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김치 안전·안심 대책.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지난달 중국산 절임배추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김치 수입 절차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수입 김치에도 HACCP(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서는 상의를 탈의한 남성이 대형 수조 안에서 물에 잠겨 있는 배추를 절인 뒤, 낡은 굴삭기로 옮기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식약처는 해당 배추가 국내에서 소비되는 김치와 연관성이 낮다고 밝혔지만, 논란과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
식약처는 15일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고 수입김치의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제조·통관·유통 단계별 3중 안전관리 강화 및 국민 안심 정보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수입김치 안전·안심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식약처는 해외 김치제조업체에도 국산 김치와 동일하게 HACCP이 적용될 수 있도록 수입식품법 시행규칙 등 하위 규정을 신속히 정비할 예정이다.
HACCP은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균, 잔류 농약, 중금속 등 위해 요소들을 사전에 분석하고 차단하는 사전 예방적 식품안전 관리시스템으로 국민들이 많이 섭취하는 식품 등에 의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해외 김치제조업체의 HACCP 인증절차 및 방법 등 세부 사항을 수출국 정부에 전달하고 제도가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식약처는 모든 해외 김치제조업소 109개에 대한 현지실사를 추진하는 등 제조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식약처는 국내에 수입되는 식품을 가공·생산하는 모든 해외 식품제조업체를 등록 관리하고, 이들 중 위해 우려가 있거나 국내에서 많이 소비되는 식품인 경우 등은 제조업체에 대해 현지실사를 하고 있다.
김치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수출이력이 있는 모든 김치제조업소에 대해 한차례 이상 현지실사(87개소)가 진행된 바 있다.
식약처는 "올해에는 지난해 통관단계에서 부적합 제조업소 판정을 받거나 신규로 해외 김치제조업체에 등록된 곳 등 26개소부터 우선순위로 현지실사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0개소씩 점검해 모든 해외 김치제조업소 109개에 대한 현지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코로나19로 현장조사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스마트글라스' 등을 이용한 원격영상 비대면 점검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통관 단계에서도 검사명령제 시행을 강화하기로 했다.
수입식품법 제22조는 위해발생우려가 제기된 식품에 대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하고 적합한 경우에만 수입신고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부적합 판정을 받는 빈도가 잦은 김치 수입업자에도 이를 확대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김치 및 절임배추의 수입 시 현장검사와 정밀검사를 실시 중이며 부적합 제품은 통관·차단해 반송 또는 폐기하고 있다"며 "검사명령제를 부적합 빈도가 많은 김치 수입업자 대상으로 확대 시행해 영업자가 스스로 안전한 제품만 수입하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유통단계에서도 소비자단체 등과 협력해 수입김치와 원재료(다진마늘, 젓갈류, 고추가루 등)를 유통·판매하는 도·소매업소, 식당, 집단급식소 등 업체(1천개소)에 대한 위생관리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식약처는 김치와 원재료(250건)를 직접 구매해 식약처 지정 전문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국민들이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수입김치가 많이 유통·판매 되는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서비스 될 예정인 수입김치 제품 정보 확인 시스템.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동시에 식약처는 소비자가 수입김치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오는 7월부터 수입식품정보마루 누리집에서 온라인 세계지도를 기반으로 수입김치 제조업소, 수입 현황 등 관련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과 소통하는 수입식품 안전관리 정책을 통해 소비자가 수입 식품을 안심하고 안전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