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브로하스 지사장(사진=소경화 기자)
유럽 배낭여행을 다룬 예능프로그램의 인기와, 유가하락 유로화 약세 등으로 불과 2~3년전부터 유럽여행은 대중화 되었다. 기존에 대학생 배낭여행객으로 국한된 연령층은 다양해지고 있지만 지역은 선택은 다양하지 못한 것이 사실. 큰 규모의 나라 위주로 루트를 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은 땅덩어리를 갖고 있는 나라는 사전에 지역정보를 찾아보기 어렵고, 볼거리도 없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봐도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충분한 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 유럽에도 그러한 나라가 있다. 그곳은 바로 체코이다.
남한 면적의 80%밖에 채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풍부한 이야기와 역사를 품고 있다. 땅덩이가 작아 걸어서 온 나라를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매력적이다. 서유럽과 동유럽의 강대국 사이에서 전쟁과 식민지 지배 등의 핍박을 받아오면서 잃어버릴 수도 있는 그들의 문화는 더욱 확고해졌다.
미하일 브로하스 체코관광청 지사장은 "체코인들이 지닌 사상은 서유럽도 아니고 동유럽도 아닌 체코만의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천천히 체코의 매력에 대해 알려주었다.
"체코인들은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그것을 승화시키기 위한 특유의 유머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웃을 수만 있다면 자기 자신이 망가져도 된다는 식의 유머죠. 그렇게 웃고 즐기다 보니 어느새 밝은 성격을 지닌 민족이 되었죠."
체스키크롬로프 뮤직 페스티벌(사진=체코관광청 제공)
체코에선 현지 사람들 뿐 아니라 그들 특유의 문화를 만나기 쉽다. 체코는 세계 맥주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필스너 맥주의 본고장이자 1천년이 넘는 보헤미아 왕국의 천년역사가 녹아있는 웅장한 건축물로 가득하다.
"체코의 문화유산인 마리오네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마리오네트는 실로 조작하는 인형극으로 체코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와 합병되면서 독일어 사용을 강요당한 체코인들은 체코어를 지키기 위해 마리오네트를 더욱 발전시켰다. 결국 체코의 말과 글을 살려냈고 마리오네트는 저항의 문화에서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거듭났다.
그가 문화에 더욱 관심 있는 데엔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영화 제작사에서 근무하면서 체코의 무궁무진한 문화를 발견했다. 현재까지 활동 중인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4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교류를 펼칠 수 있는 애니메이션 포럼도 주관하고 있다.
"체코의 여름은 문화 축제로 가득해요" 겨울이나 비수기에는 거의 개방을 하지 않은 성 투어, 유럽의 3대 영화제인 카를로비 국제영화제, 유럽 전역에서 돌아가며 열리는 락 포 피플 등이 열린다.
"특히 한국 여행객이라면 체스키크롬로프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을 주목하길 바랍니다. 전 세계 클래식 거장들이 나오는 축제죠. 올해 오프닝 갈라 쇼에는 조수미씨가 서게 되어 더욱 기억에 남는 체코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미하일 브로하스 지사장(사진=소경화 기자)
보통 체코를 방문하는 이들이 평균 머무는 일수는 이틀 정도이다. 그렇다 보니 여행자들이 방문하게 되는 곳은 그나마 친숙한 프라하나 체스키크롬로프로 한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체코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모라비아로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모라비아는 체코 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프라하로부터 약 300km 떨어진 곳으로 지리상으로 오스트리아와 더욱 가깝다.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이곳은 넓은 평원과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성과 복장, 춤 등의 전통 문화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2015년 체코관광청의 슬로건은 '체코, 이야기의 땅'이다. 아직 체코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좀 더 체코에 관해 알고 싶다면 체코관광청의 문을 두들겨보자. 미하일 브로하스 지사장은 언제나 많은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