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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가족사진 챙겨 7km 바다 헤엄쳐 건넌 시리아 난민

    시리아 난민 아미르 메테르 (사진=RefugeeSweden 인스타그램 캡처)

     

    난민보트에 탈 돈이 없는 시리아 난민이 7시간 가량 바다를 헤엄쳐 유럽에 도달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아미르 메테르는 밀입국 중개업자에게 줄 돈이 없어서 터키-그리스 해협을 헤엄쳐 건넜다. 그가 수영한 거리는 무려 7km에 달한다.

    위험천만한 계획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 5월 친구가 총에 맞고 가족이 사는 집도 파괴돼 재산을 전부 잃었다. 자신이 군대에 순순히 끌려가지 않는 한 가족의 신변마저 위협받을 상황이었다. 아미르는 헤엄쳐서 유럽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

    시리아에서 촉망받는 킥복싱 선수였던 아미르는 5살 때부터 수영을 해왔다. 시리아를 떠나 레바논에 머무르면서 매일같이 수영 연습을 했다. 베이루트 해안가의 먼 바다까지 나가 연습했고, 지도를 보며 터키에서 그리스 사모스 섬까지의 최단 경로를 연구했다.

    9월이 돼서야 바다를 건널 준비가 됐다. 마침내 실전에 나선 날에도 해안가에서 밀입국 중개업자들을 단속하는 터키 경찰들을 따돌리기 위해 1시간 넘게 도주한 뒤에야 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미르는 수영복 반바지와 수영모자, 물안경과 코마개만 착용한 채 차디찬 바닷물로 입수했다. 가족사진이 들어있는 메모리카드와 전화기, 킥복싱 국가대표팀 물품 정도의 소지품만 챙겨 허리춤에 찼다. 대추 몇 알을 비닐랩으로 싸 팔에 둘렀다.

    극적으로 사모스 섬에 도착한 아미르는 7시간 정도를 더 걸어서야 유럽연합(EU) 난민센터에 공식적으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사모스 섬에 도착한 후 아미르가 물 밖에서 찍은 기념 사진이 난민센터의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그의 이야기가 알려졌다.

    아미르는 현지 언론을 통해 "수영해서 가는 길 내내 내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멀리 앞에 보이는 절벽을 바라보며 '내 미래는 여기있다'라는 생각만 하고 계속 수영했다"고 말했다.

    또 아미르는 "수영해서 바다를 건넌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고 매우 많다"고 말했다. 앞서도 지난 8월, 1000달러 가량의 난민보트 탑승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20대 난민이 3km 가량을 헤엄쳐 그리스에 도착한 사례가 있다.

    물론 수영으로 바다를 건너는 데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보트에 타고 있다가 배가 전복돼 해안 인근에 빠져도 헤엄쳐서 육지로 올라오지 못하고 익사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절박한 난민들은 위험도 불사하고 있다. 아미르는 "이미 수영해서라도 바다를 건너고 싶다는 사람들의 페이스북 그룹도 형성돼있다"면서 "여러 명이 성공 노하우를 물어와서 답변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르는 한달 정도 난민캠프에 머무른 뒤 스웨덴행 기차에 올랐다. 지금 현재 스웨덴 내 난민센터에서 통역원으로 일하며 망명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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