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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22년 노하우로 성공 개최 준비"

[이슈&피플]강릉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인터뷰
강릉의 문화·전통, 지자체 개최 의지에 위원장 수락
올림픽 통해 문화인프라 구축…영화제 적합한 도시
문학영화제에 '초점'…문학인과 영화인들의 만남
과거와 현대의 영화…영화계 거장과 신인들 만남
영화제 성공은 흥행이 중요…시민·단체 참여 독려

강릉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 (사진=강릉문화재단 제공)

 

■ 방송 : 강원영동CBS <이슈 앤 피플>(토 13:05~13:30)
■ 채널 : 표준 FM 91.5
■ 진행 : 최진성 아나운서
■ 대담 :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5일 방송)

오는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강릉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립니다. 강릉에서 열리는 첫 국제영화제라 기대도 있지만,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은 이미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영화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동호 위원장이 강릉국제영화제에 조직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김동호 위원장님 직접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동호 > 네. 안녕하세요. 김동호입니다.

◇ 최진성> 영동지역 청취자분들에게, 또 영화팬들에게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동호 > 네. 저는 지난 1996년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해 15년 동안은 집행위원장, 그리고 재작년에는 조직위원장과 이사장을 맡았던 김동호입니다.

◇ 최진성> 네. 반갑습니다. 저도 위원장님 오시기 전에 여기저기 찾아봤는데요. 부산과 관련해서는 검색이 많이 되는데, 강릉과의 인연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 김동호 > 네. 저와 정부에서 30년 이상을 함께 일했던 강릉아트센터 초대 김진모 관장이나 언론계 권혁승 선배 분들하고 오랜 친분을 갖고 있어서 그분들 때문에 강릉에 자주 왔습니다. 최근 2~3년 동안은 연극인 박정자, 손숙, 윤석화씨가 강릉에서 공연을 했고, 공연을 보기 위해 강릉을 찾았습니다.

◇ 최진성 > 오랜 시간 동안 강릉을 찾으셨고, 또 강릉에서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맺으셨고, 이번에는 직접 강릉을 위해 일해야 하는 그런 자리를 맡았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지만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활동을 이미 시작하셨습니다. 사실 강릉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영화제입니다. 개막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 김동호 > 사실은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지 한 달 정도 지났고, 앞으로도 한 달 가량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위원장직을 주저했지만 특히 두 가지 점에서 수락했습니다. 첫번째, 강릉이라는 도시를 와서 보니까 상당히 매력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강릉에는 오랜 문화와 전통이 있고, 강릉단오제와 같은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산도 있고, 또한 커피거리처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물론 자연 경관도 좋지만 지난해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문화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습니다. 강릉아트센터와 호텔 등이 많이 생겨나고 올림픽을 통해 강릉시민들의 문화의식도 국제화 돼 있고, 인구도 20만 정도 밖에 안되고, 그 모든 조건이 국제영화제를 치르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하나는 김한근 강릉시장을 비롯해 강릉시에 계신 분들이 영화제를 창설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력했습니다. 시장이 직접 집에까지 찾아오는 이런 정도의 의지가 있다면 영화제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모험적으로 수락했습니다.

강원영동CBS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동호 위원장. (사진=유선희 기자)

 

◇ 최진성 > 방금 모험적으로 수락했다고 하셨는데요. 처음이라는 자리는 늘 부담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위원장님께서는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욱 큰 기대를 하고 있는데요. 부산에서의 처음과 강릉에서의 처음, 차이가 있을까요?

◆ 김동호 > 네. 엄청난 차이가 있죠, 왜냐하면 부산국제영화제 창설할 때는 영화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하는 지,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1년 동안 새로운 일을 창조하듯이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 22년 동안 영화제를 운영해 왔던 노하우도 있고, 많은 해외 영화제를 섭렵해왔기 때문에 처음하는 영화제이지만 충분히 짧은 기간에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진성 >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 지,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 김동호 > 우선 영화제가 성공하자면 좋은 영화들이 있어야 하고, 좋은 게스트들이 있어야 하고, 좋은 관객들이 있어야 합니다. 제일 먼저 주력하는 것은 어떤 영화를 선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저희들은 당초 영화제에서 목표했던 '문학영화제'에 초점을 맞춰 문화과 영화, 문학인과 영화인들이 서로 만나는 그러한 '만남의 광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두 번째는 시민들이 보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옛날 영화와 실험적이고 새로운 영화들을 보여주는 그래서 옛날과 오늘의 영화를 균형있게 볼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현재 영화 선정작업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해외 게스트들을 어떤 사람들을 초청하느냐도 중요한데요. 국내에서 많은 영화제들이 열리고 있지만 국제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 반해 해외 게스트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릉이라는 경치가 좋은 곳에 많은 외국인들이 와서 휴식하며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외 게스트 초청에도 역점을 둔 만큼, 현재 해외 유력 영화인들이 많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역점을 두면서 저는 조직위원장으로써 강릉에 있는 많은 기관단체장들을 만나면서 영화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 결국 시민들 그리고 영화인들과 함께 하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그 분들이 올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영화제가 문학으로 시작한 만큼 영화인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가 될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영화제에 누가 오느냐 하는 것은 영화제 뿐만 아니라 모든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저도 영화를 좋아하는 한명으로써 위원장님 얘기들으니까 어떤 배우와 영화인들이 오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좀더 지나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확실히 오신다고 한 배우나 유명 영화인들이 있는지요.

