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성폭행 보육원'이라는 괴물…어떻게 자라났을까



사건/사고

    '성폭행 보육원'이라는 괴물…어떻게 자라났을까

    직원 누굴 뽑든 상관 없어 관리 사각지대…징계도 솜방망이

    당국이 수년 간 이어진 보육원 내 성폭행과 폭행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은 갓난아기부터 돌보고 있지만 민간시설이라는 이유로 당국의 관리감독에서 자유로운 실정이다. (사진=송영훈 기자)

     

    당국이 수년 간 이어진 보육원 내 성폭행과 폭행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은 갓난아기부터 돌보고 있지만 민간시설이라는 이유로 당국의 관리감독에서 자유로운 실정이다.

    서울 구로구의 A 보육원에서 지난 5년 간 피해자만 10명에 이르는 성폭행 범죄가 있었던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영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원생으로 있는 이 곳에서 선배가 후배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거나 폭행했다. 원장 정 모(63·구속) 씨와 이 모(35·구속) 씨는 이런 상황을 모른 척 했고 심지어 폭행에 가담하기까지 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기도 하는 긴 시간이었다.

    범행 은폐를 주도한 원장 등도 문제지만 피해 원생의 신고가 있기 전까지 수 년 동안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당국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해당 보육원의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서울시와 구로구청은 지난 12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서야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

    ◇ 영유아 지내는데도 민간단체니까 "개입 어렵다"

    (사진=송영훈 기자)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은 사실상 제도 바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사회복지사나 보육교사의 채용은 전적으로 해당 사회복지법인에 있다. 공익법인이 운영하는 보육시설과는 달리 민간영역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별도의 보고 절차조차 없다.

    법인이 임명하는 이사와 원장 등 시설장에 대해서만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하면 그만이다. 교사와 복지사 등 직원들이 원생들과 직접 대면하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관리감독 대상도 아닌 것이다.

    당국의 관리 관할에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임원이나 이사, 원장도 사실상 방치 상태나 마찬가지다. 행정당국은 비위행위를 근거로 이들에게 해임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해임명령은 비위행위자의 직위를 박탈할 뿐 고용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와의 거리 두기는 물론 범죄행위를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임이 되더라도 5년 뒤에는 임원이나 시설장을 다시 맡을 수 있다. 심지어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10년 뒤면 복귀가 가능하다. 서울시관계자는 "그런 시설은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시청이나 구청이 개입할 수가 없다. 행정처분 정도는 가능하지만 인사라든지 그밖의 운영에 대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나마 갖춰진 제도조차 제대로 운용되고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현행 아동복지법 56조는 보호아동에 대한 학대 행위 등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1차 위반 시 6개월 이내 사업정지, 2차 위반 시 폐쇄조치를 취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시설에 수용된 원생들이 갈 곳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1차 위반에 대한 징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3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송죽원이 원생을 폭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정지 대신 2회의 폭력교육만 했던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A 보육원도 같은 이유로 시설 취소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현재 보육원에 머무는 아동 50명에 대한 조치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보육시설 관리감독에 사각지대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제도적 허점과 관리도 문제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또한 아동시설 내 비위행위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NEWS:right}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