류세를 약 6개월 가량 한시적으로 20% 떨어뜨린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물가 안정을 위해 역대 최고폭으로 인하한 조치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가 리터(ℓ)당 820원에서 656원으로, 경유는 582원에서 46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204원에서 164원으로 내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26일 국제유가가 치솟아 휘발유 등의 가격이 오르자 이처럼 결정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내년 4월 30일까지 약 6개월 동안 지속된다.
만약 유류세 인하분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리터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는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이날부터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당장 휘발유·경유 등의 가격에 100% 반영되기는 어렵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석유 제품이 반출돼 유통에 돌입할 때 부과된다. 석유 제품이 정유공장, 저유소를 거쳐 주유소에 도달할 때까지 통상 2주 정도 걸린다.
게다가 주유소마다 각자 보유한 재고를 다 소진할 때까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주로 차에 주유할 때 접하는 휘발유·경유 등의 가격은 각 주유소에서 직접 결정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류세 인하 효과를 시민들이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정유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는 재고 여부에 관계 없이 12일 당일부터 곧바로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기로 했다.
정유업계도 유류세 인하분을 최대한 빨리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전국 주유소 단체인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10일 "재고 물량 소진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행 즉시 인하는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사전에 유류세 인하 시기에 맞춰 재고관리를 해온 만큼 최대한 빠르게 인하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 4사 및 석유대리점 600여개소가 모인 한국석유유통협회도 같은 날 "12일부터 유류세 인하분을 주유소 기름값에 즉시 반영해달라고 회원사들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 등 유류세 인하 반영 주유소를 편리하게 찾도록 오피넷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에 가격 인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