◆ 김동호 > 정확하게는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을 밝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해외 네트워트를 통해 적어도 중요한 영화제 집행위원장 여러 분들이 참석할 것이고, 해외 여러 배우들도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인 것은 안성기 배우가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국내 많은 배우와 감독들도 참석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강릉국제영화제 자문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 씨.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최진성 > 저는 누가 게스트로 오는지 1~2명 정도 말씀하실 것이라 기대했는데, 결국 16일에 공개하시는 거네요. 게스트도 중요하지만 영화제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영화들이 올려지는 지... 문학이라고 하는 장르, 앞서 잠시 얘기해 주셨지만 그래도 긴가민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 김동호 > 예를 들어 돌아가셨지만 최인호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이 초빙될 것이고, 또 1960~1970년대 문학 작품을 영화화 한 작품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영화들을 관객들이 보시고 좋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 최진성 > 영화 선정작업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번 영화제에서 눈여겨 볼 작품이 있다면요?

◆ 김동호 > 예를 들어 최인호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내안의 풍금', '별들의 고향' 이런 영화들을 만나실 수 있구요, 해외 영화들 중에서는 특히 복원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복원된 영화라는 것은 마틴 스콜세지라는 감독이 세계 영화 재단을 만들어 각국의 영상 자료원과 제휴를 통해 많은 오래된 영화를 복원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이라던가 김기영 감독의 '하녀' 이런 영화를 복원해 가고 있거든요. 외국 영화중에서 그런 영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옥의 묵시록'과 같은 영화들이 있는데 복원된 영화들 중에서도 한국영화, 외국영화 몇 편이 소개될 것입니다.

◇ 최진성 > 지금까지 글로 읽었던 작품들이 영상으로 나타나고, 과거에 쓰여진 작품들이 현대와 만나고, 또 과거 작품들을 모티브로 한 현대 영화들도 많이 있는데 같이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겠네요.

◆ 김동호 > 그렇습니다. 옛날 영화와 현대 영화, 영화계 거장과 신인들이 서로 만나는 장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저희는 90여개 이상의 영화제들을 다녀왔습니다. 각국의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나 영화인들이 영화제에가서 자기들이 골라갈 영화를 보거나, 만나고자 하는 사람을 만나고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거든요. 하지만 강릉에서는 이분들이 와서 자기들의 영화제에 대한 운영 경험과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하는 그런 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만나서 서로 토론하는 '영화제 속의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 바로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다른 영화제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인 것 같은데요. 그것 말고 또 차별화를 두는 부분이 있을까요?

◆ 김동호 > 앞서 말씀드렸듯이 문학을 기조로 하는 영화와 문학이 만나는 그런 영화제라는 것이 또 하나의 차별성을 두고 준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 제공)

 

◇ 최진성 > 그래서 한편으로는 대중적이고 다이나믹한 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은 재미없는 것 아니냐 하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 김동호 > 원래 영화제라는 것이 극장에서 볼 수 없는 그런 영화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흥행성이 있는 영화들은 극장에서 보니까 굳이 영화제에 초빙해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흥행성 있는 영화들은 극장에서 보시고, 흥행성이 없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재밌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옛날 영화도 보면 볼수록 잘 만들었어요. 이런 영화들을 극장에서 새롭게 보시는 그런 체험을 하시는 것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진성 > 이런 질문은 정말 많이 받으셨을 텐데요. 위원장님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 김동호 > 제 인생을 3기로 나눈다면 1기 인생은 공직생활로 시작을 했고, 만족할 만큼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인생이 바로 영화와 함께 한 인생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가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한 반려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진성 > 반려자라는 표현은 정말 최고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 김동호 > 사실 저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어쩌다가 영화인이 됐고, 20여년 동안 영화제를 운영하면서 전 세계를 누비며 안만난 영화인들이 없을 정도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영화 1편은 감독도 했고, 5~6편에는 출연도 한 만큼 반려자라는 표현이 과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최진성 >어떤 영화들에 출연하셨는지...

◆ 김동호 > 이재용 감독이 만든 '정사'라는 영화에 처음 나왔었고, 프랑스 여성 감독 끌레어드니가 만든 '틈입자'라는 영화에도 나갔고, 한국계 중국 감독인 장율 감독의 '이리', 그리고 임권택 감독이 만든 '달빛 길어올리기'라는 영화에도 출연을 했었습니다.

◇ 최진성 > 영화를 단순히 좋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영화가 무엇인지, 영화제가 무엇인지 알리는데 아주 의미있는 역할을 지금까지 하고 계시는데요. 특히 이번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에서도 그 역할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끝으로 영화제를 기대하고 있는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동호 > 무엇보다 영화제가 성공하려면 시민들께서 극장을 가득 메워주셔야 합니다. 극장을 찾는 다는 것은 영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재충전하는 효과도 있는 만큼 영화제 기간 강릉아트센터, 신영극장, CGV, 고래책방, 그리고 해변에 마련되는 무대 등을 꼭 찾으셔서 영화를 관람하시고, 즐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최진성 > 네.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오늘 김동호 조직위원장 모시고 여러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처음이기 때문에 걱정도 많겠지만, 그 걱정을 기대와 탄성으로 바꿔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동호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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