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이버성폭력 범죄집단 자칭 '자경단'의 총책 A씨가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동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경찰이 텔레그램을 통해 이른바 '지인 능욕방' 등을 운영하며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조직원 간 유사 강간까지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사이버성폭력 범죄집단 총책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범죄단체조직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A(33)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 33분쯤 서울 성동경찰서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성적 욕구 채우려고 범행한 것이 맞는지', '범행 사실 모두 인정하는지', '범행은 언제부터 계획한 것인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지 않은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5월부터 이번 달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이른바 '자경단'이라는 사이버성폭력 범죄집단을 운영했다. 경찰이 파악한 이번 사건의 피해자 수는 총 234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159명이 10대, 20대 이상이 64명, 인적사항 미상이 11명이었다.
과거 '박사방 사건'의 경우 피해자 수는 73명이었으며 그중 미성년자가 16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는 '박사방 사건'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성별에 따른 피해 현황을 보면 234명 가운데 성 착취 피해자 수는 남성 84명, 여성 54명이었으며 허위영상물 피해자 96명은 전부 여성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제작한 성착취물과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개수는 총 1546개에 달하며, 실제 유포된 영상물 수는 427건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수사기관에 비협조적이었던 텔레그램은 이번에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으로부터 범행 관련 자료를 받은 첫 사례가 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약점을 잡은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1시간 간격으로 보고 받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인 대상 허위 영상물에 관심을 가진 행위에 대해 벌을 준다는 명목으로 나체를 촬영해 전송하도록 강요하면서 이들을 옭아맸다.
특히 A씨는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에게는 '남성과 성관계를 하면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전국 곳곳에서 미성년자 여성 10명을 강간하고, 이런 범죄 행위를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조직원에게 다른 조직원을 유사 강간하도록 지시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