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미국 "北을 적대시 안해"…왜 진정성 의심 받나



미국/중남미

    미국 "北을 적대시 안해"…왜 진정성 의심 받나

    북한 적대시 안한다면서 종전선언은 소극적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보실 제공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보실 제공"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미국 측의 '진정성'을 재확인했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한 말이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협의한 직후다.
     
    서 실장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서 협상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이 '진정성'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미국은 최근 북한을 향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법으로 외교적 관여를 천명한 이후 북한을 적대시 안한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외교를 하겠다고 한 이상 외교 상대를 적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건 수순이다. 
     
    다행히 북한도 미국을 적대시하지 않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전날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최대의 주적이라고 했던 1월 8차 당대회 때 언급에 비추면 적지 않은 변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을 적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김정은이 말한 '행동적 증거'는 독특한 북한식 표현이다.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증명해 달라는 이야기다. 
     
    행동으로 보여야 그 진정성을 믿겠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증명해 보이라는 '행동'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미국의 남한에 대한 최첨단 무기 제공 중단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과거에도 크게 반발한 적이 많다"며 "특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북한이 훨씬 더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이런 의문들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에 적대 의도가 없다고 한다면 한미연합훈련 취소나 축소를 말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가?
     
    북한을 적으로 대하지(적대시) 않겠다면 당연히 서로 전쟁을 끝내자는 종전선언 쯤은 해야지 맞지 않는가?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우리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이 종전선언을 안한다는 이야기는 안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종전선언을 '한다'는 이야기도 아직 대놓고 하지 않고 있다.
     
    그저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있다'(미국 국방부 대변인)고 말한 것이 전부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 카드를 유엔에서 던진 지가 3주가 지났는데도 미국은 아직도 종전선언 논의에 계속 뜸을 들이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2018년 문재인-김정은 두 사람이 판문점에서 종전을 선언하자고 합의했는데도 미국은 거기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사실 종전선언은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도 아닌 정치적인 선언일 뿐이다. 
     
    상대에게 적의가 없는 공식적인 선포조차도 미국이 이렇게 뭉그적거릴수록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은 없다'는 말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