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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특별기획 2-2]브라질 알코올 생산 1위 기업, 코산그룹 방문기

상파울로

 

그 곳은 녹색의 세계였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초원의 바다였다.

지난 5일 취재진은 브라질 상파울로 서북쪽의 사탕수수밭길을 달리고 있었다. 피라치카바(Piracicaba)에 있는 한 알코올 제조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에서 휘발유 대신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알코올을 가장 많이 만들어낸다는 코산(Cosan)그룹의 코스타 핀토(Costa Pinto) 공장이다.

3시간여 운전 끝에 사탕수수 벌판에 둘러싸인 공장에 이르렀다. 차에서 내리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에서 술을 담글 때면 나던 그 냄새를 연상케 했다.

이 회사의 엘론 뻬레이라(Erlon Pereira)씨가 취재진을 안내했다. 1시간여 동안의 공장 투어가 시작됐다. 1936년에 설립된 이 공장은 하루에 2만 4천 톤의 사탕수수로 125만 리터의 알코올을 만드는 곳이다. 이 알코올은 때로는 100% 그대로, 때로는 휘발유에 20~25%씩 섞인 뒤 일반 주유소에서 자동차 주유구에 주입된다.

공장입구로 가는 길에 사탕수수를 베는 인력들이 눈에 띄었다. 뻬레이라씨는 이들이 현지인이거나 외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공장에 들어가는 사탕수수의 70%는 이들 노동자들이 손으로 수확한 것이다.

공장

 

공장주변에는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 사탕수수가 늦가을 바람에 물결치고 있었다.(브라질의 5월은 늦가을이다.) 공장의 서문(西門) 입구로 들어서니 트럭들이 굉음을 내며 사탕수수를 분주히 실어 나르고 있었다. 트럭 한 대에 1톤의 사탕수수가 실려 있었다. 이 트럭 한 대에서 90리터의 알코올이 생산된다.

나오는 알코올에 비해 너무 많은 사탕수수가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뻬레이라씨는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모두 700~800만ha에서 알코올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사탕수수가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브라질 전 국토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면적이다. 게다가 이 사탕수수는 1년에 한 차례씩 수확되는데 베고 나면 다시 자라기 때문에 7년 동안은 별도로 파종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한번 씨를 뿌리면 7년간 일곱 차례 수확을 한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땅의 축복인 셈이다. [BestNocut_R]

특히 갈 수록 사탕수수 재배 기술이 높아지고 알코올 생산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브라질에는 이 공장을 포함해 모두 335개의 공장에서 1년에 170억 리터의 알코올을 만들고 있다. 브라질 에너지 사용의 40%를 이 알코올로 충당한다. 사탕수수 밭을 ''녹색의 석유밭''이라고 부를 만하다.

트럭에 실린 사탕수수는 물에 씻기는 과정을 거친 뒤 잘게 부순다. 그 다음은 으깬 뒤 즙(주스)을 낸다. 이 사탕수수 즙은 발효과정을 거친다.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냄새가 진동했던 향이 바로 이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발효과정을 거친 발효주는 원심분리기로 효모가 걸러진다. 이어 증류탑으로 옮겨져 알코올로 최종 분리된다. 이 알코올은 공장 입구에는 세워진 대형 보관탑에 보관된다. 이 곳에 보관되는 알코올은 주유차량에 실려 각 주유소로 유통된다. 이 공장에서는 설탕도 만들고 있다. 설탕 가격이 높아지면 설탕을 더 만들고 휘발유 가격이 높아지면 알코올을 더 생산해내는 식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석유 회사 엑손모빌 계열의 석유 판매 회사인 Esso사를 인수했다. 이는 알코올 제조사가 휘발유 판매사를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코산은 Esso사의 유통망을 통해 알코올의 직접적인 판매까지 가능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에너지 산업이 전통적인 석유 산업의 영역까지 침범한 것이라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코산 본사 방문을 마치고 상파울로로 돌아오는 도로에는 사탕수수를 가득 실은 트럭이 분주히 고속도로를 누비고 있었다. 도로에서는 이들 트럭이 내뿜는 것으로 보이는 ''향기 나는 매연''이 후각을 자극했다.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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