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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커지는 '경찰제복' 의혹…납품업체 평가도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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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커지는 '경찰제복' 의혹…납품업체 평가도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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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 점수는 다르고 주관적 점수는 같게…최순실 안봉근 그림자

    경찰 제복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해 특검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경찰청이 납품 업체들에 대한 심사를 '엉터리'로 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점수가 모두 같아야 할 객관적 항목에서는 다르게 채점했으며, 주관적 항목에서는 모두 똑같은 점수를 주는 등 이상한 점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페루 1:1 상담회에서 보광직물 부스를 직접 찾아 바이어와 대화를 나눴다. 가운데 보광직물 차순자 대표. (사진=정책브리핑 캡쳐)

     

    ◇ 객관적 점수는 '다르고', 주관적 점수는 '같고'…이상한 기술평가

    CBS노컷뉴스가 최순실씨 지인의 업체로 알려진 보광직물이 선정된 입찰 과정에서 기술 평가를 했던 채점표를 분석한 결과, 모든 채점표에서 점수가 같아야 하는 공인기관의 시험결과가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인기관 시험결과'는 공식인증 기관이 과학적 실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결과다. 다시 말해 아무리 심사위원들이 전문가라 하더라도 다르게 평가할 수 없는 객관적 결과라는 의미다.

    원단의 경우 일광·세탁·땀·마찰 수준이나 신축성·방오성·건조속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두 같아야 할 공인기관의 시험결과가 11개의 심사표 중 4개만 일치할 뿐 나머지 7개는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D업체 원단의 '신축성 수준'을 평가한 점수란에 심사위원들 중 7명은 0점, 2명은 1점, 2명은 2점을 각각 써 넣었다.

    한 심사위원의 심사표. 심사표에는 연필로 쓰고 펜으로 덧쓴 흔적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또한 공인기관 시험결과 등은 제각각이고, A/S실적 등은 11명의 심사점수가 모두 똑같다.

     

    또 점수표를 살펴보면 반대로 주관적 지표 즉 심사위원들의 개인적인 전문성이나 안목에 따라 달라야 할 평가지표들은 서로 베낀 것처럼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점수가 똑같았다.

    예를 들어 '품목이해도' 부분 중 '우수한 기술 및 기능 적용한 규격화 제작 가능성'을 묻는 평가항목에 11명의 심사위원들이 각각 A업체는 3점, B업체는 2.57점, C업체는 2.85점, D업체는 2.71점으로 같은 점수를 줬다.

    이밖에도 'A/S 계획'에는 A업체 4.51점, B업체 4.43점, C업체 4.75점, D업체 5점으로 11개의 체점표가 모두 일치했고, '사업일정 통제 및 관리방안'의 경우 A업체 4.43점, B업체 4.51점, C업체 5점, D업체 4.51점으로 모든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똑같이 매겼다.

    11명의 심사위원들이 업체 4곳에 대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동일한 점수를 줬다는 것은 '평가에 부정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도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업무 담당자는 "심사에는 어떤 개입도 압력도 없었다"면서도 점수가 일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연필 위에 '덧쓰고', '수정'은 마음대로?

    아울러 몇몇 심사표에서는 먼저 연필로 쓰고 그 위에 펜으로 덧쓴 흔적도 발견됐다. 또다른 채점표는 점수를 수정하고도 심사위원의 사인조차 받지 않은 것도 있다.

    해당 입찰의 경우 기술 평가 점수가 전체의 80%을 차지하도록 설계됐다. 보통 가격 점수는 차이가 많아야 3점 내외다.

    기술 평가에서 낙찰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엉터리'로 작성된 평가 점수 덕분에 보광직물은 다른 3개 업체를 제치고 수십억에 달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이 회사 대표 차순자씨는 새누리당 소속 대구광역시의원(비례)으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도 친분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 더욱이 보광직물이 23억원 상당의 원단 입찰을 따낸 건 지난 2015년 말로, 최씨의 전방위적인 이권개입이 본격화한 때다.

    경찰인권센터 장신중 소장(전 총경)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광직물의 선정 배경에는 최순실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광직물은 중소기업 중에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10차례나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CBS노컷뉴스의 보도<[단독] '석연찮은' 경찰 제복 교체…특검 수사 착수, 2017. 1. 15 보도> 직후 "보광직물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의혹의 핵심인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그리고 최순실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특검은 최 씨가 경찰쪽 인사를 좌지우지한 의혹을 받는 안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 출신인 강신명 전 청장을 움직여 보광직물을 돕도록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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