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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번방 참여자, '범죄집단 구성원'으로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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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n번방 참여자, '범죄집단 구성원'으로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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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형법, 범죄 목적·체계 갖추면 '범죄집단'
    성착취물 알고도 유료가입…'범죄 구성원' 인정되나

    (사진=연합뉴스) 확대이미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이나 시청을 위해 모인 'n번방·박사방' 등에 개정 형법의 '범죄집단' 개념이 처음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범죄단체' 보다 느슨한 형태로도 성립하는 '범죄집단'으로 성착취 목적 텔레그램 비밀방의 성격이 규정된다면, '박사'나 '갓갓' 등 주범 이외의 비밀방 단순 참여자들도 범죄집단 구성원으로 처벌될 수 있다.

    24일 검찰과 법원 등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형법 제114조 '범죄단체 등의 조직'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 추가된 후 아직 해당 죄목으로 기소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범죄단체 등의 조직' 조항은 특정한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에 가입하거나 활동한 사람은 해당 범죄를 직접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이스피싱·몸캠피싱이나 온라인 도박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체계를 갖추고 활동하는 범죄 조직들에 가장 많이 적용된다.

    이에 n번방·박사방 등 불법 성착취물 제작·유포·소지·시청 등의 목적으로 운영된 텔레그램 비밀방에 대해서도 해당 죄목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UN(국제연합) '국제조직범죄방지협약'(UNTOC)에 가입하면서 이와 관련한 국내법을 개정했다. 2012년 8월 법무부는 "'범죄단체'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위험성이 큰 '범죄집단'을 조직한 경우에 관한 처벌이 미비돼 있다"는 내용을 형법 제114조 개정의 주요 목적으로 소개했다.

    개정에 따라 구형법에서는 모호했던 '범죄'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로 구체화됐다. 또한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뿐 아니라 '집단'도 포섭하도록 해 구성요건이 다소 완화됐다.

    국내법 개정 근거가 된 UNTOC에서는 △직·간접적으로 금전 등의 물질적 이익을 얻기 위해 △장기 4년형 이상의 중대범죄를 목적으로 △일정기간 존속하는 △3명 이상의 구조적 집단을 '범죄집단'으로 규정한다. 지금까지 대법원에서 '범죄단체'의 성립을 위해 수직적 통솔체계나 강령 등까지 필요로 했던 것과 비교된다.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n번방'이나 '박사방' 피해자 70여명 중 20%가 미성년자다. 이들을 협박·강요해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게 한 행위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에 해당하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아동·청소년이 아닌 성인이 피해자여도 텔레그램 비밀방의 운영 행태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스스로 촬영한 영상일지라도 제3자가 동의 없이 유포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영리 목적이 있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비밀방에 입장하기 위해 적게는 2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입장료를 내야 했으므로 '금전 등 이득 목적' 구성요건도 충족될 수 있다. 또 참여자들이 오프라인 조직을 갖추지 않았어도 온라인상에서 특정한 조건을 따라야 비밀방에 입장할 수 있는 배타성을 띄었고, 일정 기간 이상 행위를 지속했다는 점도 '범죄집단'에 해당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다중이 모여 폭력 등 범죄행위를 했다고 해서 곧바로 해당 죄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범죄집단'으로 검찰이 기소한 사례가 없고 법원의 판단도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해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신의기 연구위원이 법무부 미발간 자료인 '국제조직범죄방지협약법안의 해설'을 인용해 쓴 논문에 따르면, UNTOC 공식 해석지침은 조직범죄의 조건에 금전 등 물질적 이익 뿐 아니라 성적 만족이나 아동음란물의 수수, 거래까지 포함한다. 금전적 이익이 아닌 단순한 '성적 욕구 해소' 목적의 비밀방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처벌 취지에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참여자들은 n번방에 들어가기 위해 영상·사진을 업로드하고 돈을 내는 등의 절차를 거쳤고 이 돈이 다시 성착취 가해에 쓰이는 등 여느 범죄단체와 다르지 않다"며 "박사나 갓갓의 공범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범죄단체조직 죄목 적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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