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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휴대폰 가입자 500만+…그래도 혁명 안나는 이유는?



미국/중남미

    北휴대폰 가입자 500만+…그래도 혁명 안나는 이유는?

    • 2019-01-31 16:32

    김연호 KEI 연구위원, "강력한 통제와 검열 + 폐쇄 시스템 쓰는 스마트폰...북한식 재스민 혁명 촉발 힘들 것"

    김연호 KEI 연구위원이 30일(현지시간) 북한의 휴대전화와 민간운송서비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장규석 워싱턴 특파원)

     

    북한의 휴대전화 이용자는 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강력한 검열과 철저한 통제로 스마트폰이 '아랍의 봄'에서처럼 주민 봉기나 저항 운동의 매개체로 활용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30일(현지시간) 주최한 코리아클럽 강연에서 김연호 KEI 연구위원은 북한의 통신회사인 '고려링크'와 '별'의 가입자가 지난해 각각 400만명과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8년 고려링크 가입자가 1694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김연호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점차 일상화 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한 이른바 북한식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재스민 혁명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에 걸쳐 튀니지에서 일어난 혁명으로, 24년간 튀니지를 통치하던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정권 붕괴로 이어졌고 그 파장은 아랍 전체로 퍼졌다. 이 혁명에 가장 큰 동력을 제공한 것이 바로 스마트폰에 탑재된 소셜 미디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스마트폰은 북한에서 직접 제조해 유통시키고 있어 통화와 문자 감청은 물론 사전에 탑재된 앱 외에는 다른 앱을 깔 수도 없게 돼 있다.

    아울러 북한 내에서 사용하는 인트라넷 외에는 인터넷에도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 세계로 접속할 수도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이용이 원천 차단돼 있어서 아랍의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또 "북한에서는 길거리에서 불시에 휴대전화 검열이 이뤄지고 있고, 언제나 도감청 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압박도 크다"며 "게다가 북한에서도 고가인 휴대전화를 장만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다 가입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가입자가 늘어날 여지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어도 북한에서 저항운동이나 정권붕괴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김 연구위원은 외려 북한 정권이 자체 제작한 고가의 스마트폰을 주민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이들이 숨겨놓은 달러를 외부로 끌어내는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첨단 기술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체제 선전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전화 가입자의 폭발적 증가는 '재스민 혁명' 대신 북한의 장마당에 '물류 혁명'을 가져왔다.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앉은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특정 상품의 지역별 가격 비교와 주문자와 판매자의 연결이 가능해지고, 또 물류 운반차량인 이른바 '서비-차'(서비스+차)의 운송규모와 중계망도 더욱 커졌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장마당을 따라 이동하던 보따리상이 사라지고, 대신 앉아서 물건을 보내고 받는 물류시스템이 북한에서 구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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