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장의 메탄가스 포집시설. 산업부 제공우리나라가 글로벌 메탄서약에 (Global Methane Pledge)가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메탄서약은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줄여 지구촌 기후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국가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국제연대기구다.
메탄(methane, CH4)은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21인 물질이다. 여기서 '21'은 이산화탄소 21배의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대기 중 메탄농도는 1866ppb(10억분의 1단위)이다.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등이다.
지구온난화 30%는 메탄 때문
메탄은 천연가스 채굴이나 농업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1/200 이상 낮다. 그러나, 지난 8월에 승인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은 전체 지구온난화의 약 30%, 즉 기온 0.5℃ 상승의 원인물질로 알려졌다.
메탄은 대기 중 체류기간이 약 10년으로 이산화탄소(최대 200년)에 비해 현저히 짧기 때문에 발생을 줄이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낮추자는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사회는 메탄 감축이 지구온난화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감축을 추진중이다. 미국과 EU는 지난 9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목표 실현을 위해 '글로벌메탄서약' 추진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이들은 11월 1일~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COP26 정상회의 기간 중 서약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메탄서약 주최측은 우리나라 등 세계 기후변화 대응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서약 참여를 지속 요청해 왔다.
환경부와 외교부, 산업부, 농림부 등 관계부처는 글로벌 메탄서약 가입 등 대응방안 논의에서 메탄서약에 가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국제사회의 메탄감축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한국 메탄배출량, CO2 환산 '연 2800만톤'
한국의 메탄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800만톤(CO2 환산량)으로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8%를 차지한다. 농축수산 분야에서 1220만톤(43.6%)으로 가장 많고, 폐기물 860만톤(30.8%), 에너지630만톤(22.5%) 등의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메탄 배출 현황. 산업부 제공농축수산 부문에서는 벼 재배 과정, 가축의 소화기관 내 발효, 가축분뇨 처리 등에서 가장 많이 배출된다. 폐기물 부문에서는 폐기물의 매립, 하·폐수처리 과정, 에너지 부문에서는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의 연료연소 과정, 화석 연·원료의 채광·생산·공정·운송·저장 등의 과정에서 배출된다.
산업부는 "정부는 그동안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내 메탄 배출을 감축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메탄 30% 감축…NDC에 명기
한국의 2030 NDC 상향안에는 메탄 배출량을 2018년 2800만톤에서 2030년 1970만톤으로 30% 감축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부문별 감축목표는 농축수산 250만톤, 폐기물 400만톤, 에너지 180만톤이다.
농축산 부문은 가축분뇨의 정화처리·에너지화 등 다각적 활용 및 저메탄·저단백 사료 개발·보급, 논의 물관리를 통해 감축할 계획이다.
가축분뇨는 바이오차(Bio-char), 바이오플라스틱 등 활용을 다각화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형 가축분뇨 바이오에너지화 시설을 2030년까지 신규로 10개소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저메탄 사료의 개발·보급, 물관리 기술 보급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폐기물 부문은 유기성 폐기물(음식물 쓰레기 등) 발생 저감, 유기성 폐자원의 바이오가스화 확대, 메탄가스 회수 및 에너지화, 비위생 매립지 정비 등을 통해 400만톤을 감축한다.
정부는 음식물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23년~),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 보급 확대,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화 시설을 2020년 110개소에서 2030년 13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폐기물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포집설비를 지원하여, 메탄 회수량을 확대하고 사용 종료된 비위생 매립지를 정비해 메탄 발생량을 줄일 계획이다. 매립지 정비는 폐기물을 굴착해 가연물은 소각, 불연물은 재활용 또는 재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에너지 부문은 화석 연·원료 사용량 축소, 천연가스 메탄 배출계수 합리화를 통해 180만톤을 감축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국내 메탄감축과 글로벌메탄서약 가입은 우리나라가 G7 국가들과 함께 파리협정의 실질적 이행을 주도해 나감으로써, 우리의 기후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고 기후외교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