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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 엥…" 초등생 언어 파괴 심각



교육

    즐… 엥…" 초등생 언어 파괴 심각

    • 2005-02-21 09:12

    일부학교서 사용하면 벌금내기 운동도

     


    주로 인터넷상에서 즐겨쓰던 비속어들이 가상현실 밖에서도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언어파괴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저속한 비속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벌을 주는 곳이 생겨날 정도다.


    학생들 끼리 비속어 사용하면 벌금

    전주 삼천동의 A초등학교 한 학급에서는 올해부터 학생들끼리 ''즐''이라는 단어를 쓰면 벌금 1,000원을 내기로 약속했다.

    인터넷 채팅 등에서 20대들이 쓰는 ''즐팅''의 ''즐''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원래 ''즐겁게''를 줄인 것이지만, 얼마전부터 초등학생들의 ''즐''은 ''닥쳐, 너나 놀아''는 냉소적인 말이 됐다.

    성나거나 짜증나서 마음이 토라져 내는 소리인 ''엥''은 ''꺼져, 보기 싫어''라는 의미로 곡해해서 쓰인다.

    이 학급의 최기성(12·가명)군은 "1월달부터 ''즐''이라는 말을 하면 반장에게 1,000원씩 내기로 했는데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10대들은 인터넷상에서 뉘여 보면 ''즐''과 같은 뜻이 되는 ''KIN''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던 언어가 세상밖으로 나온 것은 이 외에도 부지기수다.

    ''헐'', ''허거덕'', ''''님아'''', ''''~하셈''''등의 단어는 기본. ''''짱난다''''(짜증난다), ''''씹혔다''''(무시당하다), ''''노땅''''(노인) 등 언뜻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는 은어들이 사이버 공간 밖으로 튀어나와 청소년들의 일상어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역기능 우려, 교육과 사회적 관심 필요


    이처럼 인터넷 상의 비속어가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은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가상현실''''과 실제 생활을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체계적인 언어순화 교육의 부족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원광대 한국어문학부(국문학) 이정주 박사는 "인터넷문화의 확산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의 심리가 맞물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언어체계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새로운 언어의 창조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세대간의 격차, 언어 정체성의 혼돈 같은 역기능이 더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교육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새전북신문 소성일기자 mokduri@sjbnews.com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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